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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황홀경 '헤어질 결심'이 소환한 클래식 미장센

입력 2022-06-14 11:55 수정 2022-06-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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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황홀경 '헤어질 결심'이 소환한 클래식 미장센
"아, 이게 영화구나" 영화라는 추상적 매체의 정석을 소환 시켜 놓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미장센 스틸을 공개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미장센 스틸은 영화 속의 독창적인 공간들과 더불어 다채로운 로케이션을 담고 있다.

먼저 해준의 주요 공간인 경찰서는 전형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주변 환경으로 청결하고 예의 바른 형사 캐릭터의 성격을 돋보이게 한다. 서래의 공간 속 파도의 물결과 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푸른 빛의 벽지는 시선을 압도한다. 격자무늬의 천장과 원목의 찬장 위로 전시된 수석들은 공간의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며 서래의 비밀스러운 면모를 엿보게 한다.

또한 바다와 산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자연 경관이 시선을 사로잡는 한편, 화려한 문양의 사찰 단청 아래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서래와 해준 스틸 또한 아름다운 색감으로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영화의 황홀경 '헤어질 결심'이 소환한 클래식 미장센
박찬욱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났을 당시 '헤어질 결심'의 미장센에 대해 "'아가씨'처럼 세트를 크게 지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헤어질 결심'은 세트 분량이 많지 않고, 로케이션으로 상당 부분 해결을 했다, 그래서 이전 내 영화들에 비하면 인공적인 면이 많이 줄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하지만 적당한 선은 어렵더라. 해준이 형사라 해도 실제 강력팀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영화를 찍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상황일 땐 사실성을 좀 포기하는 편"이라며 "또 우리 스태프들이 멋진 로케이션 장소를 많이 찾아내 고민하다가 '그냥 다 찍자!'로 결론 내렸다. 편집으로 한 장소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감독으로서 포기할 수 없었던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때문에 '헤어질 결심'에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디테일하고 섬세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른, '헤어질 결심' 만의 독창적 미장센을 만날 수 있다. 칸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후 외신의 극찬과 함께 국내 취재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한국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던 이유 중 하나다.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 박해일의 첫 만남, 그리고 수사극과 멜로극이 결합한 독창적 드라마에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진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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