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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무서웠지만…" 소방관 꿈인 20대 청년 '초동 진화'

입력 2021-01-21 20:54 수정 2021-01-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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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한 동에 팔십 세대가 사는 20층짜리 아파트였는데, 소방차가 오기도 전에 뛰쳐나가 불을 끈 건 소방관을 꿈꾸는 한 20대 청년이었습니다. 무섭기도 했지만, 소방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외벽이 검게 그을렸습니다.

창문은 화재 열기로 깨졌고, 재는 닦아도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습니다.

자칫 큰불로 번질 수 있었지만, 이웃에 살던 21살 권유호 씨가 막았습니다.

어제 오후 권씨는 '불이야'란 소리에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권유호/소방공무원 준비생 : 이미 복도는 연기로 꽉 차 있고 여기 뒤에서는 불이 화르르 타고 있어서 119에 일단 전화를 하고 배운 대로 수건에 물을 묻히고 입과 코를 가리고 다 대피를 시켰습니다.]

불은 시작될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불이 난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곤 소방차가 오기도 전에 홀로 불길을 잡았습니다.

[권유호/소방공무원 준비생 : 관창이 연결 안 돼 있어서 대야 하나 가져와서 물을 받은 다음 뛰어와 불난 곳에 물을 뿌렸습니다.]

불을 끄며 권씨의 얼굴은 재로 뒤덮였고 호흡이 곤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입었던 하얀 옷이 그을려 회색이 됐습니다.

[권유호/소방공무원 준비생 : 앞이 보이지 않는 정도의 연기가 있었고 불이 엄청 뜨겁기도 했고 왜 사람들이 이런 연기를 맡으면 질식사하는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권씨는 소방관이 꿈입니다.

그동안 조금씩 공부한 소방 지식이 도움이 됐습니다.

중학생 때 한 영화를 보고 소방관의 '사명감'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최근엔 소방관이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권유호/소방공무원 준비생 : 마지막으로 남는 게 소방관밖에 없더라고요.]

이번 일로 소방관이 되겠단 꿈이 더 켜졌습니다.

[권유호/소방공무원 준비생 : 대단위 아파트 세대라 불이 크게 번질 수 있는 걸 제가 막았다는 점에서 저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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