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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7만명 복용한 '발암성' 고혈압약…수입 규정 어떻길래

입력 2018-07-10 22:08 수정 2018-07-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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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혈압약에서 '발암추정물질'이 나왔다는 소식,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이 약을 복용한 사람이 17만 8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원료를 만든 중국 업체는 '크게 해롭지 않다'라는 입장입니다. < 팩트체크 > 팀은 이 물질이 도대체 뭔지, 또 규정이 어떻길래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따져봤습니다.

오대영 기자! 시작해 볼까요?
 

[기자]

중국의 생산 업체가 낸 보도 자료를 먼저 보겠습니다.

고혈압약에서 검출된 NDMA에 대해서 "생산 과정에서 허용 기준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불순물도 극히 적은 양이라는 점을 강조를 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한국에서 과하게 반응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물질의 유해성에 대해서 '암을 일으킨다' 또는 '크게 해롭진 않다' 이렇게 좀 엇갈리고 있잖아요. 어떤게 맞는 것입니까?

[기자]

실험 동물에서는 암을 유발한다는 것이 입증이 됐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암을 유발하는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서 '발암추정물질'로 분류가 돼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에 NDMA가 리터당 0.07㎍ 을 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이것을 넘으면 10만 명 중에 1명 꼴로 암에 걸릴 가능성을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유해성이 어느정도이냐가 이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 논란의 시작은, 조금이라도 들어 있으면 안되는 물질이 약에 들어있다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일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10년 전, 2008년에 역시 중국산 원료로 만들어진 주사제에서 불순물이 나왔습니다.

한국을 비롯해서 미국과 독일에서 수입을 해서 썼습니다.

미국에서 사망자가 잇따랐습니다. 독일에서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논란이 되자 우리 정부는 모두 수거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과 독일도 그랬다면 우리 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군요?

[기자]

네, 2009년에는 석면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역시 중국산 약품 원료였습니다.

석면은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인데, 이번에도 논란이 된 뒤에 식약처가 조치를 취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미리, 그러니까 수입하는 과정에서 이것을 걸러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규정이 따로 없습니까?

[기자]

규정이 있기는 합니다. GMP라는 국제 표준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1969년 권고를 해서 이후에 각 나라들이 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느 나라의 공장이든 수출국이 요구한 기준을 지킨다면 그곳에서 나온 의약품 원료는 안전하다고 인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업체도 GMP를 지켰다는 확인을 받고 우리 정부가 허가를 한 업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수입을 할 때 원료 하나하나를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공장에서 우리는 그 표준을 지켰다, 라고 하면 따로 안정성을 개별적으로 검사하지 않는 다는 것이잖아요?

[기자]

최초에 허가를 하면 그 뒤에는 수입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여나오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판매가 시작된 뒤에도 문제가 드러나야 검사를 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른 나라들은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도 이 표준을 따르고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다른나라하고 비교가 좀 쉽지 않은게, 한국의 의약품 시장이 좀 독특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업체가 수입산 원료를 써서 만들어 파는데, 마케팅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합니다.

리베이트가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안전보다는 비용 절감을 고민하는 구조로 굳어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업계 내부에서 조차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 팩트체크 >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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