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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지에 몰래 파묻은 주물공장 폐기물…최소 2500톤

입력 2021-05-12 21:01 수정 2021-05-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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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흙을 좋게 하려고 부산 강서구 한 농지에서 다른 흙을 가져다 넣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물공장의 폐기물이 잔뜩 나온 걸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적어도 25t 트럭, 100대 분량입니다. 지금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굴착기가 바삐 움직입니다.

땅속 모래를 퍼낸 자리에 재활용 흙을 되메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최근 이 객토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이 수상한 장면을 봤습니다.

재활용 흙보다 더 시커먼 흙이 악취를 풍기며 파묻혀 있던 겁니다.

주물공장에서 주형틀을 만들 때 사용하고 나온 모래, 폐주물사였습니다.

[주민 : 시커먼 그런 흙을 중간에 가져다 붓고 숨기더라고. 이리저리 땅 밑에 묻어 버리고. 눈을 속이고.]

이 부지를 확인해보니 '전답'. 그러니까 농지로 돼 있습니다.

농지의 경우에는 폐주물사 같은 오염된 폐기물은 매립이 금지돼 있습니다.

객토 업체 측에 확인해보니 약 4000㎡ 농지에 무단 매립된 폐기물의 양은 2500t에 달했습니다.

관할 구청도 두달 전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습니다.

[부산 강서구청 관계자 : 경찰에서 내사 중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취재가 시작되고 난 뒤 구청은 시료를 채취해 성분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업체 측은 문제가 있었던 만큼 지난달 폐기물을 모두 걷어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해당 폐기물은 재활용 흙을 제공하기로 한 업자가 새벽에 자신들 몰래 가져와 여러 차례 파묻은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25t 트럭 580대 분량의 모래가 반출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불법적인 골재 채취가 있었는지도 따져 보고 있습니다.

또 비슷한 수법의 폐기물 불법 매립이 있었던 다른 현장을 잇달아 적발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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