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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쿠팡 생태계' 자신감? 쿠팡 왜 구독료 확 올렸을까?

입력 2024-04-17 11:26 수정 2024-04-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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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대담 :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 박사(소비심리 전문가)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 이가혁〉 쿠팡이 최근 '와우 멤버십' 구독료(이용료)를 58% 인상했습니다. 논란도 있는데 생각보다 다시 잠잠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테무나 알리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쿠팡의 인상은 불가피한 인상이었을까요? 쿠팡이 왜 이렇게 인상했다고 보시나요?

◆ 이수진〉 불가피했다기보다, 시장 지위 혹은 포지셔닝 상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불가피하다는 의미는 돈 때문이라는 뜻일 텐데. 우선 쿠팡은 표면상으로 C커머스의 공세에 새로운 투자를 위한 여유자금 확보라는 명분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것은 금전적인 여유자금 확보라는 측면에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 현금성 자산이 2018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를 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한 4조 2천억 원 정도 이상을 가지고 있다라고 하는데 이게 21년도와 비교했을 때 4배 가까이 증가한 거고요. 경쟁사와 비교를 해봐도 정말 압도적인 규모입니다. 마켓컬리가 한 1300억 그리고 G마켓이 한 4천억 원 정도 있는데, 그러니까 현금 보유량 자체는 사실 업계 수준을 웃도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 것의 배경에는 소비자 선택에는 크게 상쇄되는 두가지 요소가 있죠. 고품질-저가격.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저가-저품질 상품을 선택할 확률이 높죠. 반대로 고가-고품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C커머스는 저가-저품질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고, 고가-고품질은 백화점이나 여타 버티컬 커머스들이 하고 있죠. 그러면 쿠팡은 중간에 낀 실제로 전략의 대가인 피터가 주장한 단어 그대로 'Stuck in the middle'(중간에 끼었다)이 됩니다. 그러면 위기가 되는데요. 'stuck in the middle' 상태에서 탈출하려면 가치를 끌어 올려야 한다.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품질을 향상하고, 원가를 절감해서 가격을 인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데. 쿠팡은 풀필먼트를 강화해서 서비스 품질을 올리겠다고 하면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시점은 맞으나, 그것이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이가혁〉 알리와 테무 이른바 C커머스를 언급하셨는데, 품질은 좀 떨어져도 초저가로 공략하는 알리와 테무, 그리고 고급화된 쇼핑몰 그 사이에서 쿠팡이 사이에 꼈다? 그럼 쿠팡은 C커머스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거네요?

◆ 이수진〉 당연합니다. 저도 지금 미국에 있으니까 아마존도 요즘에 정말 위협을 크게 느끼고 있어요. 미국에서도 최근 테무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분석 기업 GWS는 2023년 4월부터 7월까지 아마존의 미국 사용자 수가 급격히 감소해서 하루에 5400만 명에서 4600만 명으로 떨어졌다고 알려졌어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테무는 올해 초부터 거의 1000만 명에 가까운 데일리 사용자를 유치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순식간에 매장 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고요. 그래서 이게 절대적인 수치는 사실 아마존 쿠팡이 테무나 알리보다는 사실 많죠. 그럴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장하는 이유는 이 '니치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워가 있어요. 이커머스 포함 플랫폼 경제는 '파괴적 혁신'이 자주 일어나는 시장입니다. 파괴적 혁신은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 또는 서비스로 시장 밑바닥을 공략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입니다. 사실은 IT업계에서는 다들 대기업의 전략보다도 오히려 이런 충격적인 스타트업 등장에 이 시장의 룰이라든지 트렌드를 좀 더 유심하게 보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C커머스가 어떤 시장의 룰이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느냐 이게 사실 되게 중요한 질문일 것 같은데요. 여전히 문제가 많아요. 단점이 많습니다. 배송도 오래 걸리고요. 상품의 질도 그렇게 좋지 않다. 이런 평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소비 행태 소비 심리적으로 보면은요. 굉장히 혁신적인 면이 분명히 있는 건 단순하게 값싼 품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요. 자세히 보시면 테무나 알리 같은 경우는 콘텐츠 프로바이더 같은 느낌이 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틱톡이나 숏폼 같은 플랫폼에 요즘에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법한 유저 경험들을 굉장히 잘 녹여져 있는 플랫폼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이전에는 어떤 상품을 구매할 때 검색창에다가 노트북 이렇게 해서 구매를 했다면은 그게 아니고 우리 SNS를 이렇게 스크롤링 하면서 이렇게 편하게 보다가 '재밌네' 하는 것처럼 아주 희귀하고 아주 특이한 제품들을 그냥 구경하면서 재미있게 구매할 수 있게끔 UI UX를 구성을 잘했거든요. 되게 새롭고요. 되게 트렌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빅 플레이어들이 당장의 수익성은 조금 물론 적을지라도 이들을 견제하는 이유가 되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저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이가혁〉 그렇군요. 그 업체들이 사용자에게 쇼핑에 늪에 빠지게 하는 것 같아요. 계속 앱 들여다보다가 '이거 나 쇼츠에서 본 건데' 하면서 사게 만드는. 다시 국내 상황으로 돌아와서 쿠팡이 58%나 기습 인상을 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습적인 구독료 인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건가요? 다른 것과 달리 구독료는 인상 폭이 큰데도 소비자들이 쉽게 취소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 이수진〉 구독 기반의 플랫폼 기업 대부분은 고객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쿠팡도 마찬가지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수용 가능한 범위의 가격을 찾아냈을 겁니다. 이러한 범위 내에서 쿠팡 생태계를 구축한 것에 대한 믿을 가지고 수행한 전략일텐데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쉽게 말해 묶음 가격 전략이죠. 번들링 프라이싱은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가격 전략 방식 중 하나입니다. 묶음 가격 전략은 여러 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 세트로 묶어서 하나의 가격으로 책정해 판매하는 방식인데요. 일반적으로 각 상품 가격의 총합보다 묶음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 다른 경쟁 구독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이 이탈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인데요. 실제 소비자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히려 '쿠팡이 가격을 올렸는데, 넷플릭스를 구독 취소하겠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쿠팡 플레이에서 제시하는 스포츠 중계를 놓칠 수 없다는거죠. 자사의 어떤 역량 검증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우리들이 소비자들의 어떤 묶음 상품을 잘 구축했다.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는 이 평가를 스스로 조치한 다음에 이렇게 한 어떤 결과가 아니냐고 봅니다.
 
[인터뷰] '쿠팡 생태계' 자신감? 쿠팡 왜 구독료 확 올렸을까?

◇ 이가혁〉 이번 쿠팡 구독료 인상으로 네이버나 신세계 같은 경쟁 업체들이 쿠팡을 이탈하는 고객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탈 쿠팡'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쿠팡의 위상 변화가 있을까요?

◆ 이수진〉 네, 이건 정말 사견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의견일 것 같은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네이버의 향방에 따라 영향을 좀 많이 받을 것 같아요. 사실 '양강 구도'이거든요. 지금 한국의 커머스 시장은. 즉, 다른 커머스로의 탈출 또는 전환은 개인적으로는 크게 미미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완전 동일한 사건은 아닌데 카카오톡 먹통 사건이 있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카톡 이탈을 예견을 했었었거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영향이 좀 적었던 사례를 좀 빗대어 보면, 제가 이렇게 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요즘에 소비 트렌드 관점에서 이 모바일 쇼핑 행태를 잘 분석해 보면 되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어요. 혹시 기자님 혹시 핸드폰 안에 모바일 쇼핑과 관련 관련한 앱 혹시 몇 개 정도 있으세요?

◇ 이가혁〉 5~6개 있는 것 같아요.

◆ 이수진〉 아 네.

◇ 이가혁〉 예상된 답변이 아닌가요?

◆ 이수진〉 예상 답변이 아니 좀 당황했는데요. 사실 저희가 얼마 전에 연구를 했어요. 연구를 했었는데 이 모바일 쇼핑 행태와 관련해서 연구를 해보니까 주부님들 기준이셨어요. 주부님들이어서 조금 더 많았을 텐데 평균 한 30개에서 50개 정도 깔려 있더라고요. 쇼핑 앱 정말 많죠. 물론 대표성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저희가 의미를 뽑을 수 있었던 건 요즘 사람들한테 '쇼핑한다'는 머릿속에 포트폴리오가 있는 거예요. '내일 우리 아이가 소풍을 간다' 하면 쿠팡이고,면 '내일 우리 집으로 누굴 초대해야 돼' 그러면 컬리를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자기 머릿속에 뭔가 쇼핑 앱의 포트폴리오가 있기 때문에 이게 경쟁이 아니라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가 이렇게 더더욱 강하게 이렇게 저의 사견을 더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 이가혁〉 최근에 '구독플레이션' 이런 말까지 있다고 해요. 쿠팡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같은 다른 구독 서비스도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단 말이죠. 이런 현실 속에서 소비자로서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마무리를 하죠.

◆ 이수진〉 네, 저도 굉장히 현명하지 못해서 휩쓸리고는 있지만 그래도 팁을 좀 말씀을 드리자면은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소비자 심리를 굉장히 잘 공략한 건데요. 인간은 '총 가격'보다 '시간을 쪼개서 프레이밍된 가격'을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요. 우리가 전체 기간 중 총 가격보다 일별이나 월별 가격으로 이 쪼개진 가격에 대해서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게 실제로 행동경제학적으로 연구가 정말 많이 증명겁니다.

◇ 이가혁〉 그럼 할부도 그런 느낌인가요?

◆ 이수진〉 네 맞습니다. 사실 합리적인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전체적인 비용이나 효율은 동일한다면 그러면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총 이게 월인지 연인지 제시하는 방법이 동일해야 되거든요. 인간은 일관되게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은 항상 가격 정보를 완벽하게 정확하게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을 분할 제시했을 때 심리적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쿠팡이 이렇게 하고 있죠. 마케팅을 어떻게 하고 있냐면요. '여러분이 쿠팡 와우 멤버십에 들어가면은 OTT 서비스도 받을 수 있고 쿠팡이츠, 무료 배송, 무료 반품 다 해서 연 전체 한 90만 원 정도 세이브할 수 있어요' 그리고 '비용은 한 달에 몇천 원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근데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총 비용은 연간 100만 원인데 매일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한 7원 정도밖에 안 돼요'라고 말하지 않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를 사실 잘 이용을 해서 이렇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거니까 우리도 현명하게 하려면 그 반대로 적용을 하면 되는 거죠. '혜택은 하루 7원이다, 10원이다' 이런 식으로 반대로 스스로 자문해 보는 것은 제가 심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약간의 팁일 것 같습니다.

◇ 이가혁〉 〈트렌드 코리아 2024〉 시리즈 공동 저자이자 서울대학교 소비자학 박사이신 이수진 박사님과 지금 미국의 연구원으로 계시는데 아침에 연결을 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진〉 고맙습니다.
 
 
[인터뷰] '쿠팡 생태계' 자신감? 쿠팡 왜 구독료 확 올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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