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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개월째 임용 연기…면담 녹취엔 '학연·지연·나이' 언급

입력 2021-06-10 20:52 수정 2021-06-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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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대 청년이 지역 체육회 공채에 붙었는데도 석 달째 임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역 체육회장과 이 청년의 면담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입수해서 확인해 봤습니다. 이미 블라인드 전형으로 뽑아 놓고도 학연과 지연, 그리고 나이를 걸고 넘어졌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33살 최모 씨는 아직도 지게차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3월 평택시 체육회에 6급 공채로 붙었지만 임용이 미뤄지자, 지난달부터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합격 통보를 받고 장애인 체육 교사 자리도 그만둔 터였습니다.

최씨는 능력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않겠다는 블라인드 전형을 뚫었습니다.

[최모 씨/평택시체육회 6급 공채 합격자 : 엄청 좋았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보상을 조금은 해주는구나…]

그런데 합격 통보를 받은 직후에 예정에도 없던 평택시 체육회장과의 면담이 잡혔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는 귀를 의심케 했습니다.

[이OO 회장 : **대 **학과가 체육대학 소속이야 문과대학 소속이야?]

[최OO : 지금은 보건의료계열입니다.]

연줄도 따지고 듭니다.

[이OO 회장 : 혈연, 지연, 학연을 가지고 하면 안 되지만 뭐라도 알아보려면 선배 찾아가고, 응? 그러는 거 아냐?]

대놓고 학력도 꺼냈습니다.

[이모 씨/평택시체육회장 : 학력이 최고책임자가 (되기에는) 좀 그렇지. 선후배 형성이 안 되고.]

그러더니 나이로 넘어갔습니다.

[이OO 회장 : OO대리 7급이야. 지금 43살이야. 이게 잘못하면 서열 파괴가 되고… ]

말문이 막혀가는 순간, 회장은 질문도 던졌습니다.

[이모 씨/평택시체육회장 : 지금까지 내가 얘기한 거에 대한 소감이 어때?]

면담 이후 임용은 미뤄 졌습니다.

그 사이 직급을 낮춰 7급으로 들어오는 게 어떻냐는 황당한 제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취재진이 면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평택시체육회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평택시체육회 관계자 : 면담 자리에서 회장님이 덕담 얘기하다가…]

그리고 '임용한 뒤에 원래 일하던 평택시 장애인체육회로 파견 보내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씨는 행정소송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최모 씨/평택시체육회 6급 공채 합격자 :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는 말도 하나도 없어요. (체육회장이) 자진사퇴 통한 책임부터 충분히 져야 한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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