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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탄소 가두는 땅 속 저장고…국내 곳곳 '숨은 습지'

입력 2022-06-10 20:47 수정 2022-06-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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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흔히 늪이라고도 부르는 습지는 생태계에서 보물창고 같은 존재입니다.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돼주고 사람에게도 소중한 도움을 줍니다만, 우리나라는 이런 습지가 얼마나 있고 잘 보호되고 있는지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발 1000m에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출입이 통제된 산길을 따라가면 숨겨진 보물이 나타납니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소황병산늪입니다.

[박홍철/국립공원공단 기후변화연구센터 박사 : 이탄습지라고, 습지 안에 일반적으로 토양과 이탄이라고 하는, 동물 혹은 식물의 사체들이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진 토양층입니다.]

땅 속의 물길과 자연이 만난 결과물입니다.

[박홍철/국립공원공단 기후변화연구센터 박사 : 일반 산림지 같은 경우, 건조기가 오면 토양 속 수분 함량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비가 오지 않더라도 습지의 지하수위는 항상 높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공원 내 또 다른 람사르 습지, 질뫼늪은 규모가 더 큽니다.

이끼와 풀들이 작은 섬처럼 모여 있습니다.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다는 것은 소리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습지는 전 세계 육지의 7% 면적에 멸종위기생물 100만종의 살곳과 10억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오대산도 마찬가지입니다.

44헥타르 면적의 습지 5곳에선 58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갑니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꿩고비, 멸종위기종인 기생꽃과 각종 야생동물이 있습니다.

[이민혁/국립공원공단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계장 : 습지는 동물들이 물을 구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데요. 물을 좋아하는 수달이라든가, 멸종위기종인 담비라든가 (습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도 습지는 소중합니다.

[강희진/국립공원공단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과장 : (습지는) 물을 저장해 홍수를 조절하고, 수질 정화기능 뿐만 아니라 탄소 저장과 같은 기후 조절 기능도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습지는 탄소를 땅에 가둬놓는 저장고의 역할을 합니다.

그 양은 일반 산림의 4배를 넘습니다.

하지만 훼손되면, 그 탄소를 대기로 뿜어냅니다.

국제사회가 습지를 지키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습지의 면적이나 정확한 탄소 저장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목록에 탄소 흡수원이 아닌 배출원으로 정반대로 분류했을 정도입니다.

[명수정/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흡수원으로써 습지가 인정을 받아야 되는데 (국내에선) 아직까지 많은 배출 계수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국내 습지에 대한 현황 파악과 보호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황수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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