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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논란 번진 김여사 행보…영부인 보좌 '제2부속실' 부활?

입력 2022-06-15 17:51 수정 2022-06-1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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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건희 여사가 김해 봉하마을에 방문한 날 동행한 이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죠. 처음엔 무속인 동행 의혹이 일더니 이제는 비선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동행자가 김 여사의 지인이자 과거 코바나콘텐츠의 임원이었단 사실이 문제가 된 건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가 김해 봉하마을에 방문했을 때 촬영된 사진입니다. 김 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는 사실 외에도 한 가지 더 관심이 집중된 부분이 있었죠. 대체 김 여사와 동행한 이들은 누구냐는 건데요. 경호실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 외에 김 여사 뒤에 있는 여성들에게 더욱 의구심이 쏠렸죠. 이들이 과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공적 행사에 영부인과 함께 참석할 자격이 있느냐는 질문이 뒤따랐는데요. 특히 온라인에서는 김 여사의 오른쪽 뒤에 서 있는 이 사람이 무속인이란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조오섭/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어제) : 봉하마을에 동행한 사람을 두고 무속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조용한 내조'를 약속해야 했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되돌아보길 바랍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무속인이 아닌 대학교수"라고 신분을 밝혔는데요. 충남대 무용학과 김 모 겸임교수인 것으로 확인됐죠. 김 여사가 운영했던 기획사인 코나바컨텐츠의 전무를 맡았던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15일) 김 교수는 김 여사의 오래된 지인이라고 직접 설명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언론에 사진에 나온 그분은 저도 잘 아는 제 처의 오래된 부산 친구입니다. 그래서 뭐 아마 여사님 만나러 갈 때 좋아하시는 빵이든지 이런 걸 많이 들고 간 모양인데 부산에서 그런 거 잘 하는 집을 안내를 해 준 거 같아요. 그래서 아마 들을 게 많아가지고 같이 간 모양인데 그거 뭐 봉하마을이라는 데가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데 아닙니까.]

무속인 논란은 잠잠해지나 싶었지만요. 하지만 야권에서는 지인이 동행한 게 더 문제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이른바 '비선 논란'을 제기한 겁니다. 민주당은 "공적인 일에 사적인 관계를 동원하는 게 바로 비선"이라며 공세에 나섰는데요.

[신현영/더불어민주당 대변인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그 뒤에 있던 여교수분이 코바나컨텐츠의 전무 출신이기 때문에 사적 관계를 통해서 같이 동행을 했고 그러면서 이 경호를 같이 받았던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거예요. 또 여러 가지 본인이 이력서에서 조작한 부분들, 이런 것들이 해소가 안 된 상황에서 여사가 돼 버린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다시 행보를 광폭으로 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사달이 나는 겁니다.]

민주당은 내조만 하겠다던 김 여사가 공적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 자체도 못마땅하단 눈치인데요. 거기다 영부인으로 참석한 공적 행사에 지인을 대동한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김건희 여사는 사적으로 봉하마을을 간 게 아닙니다. 공식적 행보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행원의 자격이 지인, 친구여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 부부 공식 일정의 참석 대상은 행사의 취지에 맞는 인사들로 엄선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국민의힘은 방어에 나섰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무속인으로 공격했다가 아니라고 하니 이제 사적 인물이라고 공격하는 건 뭐냐"고 반발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에 대한 예를 갖추는데 지인이 동행하면 안 된다는 법은 누가 만들었냐"고 꼬집었습니다.

민주당이 어떻게든 영부인의 국민통합 행보를 흠집 내겠다는 심산이란 건데요. 거의 '민진요' 수준이라고도 했습니다. '민진요', 아마도 이 대표가 '타진요'를 응용해 만든 조어인 거 같은데요. '타진요'는 과거 가수 타블로를 향해 스탠퍼드대 학력 위조설을 제기했던 인터넷 커뮤니티의 이름이죠.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의 약자인데요. 지금 민주당의 행태가 자신들이 진실이라 믿고 있는 대답만을 요구하는 타진요의 행태와 비슷하다고 꼬집은 셈입니다. 쉽게 말해 '답정너'라는 비판입니다.

비선 논란을 두고 장외전도 벌어졌습니다. 면대면으로 직접 맞붙은 건 아니지만요. 서로 다른 라디오 방송 진행자들끼리 의견이 엇갈렸는데요. 먼저 '모두까기'의 대명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입니다. 이준석 대표와도 자주 언쟁을 벌이는 인물이건만 이번에는 이 대표의 편을 들었습니다. 민주당이 무리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게 거의 무슨 사생팬처럼 이런 트리비알(trivial) 한 것을 자꾸 정치 문제화하거든요. 나는 공식적인 자리에 그냥 비공식적으로 사인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왜 나쁜지 모르겠거든요. 그건 이해가 잘 안되고요. 이런 식으로 자꾸 사소한 것들을 해가지고 이미지를 갖다가 나쁜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려는 비호감 전략이잖아요.]

윤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흠을 잡을 데가 마땅치 않다 보니 약한 고리인 김 여사에 대해선 사소한 부분까지 트집을 잡는다는 건데요. 민주당을 향해 침소봉대는 그만두는 게 낫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자꾸 이렇게 나가게 되면 아, 정말 진짜 없어 보이고 요즘은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자기 도와줄 사람 데리고 간 거에서 국가 운영까지 가버렸잖아요. 너무 뻔하거든요, 어떻게 할 건지. 그다음에 비선 실세 그다음에 최순실. 이 프레임이라는 게 너무 뻔해가지고 이제 그만하죠, 지금 이런 거.]

반면 친야권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는 민주당에 힘을 실었는데요.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논란이 됐던 여성분 말고 여성이 두 명이 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분들이 다 코바나콘텐츠 일을 했던 분입니다. 굉장히 정치적이고 상징적 의미가 담긴 공식 행보입니다. 여길 '친구야 전직 대통령 부인 보러 가는데 같이 갈래?' 이럴 일은 절대 아니잖아요.]

김 여사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공식 조직이 김 여사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는데요.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마치 연예인이 1인 대표로 있는 연예 기획사가 일하는 방식처럼 일하는 겁니다, 이게. 곧 개선되겠죠.]

사실 김 여사의 언행 하나 하나가 윤 대통령 못지 않게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죠. 정치권에선 김 여사를 전담 마크할 공식 부서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윤 대통령으로서는 대선 때 내건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이미 지킨 마당입니다. 이제 와서 다시 뒤엎을 수도 없어 난감한 모양인데요. 그래서 준비한 오늘만을 위한 미니 코너 '윤석열이 묻고 OOO이 답하다' 시간입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글쎄요. 지금 뭐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 지금 뭐 그렇다고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주시죠.]

윤 대통령, 김 여사의 일정 관리나 수행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자문을 구했는데요. 이에 대한 민주당의 답부터 들어볼까요?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제 윤 대통령이 양자택일을 해야 합니다. 국민 다수가 원하는 대로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만 집중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께 공약 파기를 공식 사과한 후 제2부속실을 이제라도 만들어서 제대로 된 보좌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든지 선택해야 합니다.]

조용한 내조를 포기했으면 그럴 바엔 그냥 제2부속실을 되살리라는 다소 과격한 조언인데요. 여당도 야당과 비슷한 생각인 듯합니다. 이번엔 이준석 대표의 답을 들어볼까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떤 사진이 유통되는 경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자꾸 논란이 있는 거는 이번 기회에 좀 한번 정리가 돼야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가지고는 대통령마다 좀 다르게 규정되기는 합니다만 이번에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김 여사의 역할 범위를 정하고 공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인데요. 자의든 타의든 앞으로도 김 여사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일은 종종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앞선 조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대통령 처음 해보는 거기 때문에 이걸 뭐 공식, 비공식 뭐 이런 걸 어떻게 나눠야 될지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이걸 뭐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해야 될지 저도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한 번 국민 여론도 들어가면서 차차 이 부분은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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