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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서 직원들, 같은 날 땅 사…'무더기 대출' 농협도 조사

입력 2021-03-05 09:23 수정 2021-03-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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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도시 개발 지역의 땅을 산 LH 직원들은 같은 날 지분을 나눠서 땅을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투기가 관행이었는지를 비롯해 관련 의혹들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는 정부 자체 조사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한 논입니다.

4천㎡에 이르는 땅에 1m가량 자란 나무들이 수천 그루 있습니다.

묘목을 빼곡하게 심은 이곳은 LH 직원 4명이 나눠서 산 땅입니다.

이 가운데 3명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입니다.

땅 주인은 LH 과천의왕사업단 경영혁신부의 정모 씨 등 직원 3명입니다.

나머지 한 명도 소속만 다를 뿐 LH 직원인 박모 씨입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 3일 이 땅의 지분을 같은 날 나눠 사들였습니다.

경영혁신부 직원 중 한 명인 정모 씨는 1년 뒤 다른 직원 4명과 함께 5천㎡ 땅을 또 샀습니다.

4개 필지를 쪼개서 같은 날 구입했습니다.

이들의 땅 크기는 모두 1천㎡ 이상입니다.

LH에서 다른 땅이나 입주권을 주는 하한선입니다.

이곳에도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어린 나무 2천 그루가 있습니다.

[A씨/현지 주민 : 아줌마들 한 30명 데리고 와서 심었어. 대대적으로 심었어요. 작년 3월인 것 같아. 버드나무가 있으면 처치 곤란인데. 내가 생각했을 때 저걸 왜 심나 그랬지.]

국회 국토위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8·4 대책과 올해 2·4 대책 직전에 이곳의 토지거래가 크게 늘었습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LH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농협중앙회도 LH 직원들에게 무더기 대출을 해 준 북시흥농협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짬짜미 정황을 비롯한 투기 의혹을 철저히 밝히는 게 먼저라고 지적합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듯이 국토부에 조달할 게 아니라 민관 합동 방식으로 민간·정부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보고요.]

(영상디자인 : 조승우·송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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