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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슈퍼카 팔아 합의금"…'감형' 노린 가짜 수산업자

입력 2021-07-13 20:43 수정 2021-07-1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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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적보도 훅, 오늘(13일)은 가짜 수산업자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재력을 과시하는 데 썼던 여러대의 슈퍼카와 명품 시계를 서둘러 처분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피해자들과 합의해서 형량을 줄이려는 걸로 보입니다. 금품을 뿌린 것에 대해선 계속 진술을 거부하면서도 유력인사와의 끈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값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슈퍼카들입니다.

렌터카 사업을 한다는 가짜 수산업자는 자신의 업체 부지에서 모터쇼까지 했습니다.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입니다. 간판만 세워진 공터엔 사람의 흔적이 없습니다.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습니다.

부지를 임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렸고 주인을 찾지 못한 우편물들이 나뒹굽니다.

[인근 주민 : 외제차들 렌터카 하는 데라고. 사람들은 여기 잠시 왔다가 서너 달인가 몇 달 있다 갔어요.]

김씨의 116억 원대 사기를 수사하던 경찰이 슈퍼카 스무 대의 차키를 가져가자 김씨 측이 바로 되돌려 달라고 했습니다.

배터리만 방전되도 수백만 원이 든다며 차라리 슈퍼카를 팔아 사기 피해를 갚겠다고 한 겁니다.

김씨가 살던 집을 찾아갔습니다.

건물에서 가장 높은 층입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씨의 지인이 살았지만 지금은 문 앞에 신문이 쌓여 있습니다.

[A씨/가짜 수산업자 지인 : 저는 거기 안 사는데요. (연락처를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거기 누가 제 번호를 적어놨나요.]

원래 집 안엔 가격표도 떼지 않은 명품 구두, 그리고 명품 옷과 명품 시계가 가득했다고 합니다.

[B씨/가짜 수산업자 지인 : 갖고 있던 명품 시계가 20~30개 있었거든요.]

최근엔 이 명품들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집은 처분해도 돈이 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인의 명의로 된 집인데다, 이미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잔뜩 받았습니다.

이렇다보니 슈퍼카와 명품들까지 팔지 않고선 사기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겁니다.

수사를 받기 전엔 한달에 1억 원 이상씩 돈을 써왔다고 합니다.

경찰은 유력인사들에게 줄 금품을 사는데도 상당한 돈이 들어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술집에서 유흥비로도 적지 않은 돈을 썼습니다.

[C씨/당시 술집 종업원 : 포항에서 봤어요. 유산, 500억인가 받았다고 들었거든요. (본 적은) 10번 정도 되지 않을까요.]

술집에서 알게된 여성 3명의 빚도 대신 갚아줬습니다.

관계가 틀어지자 여성들에게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체육단체 자리를 얻는데도 돈을 썼습니다.

[이모 씨/생활체육단체 관계자 : 회장님은 출연금이란 걸 내세요. 재벌, 돈이 많다 그러셔서. 우린 항상 재정이 부족하니까 알겠다고 했었는데. 50% 정도 내셨어요.]

거액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합의금 마련에 나선 걸로 보이는 김씨.

돈을 갚아 형량을 깎아보려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이 돈을 모두 돌려받기 어렵단 걸 알고 법원에 엄벌을 요구한다는 탄원서를 낼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씨는 거짓으로 만든 인맥을 포기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김씨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솝니다.

경찰은 김씨와의 면담에서 유력인사들에게 금품을 줬단 진술을 확보해 지난 5월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돌연 김씨는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구치소 안에선 "입을 꾹 다물겠다"는 편지를 유력인사들에게 보냈습니다.

의리를 지키겠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자신을 비호해줄 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무엇이 진짜 모습인지 알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선 굳게 다문 입과 상관없이 그의 휴대전화에서 유력인사들에게 금품을 준 단서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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