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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행보' 이재명, 출마 결심?…김민석 '분당론' 제기

입력 2022-06-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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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지난 주말, 지지자들과 '트위터 번개'를 가졌습니다. '계양산 모임'에 이어서 2주 연속으로 소통 행보를 이어간 건데요. 당내에선 최근 잇따른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미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톡 쏘는 정치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불출마 압박? 이재명 '설득의 심리학' 강조…'97'보다 먼저 깃발든 '86' 김민석 "당 깨진다" >

'1박 2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 참석했던 이재명 의원, 면전에서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를 들었죠. 이 의원은 일단 말을 아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4일) : (불출마 얘기가 나왔다던데,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들의 고통이 참으로 극심합니다.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전당대회 관련 입장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

분명 의원들에겐 '108번뇌'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민주당 안에선 비판과 해석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대선의 후보자로서 패배의 장본인이었고, 또 지방선거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총지휘를 어쨌든 했고 그 결과에 대해서 정치인은 무한 책임을 져야 되는 건 당연한 도리이고 그렇다면 책임을 져야 될 입장이지 108번뇌를 할 입장이 아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의원(한테) 홍영표 의원 등이 면전에서 '출마하지 마라.' 또 설훈 의원, 전해철 의원 이렇게 압박을 했는데 거기서 백팔번뇌 중이다 그래서 아, 나오는구나. 저는 나온다고 봅니다.]

이 의원은 이미 결심을 굳힌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최근 지지자들과 소통면을 넓혀 가고 있죠? 계양산 모임에 이어, 지난 주말엔 '트위터 번개'를 가졌습니다. 이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설득의 심리학'이란 책을 한 권 추천했는데요. "억압보다 설득이 인간적일 뿐 아니라, 훨씬 더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는 추천 이유를 달았습니다. 최근 팬덤정치로 도마에 오른 '개딸'들을 향한 메시진가 싶었는데, 뒤에 문장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정치인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최근 당내에서 쏟아진 불출마 압박, 설득이 아닌 억압이 아니냐, 속내를 슬쩍 내비친 겁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죠. 정성호 의원도 이런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핵심 당원들은 '니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이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날을 세웠는데요. 워크숍에서 이 의원을 타깃삼아 쏟아진 불출마 요구를 정면으로 비판한 겁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4일) : (설훈 의원이) '같이 나가지 말자' 그랬다는 거죠. (다른 의원이) '설훈 의원부터 나가지 마라' 또 이렇게도 얘기를 했고. '같이 나가지 말자고 하지 말고 먼저 나가지 마라' 이런, 약간 농담 섞인 그런 얘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냐라는 의견들이…]

정성호 의원은 좀 더 당당하게 자신이 대안이라고 주장을 하라, 지적을 하기도 했는데요. 비명계에서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는 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나오지 말라고 하는 그런 인사들이 합쳐서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이재명 의원도 생각하지 않을 것 아닌가. 세대교체를 위해서 79세대인지 97세대인지 이런 사람들도 한번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그러지 전부 말로만 하고 당신 나오지 마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나오더라고요.]

민주당의 새로운 대안으로 이른바 '97그룹'이 주목을 받고 있죠. 다만, 당내에선 젊다고 새로운 건 아니다, 곱지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문재인 정부의 앞에 서서 홍위병 역할을 해왔던 분들이 초재선 의원들 중에서 적지 않고요. 또 이재명 후보의 여러 가지 그런 행태들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방조자, 방관자적 입장에 놓여 있던 그런 분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또는 앞에 나섰던 분들도 있기 때문에 책임의 문제가 간단치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97그룹' 내에서도 나는 남들과 다르다, '차별화'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6년 동안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할 말을 해야 될 때 할 말 했냐, 할 일을 해야 될 때 뒷걸음치지는 않았냐. 이게 되게 중요하다고 봐요. 무조건 나이만 같다, 나이가 좀 젊다. 이런 걸로 새로운 인물이다라고 포장돼서 나가는 것이 적절하겠어요?]

97그룹이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97그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86세대'가 먼저 치고 나갔습니다. 정청래 의원에 이어 김민석 의원이 당권 도전을 시사하고 나섰는데요. 최근 당을 뜨겁게 달궜던 '86용퇴론'이 무색해지는 듯싶습니다. 김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지난 서울시장 출마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었죠?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4월 4일) : 86용퇴론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합니다.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 홀로 등산을 선언하는 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왜 내 산행 계획까지 막느냐? 불만 제기였나 봅니다. 김 의원은 "의원 워크숍 이후 고민이 깊어졌다"며 "이대로 가서 당이 깨지지 않겠느냐", 공개적으로 분당 가능성도 제기했는데요. 민주당이 '갈등의 늪'에 한 발을 담근 상태인데, 한발 더 나가면 '분열의 수렁'이라는 겁니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거겠죠. 문득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당내에선 당의 분열을 막고, 제대로 쇄신하기 위해 외부에서 '강심장'을 모셔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당의 온정주의라든가 계파라든가 팬덤으로부터 좀 더 비교적 거리를 두고 자유롭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악역도 자처하고 할 수 있는 그런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전북대 강준만 교수님이라든가.]

강준만 명예교수는 지난 2014년에도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이 됐었죠. 본인이 고사를 했지만 말입니다. 강 교수는 '타협의 정치'를 오랫동안 강조해 왔는데요.

[강준만/전북대 교수 (JTBC '뉴스룸' / 2014년 9월 29일) : (타협할 수 없는 상황, 그만큼 또 상대편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시는 부분은 없을까요?) 이 정당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 소위 우리 인터넷의 1%의 법칙이라고 들어보셨죠? (들어봤습니다.) 웬만한 웹사이트에 콘텐츠 창출하는 사람이 1%입니다. 댓글 올리는 사람이 9%입니다. 댓글 달고 SNS에 메시지 날리고 전화 걸어서 항의하고 시위하는데 해주시고 돈도 갖다 바쳐주시고 10% 미만입니다. (그런데 이제 90%는 침묵한다 하더라도 침묵한 다수가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란 말이지요.) 이야기를 못 하죠.]

글쎄요. 친명계든 비명계든 '강준만 카드'를 '타협안'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보입니다.

< '개딸' 비판은 OK! '문파'는 NO? 이원욱 "박지현, 최고위원 하고 싶나" >

'폭력적 팬덤'이라며 이른바 '개딸'을 강하게 비판했던 민주당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박 전 위원장이 이번엔 '극렬 문파'를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폭력적 팬덤'의 원조라는 건데요. 특히 이재명 의원이 '눈엣가시'로 고초를 겪었다, 지적을 한 겁니다. 박 전 위원장이 '문파'를 문제삼자, 이원욱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이재명 의원 팬덤에 호감을 사서, 최고위원에라도 도전하고 싶은 거냐" 비꼰 건데요. 박 전 위원장이 '개딸'을 비판할 땐, 열심히 옹호를 하더니 '문파'를 건드리자 입장을 싹 바꾼 겁니다. 이러니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거겠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계파의 곁불을 뗐던 분들이 자꾸 계파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시고 또 팬덤 정치를 벗어나자고 그러면서 팬덤 정치 방치하고 계셨던 분들이 민주당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하시는 것은 국민들이 다 알고 기억하는 게 조금 적절한가 싶기는 해요.]

더욱이 박 전 비대위원장이 '개딸'의 호감을 사, 최고위원에 도전을 한다라? 글쎄요. 박 전 위원장에게 붙은 '수박' 딱지, 쉽게 떼어질까요? 최근엔 국민의힘으로 덧입혀진 합성사진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 의원 본인이 "우리 괴물이 되지 맙시다"라고 옹호했던 걸 그새 까먹은 건 아니겠죠? 여기에 '극렬 문파', 팬덤 정치의 원조인 건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재명 의원이 주요 '타깃'이었던 것도 부인하긴 어렵습니다.

[이재명/당시 경기지사 (지난해 4월 20일) : 일반당원은 수백만에, 300만에 달한다고 하는데 그중에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좀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과잉반응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좀 으레 있는 일상의 일부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경 안 쓰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한 천 개쯤 차단하면 안 들어온다고 합니다.]

당시 극성 당원 '1000명설'(이재명), 2000명설'(조응천)이 흘러나왔죠. 당시 무슨 소리냐? 20만명설을 주장한 인사도 있었습니다. 바로 정청래 의원인데요. '문자폭탄'은 '문자행동'이라며 '극렬 문파'의 행동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사실, 민주당 팬덤정치의 원조, 바로 정 의원입니다. 지난 2016년,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자 열성 지지자들이 나섰는데요. 당시 당 지도부에 사용했던 방법, 참 낯이 익습니다. 전화, 문자 폭탄, 탈당계 팩스 공세, 말 그대로 '팬덤정치' 활동의 전례가 됐습니다. 이른바 '18원 후원금'도 지난 2016년, 정 의원이 공개적으로 독려하기 시작했죠. 첫 타깃은 '새누리당'이었지만, 이내 당내 인사들에게도 화살이 돌아왔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가 대표적인 피해자인데요. 지난 2017년, 민주연구원에서 만든 '개헌 저지 보고서'를 비판했다가 문파들의 '18원' 공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이를 강하게 비판했던 당내 인사,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었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2017년 1월 6일) :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정말로 그러면 안 돼요. 입장 다르다고 어떻게 그런 식의 공격을 합니까.]

'극렬 문파'와 함께하며 '팬덤 정치'를 이끌었던 정청래 의원, 지금은 '개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죠. 이 역시 아이러니한데요. 어찌보면 정 의원은 자신이 생각하는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 의원이 내놨던 책, 정청래의 국회의원 사용법에는 이런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유권자의 최고단위 정치행위, 팬클럽이라고 말입니다. 정 의원은 '개딸'을 비판하는 당내 목소리에 "팬덤은 죄가 없다"며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죠. "팬덤을 욕할 시간에 나는 왜 팬덤이 형성되지 않는가에 대해 한번 성찰해보라"고 말입니다. 팬덤에 충실한 정치, 그래서일까요?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도,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가능성을 열어뒀죠. 지지층이 '이재명 당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그림을 많이 원하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문득 이 말이 떠오르네요. 오늘의 톡 쏘는 정치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 남자'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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