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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짤방'도 수억대 거래…몸값 높아지는 '디지털 진품'

입력 2021-05-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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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갓난아이가 형의 손가락을 깨무는 이 장면은 유튜브에서 8억 명이 넘게 봤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8억 6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언제든 복사해서 퍼 나를 수 있는 영상이지만 진짜 '원본'이라는 '인증서'가 있으면 사고팔 수가 있다는 건데요.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미술 작품처럼 거래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구스뉴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미국의 한 디지털 아트 작가가 올린 작품입니다.

5천 일 동안 작업한 디지털 작품을 모두 모아 만든 이 그림은, 미국의 경매 시장에서 780억 원에 팔렸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제프 쿤스처럼 유명한 작가들과 견줘 결코 뒤처지지 않는 가치입니다.

[비플/디지털 아트 작가 : 세상에…디지털 세상으로 가자!]

디지털 파일의 원본이라는 걸 확인해 주는 인증서 같은 게 있어 사고파는 세상이 열렸습니다.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줄임말입니다.

JPG 같은 디지털 파일은 얼마든지 복제가 가능해서, 지금까지 사고파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어느 것이 진품인지 증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이른바 '짤방'도 거래할 수 있고, 최근에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도 NFT로 만들어져 경매에 올라갔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서 이런 작품들을 모아서 전시회까지 열렸습니다.

[선우진/디지털 아트 에이전시 관계자 : 전 세계 정말 널려 있는 수천 개의 복제가 있지만 '진품을 소유한 사람은 나다' 그걸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디지털 작품 역시 데이터 조각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그걸 자산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한다고 말합니다.

[선우진/디지털 아트 에이전시 관계자 : (컬렉터 분이) 생일 선물을 뭘 갖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그분은 당연히 장난감을 예상했지만, 그 아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쓸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을 원했다고 하더라고요. 게임 스킨이라든지, 아이템.]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경매에 올라간 이 작품은 가상화폐로 거래됐는데, 우리 돈 약 5억 원 정도였습니다.

[미스터미상/일러스트레이터 : 갤러리 같은 곳이나 다른 단체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 충분히 작가가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구나. (NFT가) '원본이라'라는 개념이 그때는 너무 새롭고, 저한테도 충격적으로 다가왔고요.]

지금까지 디지털 작품은 기업의 광고 의뢰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수익을 얻었습니다.

[이승재/일러스트레이터 'Mozza' : 경제가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는 쪽이 디자인이랑 예술 쪽 분야거든요. NFT 시장이 활성화되니까 이제 활로가 보이는 느낌?]

디지털 파일의 진품 확인서가 붙게 되면서 다른 시장이 만들어진 겁니다.

[오세건/옥션 관계자 : 2017년에 NFT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350억 정도 됐는데, 현재는 22배가 폭증한 8천억 정도의 거래액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짜 작품을 진짜인 것처럼 위조해선, 원본인 양 판매하는 수법도 나오고 있어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우려도 있습니다.

또 주로 가상화폐로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사기에는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화면제공 : 유튜브(Christie's)·서울옥션블루·노트폴리오·오픈씨)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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