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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기싸움에 국회 공회전…산적한 민생 법안들 '낮잠'

입력 2022-06-13 20:03 수정 2022-06-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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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과 야당이 입법권을 놓고 충돌하는 사이, 민생을 논의해야 할 국회는 사실상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는 여당과 "국회의장부터 뽑자"는 야당이 맞서면서 국회 일정이 전면 중단된 겁니다. 이달 들어선 법안 발의 건수도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민생 법안엔 제동이 걸렸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건물에 있는 상임위원장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문이 닫혀 있는 곳이 많고, 아예 텅 빈 곳도 있습니다.

[계세요? 여기도 비어 있네요.]

지난달 말 전반기 상임위 임기가 끝났는데, 하반기 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일할 사람이 없는 겁니다.

[법사위 관계자 : 비어 있어요, 다. 명패가 지금 붙어 있긴 한데 방은 이미 다 비워진 상태예요. (법사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하시기 애매하죠?) 하실 수가 없는 거죠. 지금 위원 자체가 아예 선임이 안 되어 있으니까.]

같은 건물에 있는 구둣방도 덩달아 일감이 줄었습니다.

[국회 본관 구두미화원 : 일이 없으니까 요즘 맨날 (일찍) 가요. 일이 없어.]

업무 공백으로 인한 여파는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길어지고 있지만 국토교통위가 구성되지 않아, 국회 차원의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지만, 국정원은 정보위가 없단 이유를 들어 국회에 동향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안 발의 건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21대 국회가 문을 연 뒤 지난 2년 동안 발의된 법안은 모두 1만5000여 건입니다.

하루 평균 21건 정도인데, 이달 들어서는 약 8건에 그쳤습니다.

상임위가 없으니 민생법안도 논의가 중단됐습니다.

대표적인 게 임대차 보호법입니다.

현재는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이 전입신고를 한 당일이 아니라 다음날부터입니다.

따라서 전입 신고한 날에 집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팔아버리면 세입자가 전세금을 받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법 개정안이 지난 1월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모 씨/전세 사기 피해자 : 법이 잘못된 게 아닌가, 이게 왜 이런 식으로 임차인들이 다 피해를 봐야 하는 구조인가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법을 새로 만들거나 고칠 때 꼭 열어야 하는 공청회도 지난 6개월 동안 17개 상임위에서 12번 여는 데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 대선과 지방선거를 잇따라 치른 데다, 하반기 원 구성까지 제때 하지 못하면서 국회가 원래 해야 할 입법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단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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