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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정책 주관 부서 필요"하단 청년에 "그래도 여가부 폐지" 답한 장관

입력 2022-07-01 11:56

2030청년 23명과 '젠더 갈등' 타운홀 미팅
"기능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폐지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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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청년 23명과 '젠더 갈등' 타운홀 미팅
"기능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폐지는 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현재의 여성가족부는 폐지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서울 소공동에서 청년 세대와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서울 소공동에서 청년 세대와 타운홀 미팅을 하고 있다.
김 장관은 어제 저녁 서울 소공동 로컬스티치에서 2030 청년들과 '청년이 생각하는 젠더 갈등 문제'를 두고 타운홀 미팅을 했습니다.

이 자리엔 대학생, 프리랜서, 직장인 등 청년 모두 23명이 참석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간담회 발언을 살펴봤을 때 이날 모인 청년 중 많은 이가 "소셜미디어상의 젠더 갈등이 실제보다 극단적으로 반영됐다"고 봤습니다.

대학에서 총학생회장을 했다는 남성 A씨는 "오늘 합의된 부분은 젠더 갈등이 실제 겪는 것보다 SNS상에서 증폭돼 받아들여진다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관 계시는데 이런 발언은 그렇지만 젠더 갈등 심각성에 부응해서 이번 정부가 내놓은 공약이 여가부 폐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사회에 많은 고정관념 남아있고…. 실질적 문제 해결하기 위해선 젠더 정책 주관할 부처 필요한데 그게 여가부라 생각한다…. 조직개편 필요할 수 있겠지만 성 평등 주무 부처의 필요성은 사회적 소명은 아직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여가부를 폐지한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다시 한번 못 박았습니다. 김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현재의 여가부는 폐지한다고 말씀드린다. 원칙은 변함없다"면서도 "하는 기능은 없어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성 평등을 위한 주무부처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또 김 장관은 이날 청년들의 말을 들은 후 "여기 온 분들이 과연 (2030의) 전체냐, 젊은 남녀의 전체냔 얘기도 있었다. 좀 더 극단에 있는 분들 얘기를 여가부에서 어떻게 들어볼지 생각해야겠다"고 했습니다.
2030 청년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김현숙 장관. 2030 청년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김현숙 장관.

23명 청년이 젠더 갈등에 대해 밝힌 다양한 의견을 익명으로 정리했습니다.

[청년 남성 B씨]

"취업 후 역할에 대해 젠더 적인 차별 있다고 생각한다. 사무실 갔을 때 차를 마시러 가면 차 주는 게 대부분 여성이다. 처음엔 막내가 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점차 많은 곳 다녀보면서 대부분이 여성. 여성이라는 이유로 못 하는 것 있는 것 같고, 반대로 남성도 하고 싶은 직무 있는데 남성이란 이유로 못하는 게 있을 것 같다."

[청년 남성 C씨]
"여성전용 주차장이라든가 이런 것 안타까웠던 부분이, 양성평등 위해 나아가야 하는 게 남성을 불편하게 하면서 여성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여성이 똑같이 남성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 정원이 떨어지면서 여성 올라가는 건 역차별적 요소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장관: 젠더 리포트 조사해보면 여성분들은 남성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남성은 역차별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문제 제기를 했으니 구체적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청년 여성 D씨]
"몇 년 전부터 불법 촬영 문제가 대두하면서 공공화장실 사용 못 하고 있다. 사용할 시에도 칸에 들어가 여러 가지 살피고 휴지로 막고 사용한다…. 불법촬영 문제를 젠더 갈등이라는 범주에서 다룰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서로 다른 젠더가 같은 선상에서 대립한다고 발생하는 게 아니라 불법촬영 대다수 피해자가 여성으로 연구 결과 나온다. 이건 여성에 대한 폭력이지, 갈등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청년 남성 E씨]
"대체복무 중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의 위험 떨어지고 있다고 심리적으로 생각한다. 군대에 당연히 간다라는 인식에서 나는 가야 하는가? 그리고 이제는 마땅한 보상을 당연히 바라게 된다."

장관: "군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굉장히 말 잘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군인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게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여성들도 좀 더 안전한 사회적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오히려 막연하게 느꼈던 젠더 갈등이란 것들이, 자꾸 얘기하고 만나면, SNS에서 왜 증폭되냐면 모르는 사람이라 그렇지 내 친구면 충분히 대화하고. 뭔가 우리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서로가 이해하고 대화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그러면…. 굉장히 반갑단 생각 한다"

[청년 남성 F씨]
"젠더 갈등 취지로 자극적 목소리 내는 유튜버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첫 영상이 궁금해서 제일 밑에 내려가서 봤더니 처음엔 자극적이지 않더라. 그런데 구독자가 늘고 조회 수가 높아지면서부터 매우 수위가 높아지더라…."

[청년 여성 G씨]
"지역에서 여성은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서적 독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건 중앙정부에서 바뀌어야 한다. 인식 개선에 대한 걸 지속해서 알리고 공유하지 않으면 영원히 바뀌지 않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청년 여성 H씨]
"가정에서 남아선호사상 피해 많이 받는데…. 명절에 남자들과 같이 식사 못 하고, 이런 게 비단 제 가족 문제가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 한 번쯤 겪어보지 않았을까 생각 든다. 가정 내 성차별이 모여서 대한민국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성차별 해결에 대한 섬세한 계획이 있었으면 좋겠다."

[청년 여성 I씨]
"젠더 갈등 왜 발생했는지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반복적으로 사회에서 (성차별적인) 모습 봐서 고정관념 생긴 것이다. 성인뿐 아니라 미성년자일 때부터 정규과목으로 남녀평등에 대해 배우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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