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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전에서 '불출마 요구' 들은 이재명…"진지하게 경청"

입력 2022-06-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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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어제(23일)부터 오늘까지 1박 2일간 의원 워크숍을 했습니다. 사실상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둘러싼 설왕설래의 장이 됐다고 하는데요. 친문계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이 이 의원의 앞에서 불출마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재명 의원은 '많은 의견을 듣고 있고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는데,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워크숍 관련 상황, 약은 약사에게 상황은 류정화 상황실장에게 내일 류 실장이 잘 정리해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익신 멘토의 톡 쏘는 한마디, 이런 걸 전문용어로 '퉁 친다'고 하죠. 설마했는데, 진짜로 오늘 제가 민주당 워크숍 발제를 맡게 됐습니다. 발제를 배분하는 '토일남' 복국장의 배후에는 조멘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조 멘토, 다 계획이 있었던 겁니다.

어제부터 1박 2일간 있었던 민주당 워크숍으로 바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새롭게, 민주당'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170명 의원 중 155명이 참석했는데요. 민주당, 요즘 선거패배를 극복하고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죠. 이 자리에서만은 하늘색 티셔츠를 다같이 맞춰입고 한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화이팅'을 외치는 의원들의 관심은 한 사람에게 쏠렸습니다. 선거 패배와 차기 전대 논의의 중심 이재명 의원입니다. 이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후 의원들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인데요. 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될 거란 질문에 몸을 낮췄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워크숍은 매우 중요한 일정이기 때문에 오늘은 의견도 같이 나누고 모두가 다 선배 의원님들이시기 때문에 선배 의원님들 말씀을 잘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올 텐데…) 선거 개표 날 말씀드린 내용과 다른 게 없습니다. 제일 큰 책임은 후보인 저한테 있는 것이죠.]

민주당 워크숍, 재선 의원들의 '불출마 요구' 입장문이 나오고, 친문계 당권주자였던 전해철 전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한 지 하루 뒤 진행됐죠. 전 전 장관은 계파싸움 즉 친명 대 친문 프레임을 벗기 위해서라도 "먼저 내려놓는 것이 민주당의 반성과 성찰의 자세"라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이 의원의 '동반 불출마'를 요구한 셈입니다.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패배를 딛고 어떻게 극복하냐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중요한 의제이고 또 준비를 해야 될 그런 여러 가지 모습일 텐데 사실 이재명 고문의 불출마, 출마 문제가 이런 논의를 막아버리는 효과가 있거든요.]

하지만 워크숍 행사장에 들어서는 이 의원은 끄떡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출마 의지를 밝힐 거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의견을 계속 듣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의원님들을 포함해서 당원들, 우리 국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고 있는 중입니다. (전해철 의원님 등 불출마를 하시고 계신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뭐, 특별한 의견이 없습니다.]

워크숍 과정에선 어땠을까요. 이 의원,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어제 저녁 조별 분임토론에 때 또다른 친문 당권주자 홍영표 의원과 한 조가 됐는데요. 10명씩 추첨으로 조를 짰는데, 하필 두 사람이 같은 조가 돼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겁니다. 홍 의원은 이 의원의 면전에서 "통합과 단결을 위해선 이 의원이 불출마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걸로 알려집니다. "내가 출마한다고 이 의원과 게임이 되겠냐?"는 농담 섞인 말로 말을 걸었다고 하는데요.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재명 의원도 나오지 말고 홍영표도 나오지 말고 이게 우리 의원들의 대선, 지선 이후에 어떤 위기의식에서 나온 거다. 그걸 우리가 굉장히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된다. 그런 얘기는 뭐 같이 공감을 했죠.]

이 의원은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합니다. 복수의 의원 취재 결과, 또다른 의원이 당권은 잡았지만 대선에선 실패한 "이회창 황교안의 길을 가서야 되겠느냐"고 홍 의원을 거들었더니, 이 의원은 '당권을 잡는다고 대선가도에 꼭 유리한 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고민중이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합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 당시 "불리할 걸 알지만 나왔다"고 했던 발언과 유사한 발언인데요. 참석자들은 '출마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들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하필 이 의원이 속한 조에는 이른바 '친명계' 의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홍 의원 외에도 박광온 의원, 김의겸 의원 이름이 눈에 띄죠. 일각에선 '죽음의 조'라는 얘기도 나왔는데, 실제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술도 한잔씩 하는 자유분임토론이 이뤄졌다고 하는데, 같은 조에 배석한 허영 의원의 말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오랜만에 화제의 인물과 직접 통화해보는 류실장의 '그와 나의 전화 통화, 그나저나' 가보겠습니다.

[허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술도 한 잔씩 하면서 이렇게 분임토론을 하는 그런 자리였나 보죠?) 주제는 뭐 없었죠. 자유롭게. 글로벌 이런 경제 위기에 대한 진단과 이게 참 위기감 같은 것들을 서로 간에 공유하는 시간이 더 많았고요. 한두 잔 술 들어가니 마음에 있는 얘기들도 허심탄회하게 나왔고. (홍영표 의원이 불출마를 요구했다는데 이재명 의원의 반응은?) 진지하게 경청하셨고, 일부 발언은 하셨지만 경청하고 고민하고 있는 그런 모습이셨습니다. 홍영표 의원도 예의를 갖춰서 여하튼 통합과 단결을 강조하셨어요. (이재명 의원이 먼저 자리를 떴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뭐 이재명 의원이니까 우리 같은 조의 의원들만 인사할 순 없잖아요. 양해를 잘 구하고 나가셨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토론을 진행을 했습니다. (허영 의원은 뭐라고 하셨는지?) 당이 대선, 지선 패배 이후에 평가의 과정이 있는데 책임공방, 이런 게 주된 쟁점화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당이 나아가야 할 그 비전경쟁이 돼야 된다. 저는 뭐 빨리 결정했으면 좋겠다. 나가든 안 나가든 이재명 후보께 직접적으로 말씀을 드렸어요. (세대교체 얘기도 나오는데…) 당연히 새 리더십 당에 세워져야 되고 당의 노선과 정책, 당의 새로운 비전 이런 걸로. 나이, 세대로 새로운 기준점을 잡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홍 의원 외에도 이 의원의 면전에서 불출마를 요구한 사람이 또 있었다고 하죠. 바로 설훈 의원입니다. 설 의원은 얼마 전 갑자기 본인이 전대 출마 의지를 내비쳤단 소식 전해드렸었는데, 일종의 논개작전이었을까요. 직접 이 의원의 방을 찾아가서 불출마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이 의원 측 의원들과 농담섞인 설왕설래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설훈 의원이) '같이 나가지 말자' 그랬다는 거죠. (다른 의원이) '설훈 의원부터 나가지 마라' 또 이렇게 얘기를 했고. '같이 나가지 말자고 하지 말고 먼저 나가지 마라' 이런 약간 농담 섞인 그런 얘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는 선거 패배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이번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느냐라는 의견들이…]

이런 면전에서의 대화, 어떤 효과를 가져왔을까요. 일단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얼굴 앞에서 서로 보면서 얘기하는 게 훨씬 좋아요. 상대방 죽으라고 나오지 말라는 거 아니고 누구는 안 된다 그럼 안 된다. 그런 얘기를 웃으면서 서로 할 수 있으면 좋잖아.]

이재명 의원이 어떤 대답을 내놨을지 궁금한데요. 워크숍을 끝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의원 : (불출마 얘기가 나왔다던데,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국민들의 고통이 참으로 극심합니다.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에 대해서 한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전당대회 관련 입장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

이 의원은 말을 아꼈지만, 친명계의 속내가 담긴 발언이 나왔다고 할까요. 양문석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설왕설래의 종지부를 찍겠다면서, 지난 선거 패배의 원인, 이른바 '친문 세력'에게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양문석/전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자폭하는 심정으로 금기를 깨야. 대선 패배의, 지선 패배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총리의 무능이 핵심 원인이 아닙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핵심 중 핵심이 아닙니까?]

논란이 되자 이 글은 지웠는데요. 결국 이 의원의 출마는 이 의원이 결정할 몫이겠죠. 결과적으론 지탄의 대상이 됐던 인천 계양을 출마 때도, 이 의원 측근 '7인회'는 만류했지만 이 의원은 출마를 강행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저는 이재명 의원 출마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재명 본인이 결정할 문제예요. 누가 나오라, 나오지 마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최근 이 의원에 대해서는 여러갈래의 검경 수사도 이뤄지고 있죠.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쌍방울 그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고요. 대장동 의혹과 백현동 아파트 용도 변경 문제, 성남 FC 후원금 문제 등도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 문제들 때문에라도 이 의원이 출마할 거라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한 친명계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권력의지는 분명하고, 이 의원을 겨냥한 검·경 수사 때문에라도 이 의원이 직접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의원, 워크숍에서 여러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혔지만 당권 도전에 대해선 말을 아꼈는데요. 복수의 참석자들은 "현재로선 출마에 무게가 실린 느낌을 받았다. 다만 여러 당내 토론회가 있었고 여러 경로로 불출마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소식도, 앞으로 다정회에서 확인해주세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면전에서 '불출마 요구' 들은 이재명…"진지하게 경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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