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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좋은 부모 만나' 지적장애 딸 살해한 엄마…징역 6년

입력 2022-06-24 20:15 수정 2022-06-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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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홀로 키우다 숨지게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50대 엄마에게 1심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함께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해볼 점들을 이가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3월 2일 새벽 경기도 시흥 주택가 50대 엄마는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딸이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홀로 키워온 딸의 숨을 막았습니다.

죽음을 확인한 엄마는 자신 역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합니다.

그리고 경찰에 자신이 딸을 죽였다고 신고했습니다.

이 엄마가 남긴 유서에 적힌 말.

'다음 생에는 더 좋은 부모 만나라' (출처: 수사 관계자)

사건 발생 2년 전인 2019년.

엄마는 갑상샘암을 진단받고 수술했습니다.

지난해엔 우울증이 생겨 병원을 오가며 치료받았습니다.

엄마는 이때 현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딸이 나 없이 혼자 살아가기 어려울 것' (출처: 판결문)

다시 2022년 오늘(24일).

살인죄 피고인이 된 엄마에게 법원은 1심 선고를 내렸습니다.

죄명 살인, 징역 6년.

살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선 안 되는 점, 사건 발생 이틀 전에도 살해를 시도한 점이 엄마의 벌을 무겁게 했습니다.

암 수술,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 그리고 오랜 시간 혼자 지적장애 딸을 헌신적으로 양육한 점은 벌을 줄여줄 이유였습니다.

A4 용지 6장 분량 짧은 판결문에는 이 엄마의 인생 조각 조각이 죗값을 줄이고 늘리는 근거로 요약돼있습니다.

하지만 이 엄마가 20년 넘게 혼자 떠안아야 했던 돌봄의 무게는 담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지적장애 부모들의 한결 같은 소원.

개인에게만 전가된 돌봄을 사회가 나눠 가질 때 이런 비극이 없어질 수 있을 거란 반성은 판결문 밖 우리들 몫입니다.

(VJ : 장지훈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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