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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뉴스] "남·여가 평등?" 10대가 느끼는 '성차별' 들어보니

입력 2021-05-12 21:44 수정 2021-05-12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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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유민/18살 : (선생님이) 너희는 나중에 결혼을 안 해서 애를 안 가지면 여자의 가치가 없다…]

[홍성우/19살 : 남자 탈의실이 아예 없었어요. 그냥 여자 탈의실만 있고 남자들은 화장실이나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녀 모두 내가 더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10대들은 어떤 걸 '성 차별'이라고 생각하는지, 또 그럼 학교에서는 어떤 걸 더 해주길 바라는지 구스뉴스 정재우 기자가 청소년들과 선생님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 조사에 따르면 19세에서 24세 여성의 77%는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더 불평등하다' 답했고, 남성의 54.1%는 '남성에게 더 불평등하다'고 했습니다.

서로 더 불리하다고 여긴다는 건데, 이처럼 뜨거운 감자가 된 '젠더 갈등', 10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평균 연령 16.4세의 청소년 50명에게 물었습니다.

Q. 성차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강명준/18살 : (선생님이) 여자는 약간 좀 존중해주고 착하게 해 주고, 남자라고 약간 좀 더 힘줘서 말하고 힘줘서 대하고.]

[이소울/14살 : 할머니가 그러는데요. 너무 많이 남자같이 굴면 안 된대요. 그리고 바지를 너무 많이 입으면 안 되고 치마도 조금씩은 입어야 된대요.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럴 때는.]

[구지성/17살 : 여자 학생들한테는 보통 가벼운 걸 들게 시킨다거나. 저희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어? 이 정도는 아닌데.]

Q. 주로 어디에서 갈등을 접하나요?

[김우현/18살 : 인터넷 같은 거 보면 그런 거 많이 뜨지 않아요?]

[송현우·홍성우·나윤형/18살 : 인터넷에서 좀 많이…]

Q. 학교에서는 어떻게 배우나요? 

[유재현/17살 : (성평등 교육을) 잘 듣는 친구는 없는 것 같아요. 대부분 다 자는 경우가 많아서.]

[정연수·김서연/17살 : 별로 현실성이 없어요. 그렇게 중요한 내용을 가르치지도 않고 그냥 생각해 봐라.]

청소년들은 '성차별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거나 대화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인터뷰 영상을 봤습니다.

[김현/고등학교 교사(25년차) : 여학생이라고 그래서 꼭 가벼운 걸 들게 하고… 그 정도는 우리도 들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여학생을 불편하게 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최종민/중학교 교사(3년차) : '남자애들은 금방 툴툴 털고 그러니까 아주 호되게 혼내줘도 돼, 그런데 여학생들은 아주 골치 아파' 뭐 이런 식으로 하는 얘기들…그런 걸 학생들도 당연히 느끼는구나.]

학교에서 '성평등'을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있다고 했습니다.

[김현/고등학교 교사(25년차) : (강연에서) 마지막 남자애까지 빠져나가자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내가 여기서 뭔가 궁금한 걸 질문하면 '페미'라고 찍혀 버리고.]

온라인에서 주로 정보를 접하는 청소년들,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손지은/초등학교 교사(9년차) : (학교는) 잘못된 통념, 편견, 약자에 대한 혐오, 이런 것들을 가장 먼저 끄집어 내서 화두를 던지고, 학생들하고 얘기를 하는 역할이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한 인터뷰를 통해서 조금 (더 느꼈습니다)]

[김현/고등학교 교사(25년차) :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당연한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고, 질문을 던졌을 때 안전하고… 학교는, 어른들은 '그게 뭐가 중요하지?', '그걸 또 누가 열심히 가르칠 필요가 있나?'라는 인식이 팽배하진 않은가.]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차별, 가정에서도 중요한 건 대화입니다.

[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 (청소년기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많이 해요. 본인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반대되는 생각에 대해서 폄하하는… 이때 아이들하고는 늘 의논을 하셔야 해요. 인간이 앞으로 미래에 다른 사람과 함께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려면 이런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요. 이게 영어 단어나 수학 문제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영상디자인 : 김윤나 / 영상그래픽 : 김정은 / VJ : 김경찬 / 인턴기자 : 조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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