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피격된 사건의 수사 결과가 바뀌면서 정치권의 공방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쪽 말이 맞는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조각들을 맞춰나가야 하는 상황인데요. 그중 하나인 당시 해경의 압수수색 자료를 저희 JTBC가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먼저,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20년 9월 말 해경은 고 이대준 씨의 선실을 두 차례 압수수색 했습니다.
압수물은 휴대전화, USB 등 전자저장매체부터 노트, 신발, 전기면도기 등 수십 가지에 이릅니다.
해경은 압수물에 대한 필요한 조사를 마친 뒤 유족들에게 돌려줬습니다.
JTBC 취재진은 유족 측 협조를 얻어 해당 압수물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먼저 이씨가 가장 많이 사용한 외장하드입니다.
450기가 중 400기가 정도를 사용했는데 10년간 일을 하며 모아둔 업무 자료가 전부입니다.
가장 최근에 작성한 파일도 어업 단속 관련 내용입니다.
다른 내용이 있을까 검색도 해봤습니다.
[북한으로 했을 때 없네요. 김정은 이것도 없고. 평양?]
월북이나 주체사상 등 북한 관련 검색어로는 나오는 게 없었습니다.
3개의 USB도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일단 USB 2개엔 업무 내용만 들어있습니다.
세월호 사건 때 수색 업무를 한 내용이나 세월호 관련 성금을 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김기윤/유족 측 변호사 : 아마 같은 배에서 근무하면서 해양사고가 났으니까, 이렇게 (세월호 성금을) 좀 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한 개의 USB에는 가족사진만 들어있습니다.
주로 자녀의 어린 시절 사진들입니다.
3개의 USB에도 월북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습니다.
압수물엔 3대의 휴대전화도 있었는데 비밀번호가 걸려있어 취재진이 직접 열람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수사 당시 해경은 포렌식 작업으로 휴대전화를 조사했지만 "직접적인 월북 동기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유족 측 변호사도 자체적으로 저장 매체 속 모든 파일을 하나하나 확인해봤으나 월북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윤/유족 측 변호사 : 제가 샅샅이 찾았습니다. 찾아봤는데 아까 전에 이제 USB도 세 개고 외장하드에도 하나 더 있고, 월북이라는 얘기는 전혀 없었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1주일 만에 압수물을 입수하고 조사한 해경은 한 달 뒤 브리핑에선 월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으나 2년 뒤엔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결과를 번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