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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발 혁신위, 윤핵관 견제?…안철수는 친윤계와 '밀착'

입력 2022-06-2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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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우여곡절 끝에 오늘(23일) 혁신위를 출범했습니다. 혁신위의 과제는 공천 개혁이 주축이 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향후 친윤계가 공천에 개입할 여지를 막기 위해서 이준석 대표가 포석을 깔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와중에 안철수 의원은 친윤계들과 접촉 면을 넓혀가는 분위기인데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앞으로 아무쪼록 혁신위의 활동을 통해가지고 대선과 지방 승리, 선거 승리를 넘어서서 확실하게 저희가 의회에서도 다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그런 기초를 닦는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추진해온 숙원 사업이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오늘 닻을 올렸습니다. 이 대표가 정당 개혁을 기치로 혁신위 설치를 제안한 지 21일만인데요.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 속에 출범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죠. 어찌 됐든 이제 기차는 출발했습니다.

[홍준표 (화면제공 : 여영국 의원 / 2016년 7월 12일) :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

출범 전부터 이 대표의 사조직이란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그 지적이 타당한지 혁신위의 면면을 들여다 볼까요.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살펴보면요. 우선 혁신위의 리더, 최재형 의원입니다. 공정과 소신, 그리고 애국심의 상징이란 평가를 받는 인물이죠.

[최재형/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난해 8월 4일)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 대표가 최 의원을 위원장으로 앉힌 이유, 중립 측면에선 뒷말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을 텐데요. 최 위원장은 특정 인물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원칙주의자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21일) : 특히 그 장을 맡으신 최재형 의원 같은 경우에는 평소에 공명정대함으로 이제 유명한 분인데, 그분에게 사조직 결국에는 이준석의 말을 따르는 사조직이다. 이런 건데, 그런 게 굉장히 불명예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한데 그런 걸 막 던지거든요.]

혁신위 구성원, 최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5명입니다. 당 최고위원 7명이 각각 1명의 혁신위원을 추천하고, 혁신위원장이 나머지 7명을 직권으로 추천했는데요. 최 위원장이 이 대표의 예상대로 움직여준 듯합니다. 최 위원장은 조해진 의원을 부위원장으로 추천했는데요. 조 의원, 윤핵관도 그렇다고 이핵관도 아닌 이른바 '비핵관'으로 불리는 3선 중진입니다.

[조해진/국민의힘 의원 (4월 8일) : 윤핵관이 되고 싶었는데 꿈을 못 이룬 '미생' 윤핵관 조해진입니다.]

조 의원을 제외한 혁신위원장 몫 혁신위원, 1970~1980년생으로 3050세대가 주축입니다. 평균 연령대를 낮춰 참신하고 다양한 개혁 의제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치 성향도 두루 고려한 것 같습니다. 국민의당 출신도 포함됐죠.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속 인사도 참여했는데요. 다각적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한 점이 눈에 띕니다.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 당내 사정을 잘 알고 또 당 개혁의 가치를 알고 있으며, 또 다양한 시각에서 당을 바라볼 수 있는 분들을 모셨습니다.]

혁신위 구성 콘셉트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다양한 스펙트럼'인데요. 최고위원 몫 혁신위원까지 더해 놓고 보면 초선 의원부터 여성, 호남 인사까지 넓은 인적 구성을 보입니다. 민주당보다 전향적으로 혁신을 주도해가겠다는 이 대표의 구상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혁신위가 하게 될 일은 뭘까요? 이 대표가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잠깐 보면요. "혁신위를 '사조직 논란'으로 다리 한 번 부러뜨리고 여론 조사해도 필요하다고 하는 국민이 훨씬 많다"고 썼죠. 혁신위 출범의 당위성과 명분을 강조한 건데요. 그러면서 "옳은 방향으로 계속 가면 된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방향으로"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그들'은 당의 주류로 떠오른 윤핵관을 포함한 친윤계인 것 같은데요. 이 대표, 지난 대선 때부터 윤핵관과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에 놓여 있었죠. 준석열 브라더스가 연애의 온도를 찍으며 아슬아슬한 밀고 당기기를 벌였던 중심에는 늘 윤핵관 문제가 끼어 있었습니다.

[영화 '연애의 온도' : 너 도대체 애가 왜 그래. 왜 그렇게 다 네 마음대로야?]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7일) :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영화 '연애의 온도' : 내가? 내가 내 마음대로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춰주고 있는데 뭐가 내 마음대로라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월 5일) : 이준석이 있을 때는 뭐 패싱하고, 이준석이 없으면 왜 나갔냐 그러면서 돌아오라고 하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부터 자신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던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죠. 윤핵관들이 사전에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켰기 때문이란 의심인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 지난 17일) : 이제 7월달에 저와 윤석열 그 당시 후보랑 첫 조우가 있었는데 그 사이에 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정보의 인풋이 들어간 거 같아요. 근데 그것은 말 그대로 부정적인 묘사가 많았겠죠 주변에서. 그래서 제가 이제 그때 느꼈던 게 뭐냐면 '어, 뭐지?' 선입견이 엄청납니다.]

따라서 이준석발 혁신위가 집중할 과제, 여러 당무 관련 개혁도 있겠지만 공천 제도 개혁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대표, 애초 지난 지방선거 때 처음 도입한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를 확대 적용한다는 중장기적 구상을 갖고 있었죠. 이번 혁신위에서 시스템 공천을 완성해 윤핵관들이 다음 총선 공천에 개입할 여지를 원천 차단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 3일) : 공천 과정이 좀 더 투명하게 이루어지고 공천에 관한 여러 가지 포지티브한 규정이든지 네거티브한 규정이든지 명확히 해서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공천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을 좀 재고하겠다.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 뭐 이런 것들을 최소화해야 되겠죠.]

이 대표,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으로 윤리위 심의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 대표가 징계를 받는다면 혁신위의 동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혁신위만큼은 반드시 정상 가동하기 위한 비상 계획도 짜둔 것 같습니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윤리위와 혁신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윤리위 결과와 관계없이 혁신위는 그대로 갈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이 대표가 안티 윤핵관을 기조로 혁신을 밀어 붙이는 사이 반대의 길로 들어선 이도 있죠. '반이준석' 겸 '친윤석열' 라인을 제대로 탄 분인데요.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해 11월 3일) : (이준석 대표는)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긴 합니다만, 저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요. 저는 제가 가진 에너지 모두를 쏟아부어서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어서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 지난해 11월 3일) : 안철수 대표는 패널도 못 해요, 지금 정치하는 데 나와 가지고. 패널이 무슨 아무나 하는 건 줄 아십니까? 너는 패널이고 나는 정치인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신분 의식이고 자의식 과잉입니다. 적당히 하십시오.]

대선 기간 단일화 등을 두고 이 대표와 대대적인 신경전을 벌였던 안철수 의원입니다. 이제 같은 식구가 된 마당이지만 서로 안 맞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연합뉴스TV' / 지난 20일) :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한 최고위원) 명단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으신 거죠.) 그건 대국민 약속 아닙니까 사실. 그러면 약속을 지켜야죠. 그 약속을 제가 번복한다면 그건 제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싼 기 싸움이 계속 되고 있죠. 이 대표 측은 당초 안 의원이 국민의힘 사람인 정점식 의원을 왜 추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정 의원은 윤핵관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대체로 '친윤계'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검사 임관 동기이고 대선 때는 캠프 네거티브 검증단장을 맡기도 했었는데요. 안 의원이 정 의원 인선을 고집하는 건 친윤계와 접점을 만들기 위한 속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권은희/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1일) : (언론은 친윤석열계와 손을 잡기 위해서 추천한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분석하던데 의원님 혹시 이런 분석에 동의하세요?) 언론에서 해석하고 있는 그러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안 의원은 친윤계와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달 27일 열리는 장제원 의원의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박성중·윤한홍 의원이 연구책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죠. 권성동, 배현진 등 친윤계 의원 30여 명이 참여한 공부 모임인데요. 안 의원으로선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서려면 당내 기반을 닦아두는 게 급선무일 텐데요. 파트너로 이준석 대표가 아니라 친윤계를 택한 셈입니다. 이렇게 대립의 길로 들어선 이 대표와 안 의원,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 대표의 말로 대신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4월 11일) : 하여튼 톰과 제리는 거의 끝날 때는 해피엔딩이에요. 걱정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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