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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 혜성처럼 떠오른 액션 히로인

입력 2022-06-30 14:58 수정 2022-06-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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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최종병기 앨리스' 박세완
배우 박세완(27)이 '액션 히로인'으로 거듭났다. 청순하고 밝은 에너지가 인상적이었던 그는 180도 돌변, 걸크러시와 액션 본능을 발산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갈망이 컸던 박세완에게 혜성 같이 찾아온 기회였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24일 첫 공개된 왓챠 오리지널 '최종병기 앨리스'는 킬러라는 정체를 숨겨야 하는 전학생 박세완(겨울)과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한 잘생긴 돌아이 송건희(여름)가 범죄 조직에 쫓기며, 핏빛으로 물든 학교생활을 그린 하드코어 액션 로맨스다. 박세완은 극 중 타이틀롤인 킬러 앨리스 역을 소화했다. 타이틀롤의 무게도 무게지만 장르물 자체가 첫 도전이었던 만큼 작업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한 박세완. 작품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호평에 안도한 모습이었다.

-작품 공개 후 반응을 찾아봤나.

"솔직히 처음 접해본 장르고 처음 도전해본 연기라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공개된 날 (시청자들의 반응을) 많이 찾아본 것 같다. 내가 잘 못 한 것 같아서 긴장을 많이 했다. 그날 밥 한 끼도 못 먹었다. 예고편 나오는 날엔 그날의 힘들었던 부분들이 떠오르며 울컥하더라. 친구들이 잘했다고 해준 말들을 못 믿었는데 애들이 댓글을 캡처까지 해서 보내주더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잘한다' '액션 잘하네' 이런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참 좋더라. 엄마는 보고 우셨다고 하더라. 초등학교 6년 내내 달리기를 하면 꼴찌였다. 내가 얼마나 달리기를 못하는지 아시니까 얼마나 노력했을까 싶어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내게 처음 들어온 장르물이었다. 감독님과 첫 미팅할 때도 '왜 저를?'이라고 물었다. 그럴 정도로 신기하고 좋았다. 이걸 놓치면 다시는 이런 장르물이 안 들어올 것 같아서 도전하고자 결심했다. 겁이 나기도 했지만 한국 나이로 20대의 끝자락이 아닌가. 20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도전했다."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감이 커서 항상 두세 시간 일찍 일어나서 촬영을 했다. 사전 제작이다 보니 중간에 사람들의 반응을 체크할 수도 없지 않나. 부담감을 안은 채로 했다. 연기할 때 부담감은 있되 할 때는 감독님과 얘기하며 하고 작품에 최대한 집중했다."

-액션 준비는 어떻게 했나.

"촬영 한 두 달 전부터 액션 스쿨을 다녔다. 감독님이 가장 중요한 게 달리기라고 했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진짜 매일 헬스와 러닝을 하고 몸 안 다치게 하기 위해 필라테스와 발레 갔다가 액션 스쿨에 가고 그랬다. 내 인생에서 운동을 제일 많이 한 해였다. 작품 끝나고 한 달 동안 잠수를 탔다.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고 지냈다."

-운동을 본래 좋아하는 편은 아닌 것 같다.

"너무 힘들어서 헬스 같은 걸 싫어한다. '왜 이렇게 인생을 힘들게 살아야 하나'란 생각이 든다. 근데 러닝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했다. 요새 밖에서 마스크를 안 끼고 뛰어도 되지 않나. 뛰는 동안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어플 속 아저씨와 함께 뛰고 있다. 액션 스쿨 선생님이 촬영 끝날 때쯤 재밌을 거라고 했는데 진짜 그렇더라. 액션에 또 도전해보고 싶다."

-캐릭터 자체가 고등학생과 킬러라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감독님이 겨울이가 밝을 때는 제가 가지고 있는 밝음을 그대로 표현하면 된다고 해서 그거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 킬러일 때는 감독님이 장르물에 대한 분위기 같은 걸 좀 더 알아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장르물 위주로 많이 봤다. 현실적이지 않아도 그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계속 보고 그랬다. 피, 칼, 총 이런 거 많이 나오는 위주로 봤다. 한창 촬영할 때 드라마 '검은 태양' 할 때라서 챙겨봤고 드라마 '빈센조'도 챙겨봤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총이 무거울 때 자꾸만 현실로 돌아왔다. 총 쏠 때 배가 나오면 안 되는데 무거우니 나도 모르게 배가 나오더라. 실제로도 계속 들고 다니려고 했는데 독백하면서 총을 들고 있으려니 쉽지 않았다. 근데 그중에서도 달리기가 제일 어려웠다. 사람들이 내가 달리는 모습을 보면 기린처럼 뛴다고 놀리곤 했다. 자세를 교정하고 달려야 해서 많이 긴장됐다. 이 과정이 제일 어려웠다."
 
박세완박세완

-장르물의 매력은 무엇인가.

"현실 연기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이런 연기를 하니 재밌었다. 일단 피를 묻혀본 게 처음이었다. 이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 내가 잘하는 걸 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쯤 다른 것에 도전해서 '나 이런 것도 잘해요' 이걸 보여줘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였다. 정말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

-파트너 송건희와의 호흡은 어땠나.

"액션 스쿨을 같이 다녔다. 너무 힘들어서 서로 한 마디도 못했다. 오히려 촬영하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 감독님이 티키타카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둘이 연습도 많이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 둘 다 처음 하는 장르다 보니 서로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20대 끝자락 또 교복을 만났다.

"29살의 기로에서 교복을 못 입는다고 하니 서운해질 찰나였는데 딱 들어와서 나의 마지막 학생물이란 생각으로 촬영에 참여했다. 주변에서 교복이 잘 어울린다고 하면 기분이 좋다. 이게 바로 교복의 자부심인 것 같다. 난 그렇게 꽉 막혀 있지 않다. 10대 역할이 들어온다면 또 할 것이다. 감독님이 10대의 말랑말랑한 눈빛을 유지해야 10대 연기를 계속할 수 있다고 하더라."

-말랑한 10대 눈빛의 유지 비결이 있나.

"평소 멜로물을 좋아한다. '최종병기 앨리스' 촬영할 때도 멜로 좀 그만 보라고 했을 정도로 멜로를 즐겨 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좋아한다. 요즘엔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2'를 재밌게 보고 있다. 아직 그런 달달한 키스신을 못 찍어봤다. 기다리고 있다.(웃음) '최종병기 앨리스'에선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딥한 로맨스를 했다. 눈으로 열심히 사랑했다."

-겨울과의 싱크로율은.

"겨울이가 킬러일 때는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까 다를 수밖에 없는데 고등학생으로 지내면서 친구들과 부딪칠 때 나오는 허당 매력이나 밝음은 비슷했다. 감독님이 너무 어둡게만 보이는 킬러는 싫다고 해서 반전이 있는 킬러를 표현하고자 했다."

-'최종병기 앨리스'의 매력 포인트를 꼽는다면.

"너무 어둡지만은 않은 게 작품의 포인트인 것 같다. 장르물이라고 했을 때 '난 장르물 안 보는데?' 그런 분들도 있는데 가벼운 신도 많고 재밌는 신들도 많다. 그래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세완박세완

-이병헌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대본의 대사를 보면 이병헌 감독님 특유의 대사 코드가 있다. 초반에 맛을 못 살려서 테이크를 많이 갔다. 톤을 익히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웃음 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웃음 참기가 어려웠다."

-제작발표회 때 선배들에 대한 팬심을 표출했다.

"진짜 김성오, 김태훈, 정승길, 차주영 선배님 외에도 허준석 선배님도 팬심 가득이다. 선배님들 덕분에 잘 업혀 갔다. 조금 부족해 보일 때 선배님들이 나오면 영화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도 오히려 우리한테 맞춰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이 작품을 보고 시청자들이 어떤 평가를 해주길 바라나.

"'어? 이런 장르도 안 어울리는 게 아니었네. 잘 어울리네' 이런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플랫폼의 차이를 느끼나.

"플랫폼보다 팀의 호흡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이번에 작업할 때 영화를 하던 팀이라 기존 드라마를 작업할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병헌 감독님과 많은 작업을 했던 팀에 내가 들어간 거라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데뷔 7년 차가 됐더라.

"돌아봤을 때 열심히 달려온 것 같아서 후회는 없다.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출연한 작품들이 있는 걸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 변함은 없다. 현장 가서 배우는 게 많고 계속 감독님, 배우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근데 그건 있는 것 같다. 이전엔 사회성이 제로에 가까웠다. 낯가림이 너무 심했는데 요즘 들어 '말 좀 잘하는데?' 그런 생각을 몇 번 해봤다.(웃음)"

-20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최종병기 앨리스'를 잘 선택한 것 같다. 내게 볼 수 없었던 지점을 스스로도 봤고 한계도 뛰어넘는 느낌이다. 다음에 장르물이 제안 들어오면 더 용기 있게 선택할 수 있게끔 도와준 것 같다."

-30대는 어떻게 꾸려가고 싶나.

"일단 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쉬면 안 될 것 같다. 똑같이 보내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는 30대가 되면 친구랑 유럽에 몇 달 동안 있자고 했었다. 근데 절대 못 갈 것 같다. 유럽 가려면 체력도 필요하고 그렇게 오랜 시간 일 안 하는 걸 견디지 못한다. 둘이서 소소하게 집에서 놀거나 제주도 정도 가지 않을까 싶다."

-요즘 관심사는.

"다음 작품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영어 공부를 했었는데 영어는 권태기 남자 친구 같다. 헤어질 수는 없는데 자꾸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웃음) 거실에 책상만 있다. 화이트보드에 공부해야 할 단어들이 붙어져 있다. 예전엔 매일 공부를 했는데 요즘엔 권태기가 와서 영어랑 멀어져 새로운 작품만 생각하는 중이다. 데뷔 이후에 운동만 했었다. 남는 게 없는 느낌이라 드라마 '두 번은 없다'가 끝나고 나서 공백이 좀 생겼을 때 새로운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영어를 시작했다. 그런데 쉽지 않다. 권태기를 반복 중이다. 지금도 그런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자신만의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면.

"사실 데뷔 초기엔 고르기보다는 불러주시면 감사하다고 해서 참여했던 작품들이다. 지금도 그렇긴 한데 그중에서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걸 찾는 것 같다. 배우는 걸 좋아해서 도전에 좀 더 움직이는 것 같다. 이제 곧 나올 영화 '6/45'에서 북한말을 하는데 그것도 재밌었고, 드라마 '땐뽀걸즈' 때는 춤을 배웠는데 그것도 좋았다. 내가 뭔가 도전할 수 있는 걸 계속 찾는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고 본 분들 역시 그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곳을 향해 달려가려고 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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