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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겜'이어 '종이의 집'…박해수 "글로벌 욕받이? 감사하죠"

입력 2022-06-28 16:02 수정 2022-06-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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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 사진=넷플릭스박해수. 사진=넷플릭스
배우 박해수(40)가 '오징어 게임'에 이어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까지 '글로벌 빌런'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에서 전작과는 다른 카리스마 빌런으로 변신해 전 세계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시리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스페인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3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극 중 박해수는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북한 개천 수용소에서 탈출한 베를린 역을 맡았다. '교수' 유지태, '도쿄' 전종서 등 배우들과 남북한 천재 강도단으로 호흡을 맞췄다.

'오징어 게임'의 상우 캐릭터로 1억 명이 넘는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박해수. 넷플릭스를 타고 한국 콘텐트를 널리 알렸던 그는 이번 '종이의 집'으로 한국 콘텐트의 새로운 매력을 전파한다.

'오징어 게임'에서도 엄청나게 '욕' 먹으며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던 박해수는 '종이의 집'에서도 꽤 '욕' 좀 먹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욕받이라는 별명이 생긴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포스터.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포스터.
박해수. 사진=넷플릭스박해수. 사진=넷플릭스

-한국판 '종이의 집'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스페인 원작의 팬이었다. 재미있게 봤다. 그래서 (출연 결정을 하기까지) 부담이 없진 않았다. (베를린이 원작에서는) 워낙 독보적인 배우가 연기한 배역이기도 했다. 근데 시나리오를 보니 원작과는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았다. (원작 베를린과는) 서사가 다른 캐릭터라 연기해보고 싶었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출연하고 싶기도 했다."

-글로벌 3위에 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한편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좋은 반응에 감사하다. 전부터 좋은 한국 콘텐트가 나오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알려지면서, (한국 콘텐트를 향한) 더 많은 기대와 이야기들이 있는 것 같다. 덕분에 우리 작품도 좋은 성적으로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다. 원작과 차이를 두고 다르게 표현하기보다, 우리가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출연하며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불리고 있다.
"넷플릭스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것은, 연이 닿아서 그런 것 같다. 배우로서는 여러 생각도 든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한국판 '종이의 집'도 좋은 성적으로 출발해 감사하다. 근데 공무원이란 수식어엔 부담감이 크다. 아직 부족하다. 나에게는 감사한 무대가 됐지만, 넷플릭스여서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오직 작품만 보고 선택한 것이 인연이 된 것 같다."

-원작 속 캐릭터와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한 부분이 있나.
"원작과 다르게 표현했다기보다는, 인물 자체가 다르다. 배우를 떠나서, 사람 박해수로서 분단국가와 전쟁 난민에 대한 관심이 많다. 감정 동요가 많은 편이 아닌데, 그 부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번 작품의 참여차면서 개인적 숙제가 있었다. 이 캐릭터가 가장 은유적이고 함축적인데, 현실성 있게보이길 원했다. 지금도 북한의 수용소는 존재한다. 수용소에서 나오신 사람들 이야기를 찾아보면서, 그걸 조금이라도 현실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준비했다."

-극 중 북한말을 사실적으로 쓰더라.
"작품에 들어가면서 평양이 고향이신 선생님을 만나 전체 대사 녹음을 받아서 들었다. 말을 배우기 전에는 선생님 살던 곳에 대한 이야기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해외 시청자에겐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으로 일단 눈길을 끌 것 같은데.
"'오징어 게임' 상우에 대한 인지가 있어서 한국판 '종이의 집'에 접근하신 해외 시청자도 있을 거다. 부담보다는, 감사할 부분이다. 앞으로 준비를 더 철저히 해서 많은 분을 만나야겠다. 부담감이 강한 책임감으로 오고 있다. 무겁지만은 않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
 
박해수. 사진=넷플릭스박해수. 사진=넷플릭스

-강도단 앙상블이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동시에 베를린은 그 안에서 도쿄와 반목하며 갈등을 만들어내야 했다.
"베를린은 인질과 강도단 사이에 갈등을 만들어내야 하는 캐릭터다. 그 부분에 관해 많은 신경을 썼다. 좌중을 압도해야 하고, 심리적으로떨어뜨려 놔야 한다. 그리고 그걸 즐겨야 한다. 캐릭터에 공감하려고 했다. 왜 그런 분열을 즐기는지 이해해 보려고 했다."

-베를린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나.
"베를린은 수용소에서 25년을 지냈다. 그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지 상상해봤다.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통제된 공간 안에서 인간을 가장 잘 다스리는 방법이 공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분열시키는 것이고, 공포를 조장해 군림하는 것이라고 느꼈을 거다. 공감하기 어려웠지만, 베를린이었다면 그런 생각을 분명히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원작과 다른 한국판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국판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소재가 먼저 보였다. 공동경제구역이 만들어지고, 남북 각지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애쓴다. 원작과는 그런 서사가 다르다. 남북한이란 현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판만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아쉬울 것 같은 점이 있다면.
"시청자 입장으로 볼 순 없었다. 상상을 해본다면,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지'하는 생각은 든다. 관계성이 조금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오징어 게임'이 흥행하면서 '종이의 집' 팀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을까.
"여러 영향이 있었을 거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걸어온 길에 '오징어 게임'이 방향성이 됐다. '오징어 게임' 전에도 좋은 성과들이 있었고, '오징어 게임'이 그 길을 또 가게 된 거다. '오징어 게임'처럼, 이후 나올 작품들도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강도단 멤버들, 특히 도쿄 전종서와의 호흡은 어땠나.
"모든 강도단과 7개월간 한 공간에 있었다. 호흡은 말도 못하게 좋았다. 개인적인 고민도 이야기하고 작품 이야기도 나눴다. 앰버, 나이로비와는 밤새도록 통화를 하기도 했다. 전종서와의 만남은 강렬했다. 전종서라는 배우가 가진 깨끗한 카리스마, 순수한 에너지가 있다. 연극을 해서 날 것의 것들을 준비해 갔는데, 전종서는 많이 준비해와서 그곳에서 날 것처럼 연기하더라. 긴장감을 만들어야 하는 신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연기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큰 에너지를 뿜어낸다. 현장에서의 공기는 전종서가 다 가져갔다."
 
박해수. 사진=넷플릭스박해수. 사진=넷플릭스

-연기한 장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
"베를린은 작품 안에서 계속 연설하고 리더로서 군림하려고 한다. 그 부분들이 쉽지 않았다. 좌중을 압도해야 하고, 사투리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전사를 녹여서 강압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라 친절을 가장한 가면을 써야 했다. 친절함과 사자가 먹이를 먹기 직전의 고요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해외 시청자는 한국의 정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봤으면 하나.
"한국 작품 그대로 봐주셨으면 한다.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 한의 정서를 풀어내고, 그 안에서 어떻게 화합하려고 하는지를 봐주시면 될 것 같다. 스페인 원작을 보신 분들에겐 캐릭터가 가진 서로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베를린도 베를린만의 전사가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서로의 매력을 비교하면서, 한국이 가진 새로운 소재를 즐기시면 좋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에 이어서 '종이의 집'까지 글로벌 욕받이가 됐다.
"누군가는 욕받이가 돼야하니까, 내가 욕받이가 되겠다.(웃음) 이런 역할로 욕을 먹는 건 감사한 일이다. 욕을 먹으면서도 그 안에서 정당성이나 논리가 느껴지면 괜찮은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얻고 싶나.
"어떤 이미지를 얻기보다는, '한국에 이런 배우가 있구나. 한국에 참 열심히 하는 배우가 있구나'를 느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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