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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출전? 모르겠다"는 선수들...NYT는 "올림픽 취소해야"

입력 2021-05-12 15:46 수정 2021-05-12 15:48

일본서도 반대 목소리 "코로나19가 커튼 뒤 올림픽의 더러운 곳 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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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도 반대 목소리 "코로나19가 커튼 뒤 올림픽의 더러운 곳 보게 만들었다"

“올림픽 출전? 아직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기 때문에 명확한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인터뷰하는 나달 〈사진=로이터〉이탈리아 로마에서 인터뷰하는 나달 〈사진=로이터〉

남자테니스 세계랭킹 3위 라파엘 나달(35·스페인)이 도쿄에 갈 거냐는 질문에 한 대답입니다. 나달은 "올림픽을 나가지 않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모르겠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올림픽 개최가 석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출전 여부를 정하지 않은 건 드문 일입니다. 나달도 "평소에는 내 일정을 1월 1일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0% 알고 있다"면서 "올해는 조금 다른 해다.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달처럼 올림픽을 기대하던 스포츠 스타들도 하나둘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도 나달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쓰야마는 PGA투어 바이렌 넬슨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출전 여부는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말 무사히 개최된다면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지만 지금 일본은 감염자 수도 늘고 힘든 상황이라 보인다”고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습니다.

조금 더 회의적인 선수들도 있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40·미국)는 “딸을 두고 도쿄에 가야 한다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일본 남·녀 테니스 스타 니시코리 게이와 오사카 나오미도 “올림픽 취소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말을 남겼습니다.

◇NYT “스포츠 이벤트가 '슈퍼 전파 매개체' 돼선 안 된다”

 
″올림픽이 '슈퍼 전파 매개체' 돼선 안 된다″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사진=뉴욕타임스 캡쳐〉″올림픽이 '슈퍼 전파 매개체' 돼선 안 된다″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사진=뉴욕타임스 캡쳐〉

“A Sports Event Shouldn't Be a Super spreader. Cancel the Olympics.”
(스포츠 이벤트가 '슈퍼 전파 매개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올림픽을 취소하라)

뉴욕타임스(NYT) 실린 칼럼의 제목입니다. 미국 올림픽 대표팀 출신이자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 줄스 보이코프 미 퍼시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선수들을 위해 도쿄 올림픽을 강행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마치 '코로나 19 대유행 종식을 포기하겠다'는 말처럼 들린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이코프 교수는 “올림픽 관계자들은 종종 올림픽이 스포츠 그 이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는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가족, 친구, 공중 보건 같은 것들이 돈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썼습니다. 이어 IOC와 일본 정부는 이런 점을 깨닫지 못한 것 같지만, 아직 옳은 일을 할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IOC가 책임감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올림픽을 강행하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독약을 마시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또 “초대형 대재앙의 가능성을 품은 스포츠는 구경거리의 가치가 없다”며 이제는 도쿄 올림픽을 취소할 시간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와 IOC를 비판하며 올림픽 취소를 촉구한 이번 기고문을 일본 교도통신도 발 빠르게 실었습니다.

◇일본 올림픽위원회서도 반대 목소리…“'마이너스 유산'될 수도”

 
야마구치 가오리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이사 〈사진=일본유도협회〉야마구치 가오리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이사 〈사진=일본유도협회〉

올림픽 개최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을 주관하는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이사 야마구치 가오리도 〈도쿄신문〉과 인터뷰에서 “개최를 밀어붙이는 의의를 찾지 못하고 국민에게 올림픽의 감동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번 올림픽은 '마이너스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민은 코로나 19 상황에 인내를 강요받고 있는데, 정부가 올림픽만은 예외라며 개최에 집착한다면 국민이 불평등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야마구치 이사는 1984년 일본 여자 선수 최초로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52kg급 동메달을 따냈고, 2011년부터 10년 동안 JOC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의 상업주의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야마구치 이사는 “올림픽의 상업주의나 비대화가 얇은 커튼 뒤로 보였지만 세계적인 축제라는 이유로 지나쳐왔다”면서 “코로나 19 재앙이 커튼 뒤의 더러운 곳을 보게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감염이 퍼진다면 올림픽에 대한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올림픽 후의 스포츠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외무성 출신으로 프랑스와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난 리무라 유타카 일본정책연구대학 교수도 비판에 나섰습니다. 리무라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코로나 19 퇴치와 올림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다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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