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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슈퍼 엔저'에 소울푸드 '규동' 가격 또?

입력 2024-04-17 15:19 수정 2024-04-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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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의 슈퍼 엔저에 일본 '아재'들의 지갑이 위태로운 상황이 됐습니다. 1달러당 154엔대의 엔저 상황이 되면서 수입 물가가 폭등해서인데요. 아재들의 '소울푸드'로 불리는 규동(소고기덮밥) 가격이 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슈퍼엔저로, 일본에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1달러=154엔대 진짜냐?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4년만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34년만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먼저 환율 이야기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엔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면서 이제 엔저는 끝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엔화 가치는 오늘도 1달러에 154엔대를 기록하면서 34년만의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 가치가 높아진 것도 원인이고요.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이런 급격한 엔저를 부른 겁니다.

일본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엔화가 154엔대를 기록하자 어제(16일)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는데요. 사실 일본이 외환시장에 개입한 건 1990년대의 일입니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는 외환위기 당시에 재무성의 전신인 대장성에 근무하면서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었는데요. 이후 일본은 이런 외환시장 개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덧붙이면 '미스터엔'은 지금도 종종 인터뷰에 나와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데, 155엔대가 되면 일본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55엔대를 일본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본다는 이야기죠.

일본 '아재'들이 울상이라고?

일본 스키야의 규동. 출처 스키야 홈페이지

일본 스키야의 규동. 출처 스키야 홈페이지

전례 없는 엔저가 이어지면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데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일본 '아재'들의 소울푸드인 규동(소고기덮밥)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규동은 밥 위에 짭조름하게 간장으로 양념한 불고기를 얹은 형태인데, 간편하고 저렴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소고기가 미국산이란 겁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쌀은 12.5%, 소고기는 50%나 재룟값이 올랐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일본 내 규동 체인회사 3곳에서 판매하는 규동 한 그릇 당 '식자재비'가 38.4%나 오르게 됐다는군요. 미국산 소고기를 1991년부터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엔저 때문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겁니다. 식자재 값이 오르니, 규동 가격을 올려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스키야는 지난 3일부터 30엔(약 270엔)을 올려서 규동 한 그릇(보통)에 430엔(약 3800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요시노야는 지난해 10월에 이미 값을 올려서 (한 그릇 468엔) 현재로썬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다지만 서민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이야기긴 합니다.

엔저가 그럼 일본 경제에 나쁘기만 한 거냐,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곳들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데요. 일본 백화점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저 특수를 누리는 '면세'사업 덕인데요. 일본 다카시마야는 33년만의 최고 실적을, 마쓰야 긴자 역시 33년만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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