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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물류센터 전 직원 "확진 안 나온 게 이상할 정도의 환경"

입력 2020-05-30 19:18 수정 2020-05-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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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한민용


[앵커]

그럼 불과 지난주까지 쿠팡 오산물류센터에서 일한 노동자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익명을 요청해서 저희가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십니까. 지난주까지 일했다고 하셨는데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서 일하셨던 겁니까?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제가 특정이 될 수 있어서 정확한 날짜를 언급은 못 드리지만 작년부터 지난주 평일 근무까지 하였습니다.]

[앵커]

그러면 꽤 오랫동안 일을 하신 건데 코로나 사태 이후 근무환경은 어땠습니까?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아마도 쿠팡에서 근무해보신 분들은 제 말에 공감하고 동감할 것인데요. 그러면 안 되겠지만 오산 쿠팡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안 나온 것이 이상할 정도로 방역에 취약한 근무환경입니다. 근무자 인원수에 비해 작업 공간이 너무 작고요. 거리두기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기실과 휴게실은 전혀 없고 근로자들이 식사 후 근무하는 건물 사이사이에 있는 작은 공간에 모여 있거나 아니면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 복도에서 20명에서 30명이 다닥다닥 붙어서 대기를 하고 있고 대기 중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고요. 그리고 하루에도 몇백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거에 비해서 좁디좁은 탈의실과 출퇴근부를 작성하고 핸드폰을 반납하는 HR사무실은 그 많은 인원수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공간이기 때문에 밀집되어 대기하고 줄을 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부천에 공개된 것 같이 근무 인원수에 비해 식당은 또 좁디좁고요.]

[앵커]

그러면 마스크를 안 쓰고 있거나 아니면 손소독을 하지 않거나 그래도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는 데는 회사 쪽에서는 제재를 가하거나 이런 건 없습니까?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제가 갔을 때는 그런 특별한 제재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에 부천 사태가 터진 이후로는 좀 어땠습니까? 회사 측은 방역을 강화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바뀐 게 없었나요?
 
  • 부천 확진 사태 이후 방역 강화했다는데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제가 부천발 코로나 사태 이후에 최근까지 오산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인데요. 일단 부천센터의 폐쇄 여파로 물량이 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근무 인원수도 인센티브 문자 때문인지 크게 줄지 않았고요. 평소 평균 수준의 인원이 작업을 하고 있고 그리고 손소독제는 작업장에 따로 비치되지 않았고 입장 시에 손소독제를 바르고 들어가는 게 추가됐으며 마스크를 쓰라는 전체 공지는 있었으나 마스크를 미착용하고 작업을 해도 민감하게 주의를 주고는 있지 않다고 합니다. 고로 그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지 않았는데 입장 시에 손소독제를 바르라고 했다는 게 무슨 말씀이신 거죠?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그러니까 일단은 출근을 하면 HR사무실로 가서 수기 출근부를 작성하고 출근 여부를 확인한 다음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입장 전 열감지카메라로 검사를 하고 손소독제를 바르고 작업장 안으로 입장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손소독제가 따로 그 안에는 비치돼 있지 않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제가 일했을 때는 작업장 어디에도 손소독제는 비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습니까?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네.]

[앵커]

지금 선생님은 어제까지 근무한 지인의 말을 토대로 지금 쿠팡이 변한 게 없다. 여전히 방역이 잘 안 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고 계신데요. 저희가 쿠팡 측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대답을 저희 이자연 기자가 들었고요. 물류센터를 좀 현장에서 확인하려고 했는데 개방은 하지 않겠다고 해서 직접 확인은 또 못했습니다. 지금 저희가 방송으로 선생님 보내주신 문자를 하나 보고 있는데요. 지금 27일자 근무자 모집 추가 인센티브도 1만 원 지급 이렇게 돼 있습니다. 추가 인센티브 준다는 건 좀 인원 모집이 급하다는 걸로 보이는데요. 이런 경우가 많습니까?
 
  • '추가 인센티브' 근무자 긴급모집 문제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보통 금요일, 토요일 주말이나 매월 1일 정기배송일 때는 주문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긴급 모집하는 경우는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연일 그리고 매일 2통 이상의 문자가 어제까지도 계속 온다는 건 게다가 추가 인센티브까지 지급하면서 구인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죠. 그리고 문자는 저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일했던 지인들에게도 연일 문자가 발송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물량이 그러면 많아졌다는 걸로 봐야 되나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네, 저는 그렇게 들었고 물량이 많아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부천 지금 물류센터는 문을 닫은 상황이잖아요. 그러면 지금 오산이나 다른 물류센터로 물량들이 좀 몰리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도 몰리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물량이 늘어났고 거기다 기존의 근로자가 일부가 빠진 공백을 채우느라 사람을 긴급 모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계약직 근로자는 출근을 정상적으로 해야 하고요. 일용직 근로자는 다른 대안이 없어서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생계형 일용직 근로자들은 오산으로 출근할 수도 있습니다. 자가격리 상태라 하더라도 생계를 위해서 같은 식품물류센터인 오산이나 아니면 다른 기타 물류센터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죠.]

[앵커]

왜냐하면 제가 이걸 여쭤본 건 지금 만약에 그렇게 몰린다고 하면 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가 어렵지 않나 해서 한번 여쭤봤습니다. 그리고 냉동창고 같은 경우에는 방한복을 돌려가면서 입는다고 그랬는데 냉동창고 특성상 체액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요?
 
  • 냉동창고 '방한복 돌려입기' 문제 지적됐는데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저의 근무 경험을 토대로 말씀을 드리면 영하 20도의 냉장창고에서 일을 하게 되면 너무 추워서 방한복을 안 입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작업 중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면 30분도 안 돼서 입김으로 머리카락이 얼고요. 눈썹이 얼어서 눈을 뜨기 힘들고요. 콧속이 얼어 작업이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마감시간에 맞춰 물량을 맞추다 보면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어서 숨이 차고 땀이 나고요. 그리고 콧물도 흘립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땀이나 콧물, 체액이 나오면 방한복이나 장갑을 낀 손으로 닦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면 혹시 회사가 방역에 어떤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 이런 것도 설명을 한번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저는 그거에 대해서 회의적인 면이 있는데요. 제가 근무할 때도 솔직히 방한복과 방한화를 탈의실에서 갈아입는데 오전조가 입었던 거를 입으려고 하면 축축하기 때문에 저도 찝찝하고 꺼려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항상 그런 상태였고 그러나 현실은 찝찝하고 꺼려지지만 일을 하느라 안 입을 수 없는 상황인데 이러한 어떤 대책이나 어떤 교체를 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 거를 요구를 한 번 하신 적은 있었나요?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저는 없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그 요구를 하기가 일용직 근로자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선생님, 말씀 오늘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쿠팡 오산물류센터 전 직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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