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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힘들다" 글 남기고…'지적장애 일가족' 숨진 채 발견

입력 2024-05-08 19:26 수정 2024-05-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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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북 청주에서 평생 함께 살아온 지적 장애인 세 식구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현장에는 약봉지와 함께 유서가 있었는데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출입 금지 노란 줄 쳐진 이 집은 이제 주인이 없습니다.

오래된 신발은 아무렇게나 널려 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잡동사니가 가득합니다.

오래,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티가 역력했습니다.

지적 장애가 있는 60대 엄마와 40대 남매가 40년 넘게 여기서 살았습니다.

어제 오후, 이 세 가족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5일날 고모가 방문했었다니까. 5일날 방문했었으니까…]

지난 5일 생전 마지막 모습이 목격됐고 그 직후 숨진 걸로 보입니다.

사망한 지 이틀 정도 지나서 발견됐습니다.

[이웃 주민 : 엄마가 작년부터 치매가 와서 둘이 앉아서 아무 생활도 못 했어요. 밥도 못 해 먹었어…]

방 안엔 약봉지와 유서가 있었습니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년 전 고엽제 후유증으로 아버지가 숨졌고 매달 나오는 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이웃 주민 :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 오고서, 마트 가서 뭐라도 사와야 한다고… 딱딱한 것도 못 먹어서 부드러운 것 먹어야 한다.]

장애가 덜한 아들은 엄마와 누나를 잘 챙겼습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어머니 몸은 더 안 좋아졌고 누나 우울증도 심해졌습니다.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웃 주민 : 저기 서 가지고 '어머니 힘이 들어서 못 가겠어요' 그러더라고…]

세 가족은 부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빈소는 언제 차려질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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