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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수백명 묻어"…'부차 학살 비극' 생존자의 증언

입력 2022-07-08 20:24 수정 2022-07-0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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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같은 전쟁범죄는 없었다고 줄곧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현지 곳곳을 취재해보니, 전쟁범죄의 정황은 적나라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김민관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기자]

러시아군에 희생된 우크라이나인들이 묻혀있는 키이우 인근 부차의 공동묘지.

그곳에서 자신의 손으로 이웃 수백 명의 시신을 묻었다는 한 우크라이나 남성을 만났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족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이 한 구덩이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는 숨을 고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살해한 뒤 남성을 살해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여성은 총 맞고 남겨져 있었을 겁니다. 모든 것이 끝난 뒤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부차 시민 : 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일리나 씨는 친구들이 탄 차가 불에 타는 걸 목격했습니다.

[일리나/부차 시민 : 러시아군은 마치 짐승과도 같았습니다.]

한 여성은 부차에 홀로 남겨졌던 자신의 아들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니나·올렉산더/어머니·아들 : 우리 아들은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었습니다. 1년 전 내가 알던 아들이 아닙니다.]

러시아군은 민간인 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땅속에 묻혀 있는 수많은 희생자들과 남은 이들의 증언은 이 땅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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