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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퇴사하는 밀레니얼…"세상 네 뜻대로 되나 보자" 나가서 부딪히는 이유

입력 2021-02-12 08:02 수정 2021-02-12 10:12

안정적인 돈, 성장한다는 성취감 없다면…과감히 '퇴사' 결정하는 밀레니얼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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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돈, 성장한다는 성취감 없다면…과감히 '퇴사' 결정하는 밀레니얼 세대

◇구십년대생이 만드는 뉴스

"MZ세대가 만드는 새로운 뉴스를 해 보자"

시작은 꽤 단순했습니다. 조금 새로운 시선과 연출로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뉴스를 만들자. 이런 기획이 낯설지는 않으실 겁니다. 여러 신문이 각기 시도하고 있는 코너들도 이미 있었고, 유튜브는 이미 언론사보다 더 언론사답게 트렌드를 짚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방송 저녁 뉴스인 '뉴스룸'에서 젊은이들의 뉴스로 고정 코너를?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모두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매주 하나씩 벌써 3회째입니다. 밀레니얼 세대 기자 두 명이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사진=JTBC 뉴스룸 캡처〉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퇴사하는 밀레니얼 세대

첫 번째 아이템은 '퇴사'입니다. 그만둔다는 것은 어느 세대에게나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데 왜인지 90년대생들이 쉽게 퇴사한다고들 합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1년 동안 356개 회사에 물어봤더니, 64.6%가 조기 퇴사한 신입사원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80.9%는 과거 세대와 비교해 밀레니얼 세대의 조기 퇴사 비율이 높다고도 했습니다.
정말 '우리들'은 쉽게 그만둘까, 어떤 마음으로 그만두는 걸까. 세상이 바뀐 걸까, 우리 세대가 다른 걸까 궁금해졌습니다.

 
〈사진=유튜버 '후진인생' JTBC 뉴스룸 캡처〉〈사진=유튜버 '후진인생' JTBC 뉴스룸 캡처〉

유튜버 '후진인생'은 공무원 커플이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지방직 9급 공무원에 합격했지만 2년 뒤 그만뒀습니다. '공무원도 됐으니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해야지 왜 후진을 했어?'라는 질문에 대답하고자 유튜브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모아둔 돈을 쓰면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웁니다. 각자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만 절대 여유로운 건 아닙니다.

손희 씨는 만들어내는 일,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 일을 하면서는 그런 부분을 찾지 못했습니다. 정해진 일을 반복한다는 생각에 공허함을 느꼈고 결국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남자친구인 광한 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자친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자 함께 그만두기로 한 겁니다.

'세상이 네 마음대로 되나 보자' 부모님이 하신 말씀은 정말이었습니다. 그만두자마자 떠난 해외 여행길에선 코로나 19를 만났습니다. 4개월 만에 결정한 귀국, 결국 계획은 생각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깊은 우울감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다시 공무원을 해보겠냐는 질문에는 두 번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답은 여전히 '노'입니다. 한 사람이 희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동반 퇴사를 결정했고, 둘은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경제적인 성취보다도 중요한 것을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회사가 돈을 더 줄 수 없으면, 일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사람뿐 아니라 세상도 달라졌습니다. 한 스타트업의 대표인 30대 A 씨는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회사는 다니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돈 벌어서 집을 살 수 있다''안정적이게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동료 기자는 "회사가 돈을 더 줄 수 없으면, 일을 줄이는 수밖에 없지" 하고 푸념합니다. 돈을 더 주지도 않는데, 내가 회사에 왜 애를 써야 하냐는 말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돈을 더 벌 방법을 찾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A씨가 올해 일하면서 번 소득은 0원. 하지만 암호화폐를 투자해 번 돈은 400%가 넘는 수익을 냈습니다. '로또' 같은 특별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관심 있게 지켜보면 주식이든 암호화폐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유튜버들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전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느냐면서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돈,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 내가 특별하다는 자부심, 회사에서 어떤 것도 주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까. '밀레니얼'은 고민 끝에 퇴사를 선택합니다.

◇세대마다 달라지는 '직업의 가치'

'성공적인 삶을 위해 꼭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사진=JTBC 뉴스룸 캡처〉〈사진=JTBC 뉴스룸 캡처〉

제가 만난 16명의 고등학생은 이 질문에 15명이 '아니오'라고 대답했습니다. 지금 고등학생들은 X세대와 밀레니얼(Y세대)의 다음 세대, 'Z세대'라고 불립니다. 이들은 좋은 직장이 결코 성공적인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겁니다.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4,843명에게 한 조사에 따르면, 이 질문에 베이비붐 세대는 73.5%, X세대는 51.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46.4%로 절반이 안 됐습니다. 직장에 대한 가치는 세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 온 거죠.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충분히 달라졌을까요? 결론을 내기엔 아직 이를지도 모릅니다. 다만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좋은 사람입니다. '다음 세대'가 원하는 회사야말로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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