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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대적투쟁' 표현 강경기조 확인 北…핵실험 강행하나

입력 2022-06-12 16:03

김정은 "국방력 강화 목표점령 앞당길 것 재촉" 발언 주목
정부도 北 강경기조 예상하고 대비…핵실험 김정은 '결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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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력 강화 목표점령 앞당길 것 재촉" 발언 주목
정부도 北 강경기조 예상하고 대비…핵실험 김정은 '결심'만

2년만에 '대적투쟁' 표현 강경기조 확인 北…핵실험 강행하나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를 계기로 2년 만에 '대적투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대남·대외 강경기조를 천명함에 따라 핵실험 강행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핵실험 준비를 실질적으로 마친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방력 강화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12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8∼10일 당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라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했다.

그러면서 회의 결론에서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들과 전략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은 '대적투쟁'의 대상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그간 북한이 이 표현을 써왔던 관례에 비춰보면 남한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이 남측을 염두에 두고 '대적투쟁'을 거론한 건 지난 2020년 6월 이후 정확히 2년 만이다.

당시 김여정 당 부부장은 남측 일부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남북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이 이번에 '대적투쟁'을 다시 꺼내든 건 투쟁원칙으로 언급한 '강대강' 기조에 맞춰 윤석열 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 발언에 맞대응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 등으로 남측에 대한 '핵선제타격 및 동시타격 능력'을 계속해서 확충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북한을 둘러싼 정세를 "매우 심각하며 극단하게 격화될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5개년 계획의 대표적 과업 중 하나가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이었는데, 현재 준비를 마친 7차 핵실험은 전술핵탄두 완성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한다는 발언은 결국 핵실험 강행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을 둘러싼 주변정세 때문에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에 단행된 인사에서도 북한의 대남·대미 강경기조가 분명히 읽힌다.

대미 협상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미국에 강경한 메시지도 거침없이 던져왔던 최선희를 외무상에 전격 임명, 향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을 '강대강 외교전'으로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대표적인 대남 강경인물 리선권을 대남분야의 수장인 통일전선부장에 앉히는 등 전체적으로 '강대강 정면승부' 기조에 맞춰 대외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군수공업부문 핵심 실무자인 당 군수공업부장에 국방기술과 장비생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조춘룡을 임명한 것도 북한이 전략무기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정부도 핵실험을 비롯해 북한의 강경한 행보를 예상하며 대비에 나선 상황이다.

통일부는 전날 북한의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과를 놓고 "강대강·정면승부 투쟁원칙·대적투쟁 표현 등 기존 강경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시에는 긴밀한 한미공조 아래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국방부 장관도 전날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의 핵실험 도발 시 신속한 확장억제 제공 등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긴밀한 한미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 본회의 연설을 통해 강력한 힘이 필요한 만큼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일본과도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한국군의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정세가 '강대강' 구도로 점점 굳어질 조짐이며 이에 따른 군사적 긴장감도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핵실험 감행 시기는 이젠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남겨놓은 상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으로 가장 극적인 전략적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한 시점에 '명령'을 하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 시기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통화에서 "현재 북한이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하는 상황인데다 조만간 장마철이라는 점, 한미의 북핵공조를 더 지켜볼 것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9월이나 10월에 핵실험을 도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하반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당대회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북한으로서는 핵실험 감행 시 고려할 요소라고 분석했다.

반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7차 핵실험은 핵무기 소형화라는 군사적 필요성에 더해 정치적인 목적도 크기 때문에 언제든 감행할 수 있다"면서 "다만 민심을 고려해 코로나19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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