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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간장 한 사발' 발언에…안철수 "속이 타나 보다"

입력 2022-06-2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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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했었죠. 안철수,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었는데요. 오늘(27일) 장 의원이 대표로 있는 '미래혁신포럼 행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 안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습니다. 문제의 간장 발언에 대해서 안 의원은 "속이 타나 보다"라고 말했는데, 관련 내용을 국회상황실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올해 37살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지난 토요일에 흰 머리 세가닥 사진을 올렸습니다. "동시에 세 가닥 처음 뽑아본다"고도 썼는데요. 당내 공격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단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스트레스는 거의 없고요. 현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저는 글쎄요. 지금 당이 개혁 동력이라는 것은 항상 유한합니다. 유한한 동력을 적재적소에 써야 되는데 당이든, 신정부든 이런 것들을 실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개혁, 혁신위원회를 띄운 당 대표 본인을 공격하지 말라는 속뜻이 담긴 거겠죠. 그럼 왜 세 가닥일까요. 오늘 상황실에선 이 대표를 힘들게 하는 이 흰 머리 세 가닥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대표의 고민 세 가지, 아마 이게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손오공이 돼서 이 머리카락들을 한번 불어보면요. 친 윤석열 계와 안철수 의원, 윤리위입니다. 먼저 친윤계, 이 대표가 대선 때부터 줄곧 각을 세워온 '윤핵관'들이죠. 대표적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오늘 본인이 대표로 있는 '미래혁신포럼' 행사를 열었습니다. 하필 이 대표의 '혁신위' 첫 회의와 같은 날이라 뒷말이 나왔는데요. 앞서 출범시키려 했던 '민들레'모임은 "친윤계 세력화냐" "사조직이냐"는 비판을 받고 일단 접은 상태죠. 오늘 모임의 취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모임에 오려고) 나서는데 우리 보좌관 한 명이 저한테 와서 '인사말 뭐라고 하실 겁니까' 그래요. 걱정이 됐나 봐요. 그러면서 '인사말을 가장 짧게 하는 것이 이 포럼의 취지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길이다' 그래요. 참 좋은 보좌관을 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모임 역시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했습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절반 정도인 50여 명이 모였으니 '친윤계'만 모였다곤 할 수 없을 듯한데요. 오늘 모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강연을 듣는 자리였는데 '윤핵관'으로 불렸던 의원들이 차례로 축사를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우리 장제원 의원께서 21대 국회 구성 직후에 이 미래혁신포럼을 만들었는데 그때 초청한 연사들 기억나십니까. 대권후보들 중심으로 초청을 했습니다. 뭐, 원희룡, 홍준표. 그때 초청받지 못한 분이 결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의원 : 그 당시 별의 순간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전) 위원장님 기억하세요? 저한테 제일 먼저 하셨어요. 별의 순간. 윤석열한테 가서 전하라고 별의 순간 놓치지 말라고. 제가 그 말씀을 아주 조심스럽게 전한 기억이 나고…]

여기서 잠깐, 장 의원의 포럼 얘기를 하는 중이지만, 흰 머리 두 번째 가닥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로 안철수 의원인데요. 안 의원은 이 대표와 여전히 '최고위원' 인선 문제를 놓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죠. 오늘은 장 의원 모임에 참석했는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오른쪽엔 장 의원, 왼쪽엔 안철수 의원이 앉은 점이 눈에 띕니다. 안 의원, 합당 이후 친윤계와 스킨십을 강화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죠. 오늘도 예정에 없던 축사를 했습니다. 오늘의 타겟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었을까요.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 쓴 책을 모두 봤다며 추켜세웠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정말 정치의 본질적인 부분들을 하나하나 이렇게 짚어주시면서, 제가 10년 정치를 하면서 왜 이런 기본적인 깊은 그런 의미에 대해서 깨닫지 못했던가 (하고) 반성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 깊이 있는 그 내용, 앞으로 제 평생의 정치를 하는데 지표로 삼아야 되겠다는…]

그런데 안 의원, 원래는 앙숙인 이준석 대표만큼이나 김 전 위원장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죠. 관계 개선에 나서려고 마음을 크게 먹은 듯 합니다.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해 3월 17일) : 김종인 위원장님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습니다. 혹시 그분과 착각해서 그러신 것 아닌가.]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3월 18일) : 그 사람(안철수 후보)은 내가 보기엔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아.]

친 윤석열계의 대표 장제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결합, 이 대표는 지난 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라고 두 사람을 겨냥하기도 했었는데요. 실제로 오늘 모임에서 두 사람이 김 전 위원장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 대표의 '간장 한 사발'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묻자 두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무슨 말인지 저는 이해가 안 가네요. 뭐 속이 타나 보죠.]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나 그거 무슨 말인지 몰라요. 이준석 대표님하고 어떤 갈등이 있어요, 저하고? (계속 언급을 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서로요? 서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고 저는 어떤 언급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 대표는 장제원, 안철수 의원 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회동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입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이달 중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리위를 이틀 앞두고 2차 회동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고도 했는데요. 대통령실은 "두 사람의 비공개 만찬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 24일) : 당무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닙니다.]

반면 이 대표는 대통령과의 회동이나 접견 일정을 공개할 순 없다면서 여지를 뒀습니다.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도 했는데요. 회동 취소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이 윤리위를 앞두고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 보도엔 두 사람의 회동 기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두 사람의 친분을 강조해 "윤리위 징계 국면을 벗어나려는 이 대표 측의 시도"라는 해석이 담겼습니다. 이 대표는 "상시적인 소통과 윤리위를 엮는 건 정치적인 의도가 과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자꾸 무슨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 가지고 윤리위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 특히 여당 같은 경우에는 제가 누차 밝힌 것처럼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정무라인을 통해서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여당 대표가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 정치권의 시각은 엇갈렸는데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실의 발언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대통령실에서 회동이 없었던 것을 없었다고 했겠지 있었던 것을 없었다고 거짓말했을 리는 만무하겠죠. 특히 윤리위를 앞둔 시점에 무슨 회동이 있었느냐고 계속해서 자꾸 부풀려 나가니까 회동이 없었던 것을 없었다고 해명한 것이라고 보고요.]

김 의원은 그러나 "현안 의견을 조율해왔다"는 이 대표의 말도 틀린 건 아닐 거라고 했습니다. 야권에서는 대통령실의 입장이 이 대표의 윤리위를 의식한 발언이었을 거란 추측이 나왔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대통령은 안 만났다. 집권 여당 대표 이준석은 만났다. 이게 뭐예요? 만났으면 만났다고 얘기해야지 진실 공방으로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국기 문란으로 나타나는 거예요. 이게 국정 문란이 되는 거예요.]

진실이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 윤 대통령은 나토 회의를 위해 스페인으로 떠났습니다. 서울공항에서 열린 대통령 환송행사에 이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같은 시간에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과거 정부에선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을 할 땐 관행처럼 여당 대표와 지도부가 배웅을 나가 손을 흔들곤 했었죠. 불참한 이 대표와 달리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참석 요청은 없었지만, 마침 그 시간에 일정이 비어서 환송행사에 참석했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를 힘들게 하는 세 번째 흰머리 가닥은 윤리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죠. 이 대표는 "안 의원 측에서 윤리위에 특별한 관심이 있군요"라면서 친윤계 뿐 아니라 안 의원까지 윤리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선을 넓혔는데요. 이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은 이른바 '장제원, 안철수 배후설'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하 의원은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7억 각서'라는 증거가 있는 상황은 인정하지만, 이 대표에게까지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봤습니다. 본인의 바람도 일부 담긴 발언인 듯 한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핵심 쟁점은 '이준석 대표가 김철근 실장을 시켜서 7억 각서를 쓰게 했느냐' 이건데. 이준석, 김철근 연결고리가 확인이 안 되고 있거든요. 이건 수사를 통해서만 확인이 되는 것이고. 때문에 김철근 실장은 징계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대표하고 무관한 징계가 될 수도 있고요.]

모처럼 이 대표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입니다. 홍 당선인은 본인이 40년 동안 '여성스캔들'이 없는 이유'라는 글을 썼습니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우리 순삼이' 그러니까 부인 이순삼 씨 덕분이라면서 이 대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표와 또다른 야당 인사를 묶어서 언급했는데,한번 들어보시죠.

[홍준표/대구시장 당선인 (음성대역) : 세상 살다 보면 실수할 때도 있는데 그걸 모든 가치판단의 중심으로 치부해버리는 세상이 되다 보니 참 그렇네요. 이준석 대표도 잘 헤쳐나가기 바랍니다. 성남 총각도 멀쩡하게 야당 지도자가 되어있지 않습니까.]

듣다보니 응원인지 저격인지 약간 애매하긴 한데요. 이준석 대표는 흰 머리 세 가닥으로 곤란한 상황을 표현했지만,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무슨 갈등이 있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장 의원도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의 환송행사에 나가진 않았지만, 직접 통화하면서 환송인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친윤계와 발맞추는 안철수 의원까지, 이 대표의 전선이 점점 넓어지는 듯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 환송행사 불참…안철수, 장제원 모임 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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