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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식품부 장관, 8년 전 '아들 자소서' 직원 대필 의혹

입력 2021-04-12 20:11 수정 2021-04-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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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참모진을 개편하는 움직임 속에서 JTBC는 현직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의혹입니다. 8년 전, 농식품부 국장으로 있을 때 아들의 대입 자기소개서를 직원에게 쓰게 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이를 위해서 작가 경력이 있는 직원을 새로 뽑았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입니다. 문제의 자기소개서를 취재진이 입수했는데, 파일의 작성자는 당시 농식품부 직원이었습니다. 김 장관이 직권을 남용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봉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민정/대변인 (2019년 8월 9일)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현수. 김현수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식품부 차관으로 정통 농정관료 출신입니다.]

청와대가 김현수 장관을 발탁한 배경은 풍부한 행정 경험이었습니다.

김 장관은 2012년, 국장급인 식품산업정책관으로 국가식품클러스터 계획을 이끌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A씨가 취재진을 찾아왔습니다.

[제보자 : (김현수) 국장의 아들, 대입 자기소개서를 기간제 근로자에게 대필 지시를 한 일이거든요, 이게.]

국장 아들의 자소서를 직원이 대신 써줬단 겁니다.

원래는 영어전문가 자리인데, 작가 경력자를 뽑는 걸로 채용을 바꿨다고 주장합니다.

[제보자 : 뜬금없이 국장이 작가를 채용하라고 지시했고, 그래서 그 작가한테 자기소개서 대필을 받았고… 그리고 그 후에 영어전문가가 또 필요해서 새로 채용했습니다.]

문제의 자기소개서입니다.

우측 상단에 김 장관의 자녀 이름이 써있습니다.

곳곳에 아버지란 단어도 등장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영향으로 글을 쓰는 극작과에 지망한단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이탈리아 로마에서 보낸 학창 시절도 나옵니다.

실제 김 장관은 이들 국가에서 근무한 적 있습니다.

문건 파일에 기록된 작성자는 B씨.

넉 달 전 뽑은 작가 경력의 기간제 직원 이름입니다.

문건을 만들고 고친 시간은 2012년 9월 11일부터 3일간.

9월 12일에 B씨가 다른 직원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과장님이 먼저 가라고 하신다. 누가 물어보면 뉴스레터 때문이라고 하자.

그러나 사실은 소개서 때문에 간다고 밝힙니다.

[제보자 : 팀장(과장)의 지시로 그 작가는 행사 중간에 사무실로 들어가서 쓰던 자기소개서를 마저 써라… (며칠 정도 대필한 겁니까?) 아마 3~4일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대필자로 지목된 B씨의 말은 조금 다릅니다.

[B씨/대필 의혹 직원 : (자소서를) 한 번 읽어봐줬다고요. 그건 맞다고요. (국장님 아들이란 건 언제 아셨어요?) 나중에 사건 터지고 알았죠.]

대신 써준 게 아니라, 읽어만 봤고 국장 아들인지도 몰랐단 겁니다.

하지만 다른 직원의 말은 또 달랐습니다.

[C씨/당시 내부 관계자 : 제가 알기로는 국장님 아들이 한예종에 작가 쪽으로 신청한다고 해서, 그 밑에 있던 김경미 과장인가가 우리 김○○ 작가 있다… 이렇게 이렇게 썼는데 어쩌냐라고 해서 이메일인가 주고 받고…]

[심재천/변호사 : 직권남용죄가 성립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지고요. 검토하거나 수정하라고 지시한 경우라 해도 공무원인 만큼 충분히 징계사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래된 일이라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며, 아직까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지연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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