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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로커' 강동원 "불완전한 사람들의 위로…작업 영광"

입력 2022-06-05 23:59 수정 2022-06-06 08:51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분 '브로커' 강동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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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분 '브로커' 강동원 인터뷰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칸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드디어'라는 표현이 따라 붙는 강동원의 칸 입성기. 어색함마저 기분 좋았던 시간이다.

영 인연이 닿지 않는가 싶었지만, 기다렸던 시간에 대한 톡톡한 보상이 됐다. 배우 강동원이 영화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를 통해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무대에 섰다. 작품이 아닌, 단순 초대를 받아 레드카펫에 섰던 경험이 있고, 칸 초청이 유력할 것이라 여겨졌던 작품에 출연하지 않게 된 경험도 있고, 심지어 초청을 받았지만 전세계를 뒤엎은 바이러스로 영화제 개최가 무산돼 칸행 비행기에 올라 탈 이유가 사라진 경험까지. 그럼에도 꾸준한 도전의 결과는 그를 결국 칸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숱한 부문 중 경쟁부문으로 당당히 영화를 소개했다. "드디어 경쟁으로 왔네?'라는 크리스티앙 부집행위원장에게 "그래, 왔다. 내가 온다고 했지?"라며 장난스레 우쭐한 대꾸까지 할 수 있게 된 기회. 칸도, 강동원도 드디어 마주한 순간을 행복하게 즐겼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드디어 칸에 왔다.
"좋다. 진심으로 영광이고 감사드린다. 그러찮아도 크리스티앙 쥰 부집행위원장이 '드디어 경쟁으로 왔네?' 하길래, '그래 왔다. 내가 온다고 했지?'라고 대꾸했다. 옛날부터 친해서 농담처럼 대화를 나눈 건데 정말 오게 됐다.(웃음)"

-기립박수가 무려 12분이나 이어졌다.
"처음에는 되게 좋았다. 신기한 경험 아닌가. 근데 나중에는 점점 뻘쭘해지더니 '더 뭐를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더라. 옆에 지은 씨가 있었는데 '언제 끝나? 언제 나가야 해?' 하면서 서로 모를 말만 했다. 어색해서. 하하."

-사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칸이 애정 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브로커'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동시에 칸 초청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제가 예전에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된 '카멜리아' 프로젝트에 참여해 '러브 포 세일'을 찍은 적이 있다. 당시 부산영화제와 칸영화제에 출품하는 계획이었는데 칸에서 안 받아줬다. 하하. 그 땐 어려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칸에 무조건 온다' 그런 생각은 없었다. 기대도 안 했다. 다만 후반 작업 등 영화 스케줄은 칸영화제 출품 일정에 맞췄다."

-영화는 칸에서 처음 본 것인가.
"이전에 편집본을 보기는 했다. 사운드 믹싱도 안 된 버전이었고, 색 보정 하나도 안 돼 있었다. 내가 너무 새까맣게 나와서 '이거 보정이 되는 거야?' 싶었는데 다 되더라. 디지털 기술이 참 좋아졌다.(웃음)"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고레에다 감독과 오랜 시간 교류한 것으로 안다. 처음 협업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작품도 '브로커'였나.
"처음부터 이 작품이었다. 7년 전이었나? 잘 모르겠다. 하도 오래 돼 기억도 잘 안 난다. 감독님이 언젠가 나와 일해보고 싶다는 인터뷰를 하셨다. 일본에 날아가서 감독님을 직접 만났고, '같이 해 볼만한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드렸다. 그때 슬쩍 언급됐던 작품이 '브로커'였다."

-완성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한 번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사이에 감독님이 칸에서 수상을 하시고, 나도 미국에 가 있게 되면서 '프로젝트를 조금 딜레이 시키자'는 의견이 나왔다.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이유로 보류 됐다. 원래는 더 빨리 찍으려고 했다."

-직접 호흡 맞춘 고레에다 감독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아무래도 장르 영화 감독님은 아니지 않나. 감독님 스스로 '난 인디 영화 감독'이라고 하시더라. 반면 나는 장르 영화를 굉장히 많이 했고. 그래서인지 촬영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렇게 촬영이 빨리 끝난다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감독님 본인이 좋으면 다 날리고 한 컷 만에 '끝!' 하시니까.(웃음) '좋은데 왜 더 찍냐'는 스타일이었다. 영화에서 깡통을 차는 신도 몇 가지 버전이 더 있었는데 한 번에 '너무 좋다'면서 끝내셨다. 엄청나게 준비해도 감독님이 좋으면 그냥 끝이다. 신선하고 좋았다."

-'거장이다' 싶은 지점도 있었나.
"본인이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뭔가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데 촬영할 때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다름이 있었다.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모습도 평범하지 않다. 감독님은 모니터도 안 본다. 카메라 바로 옆에서 배우들을 계속 지켜 보시더라."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장르 영화를 많은 찍은 배우로서 이번에는 드라마 연기를 해야 했다.
"확실히 호흡이 다르긴 하다. 툭툭 치고 들어갈 수 있고. 특히 '브로커'는 약간 연극 무대처럼 놀 수 있었다. 편하게 촬영했다."

-송강호와는 '의형제' 이후 다시 만났다.
"'의형제'는 약간 심각한 영화였고, 캐릭터도 뗀뗀한 관계였는데 이번엔 처음부터 대놓고 친한 사이이다 보니까 뭔가 처음부터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선배와는 눈빛만 봐도 호흡이 맞는 스타일이다. 실질적으로 '코미디 호흡' '유머 코드'가 비슷하다. 옛날부터 그랬다. (아재 개그일까?) 아이, 저희 아재 개그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으하하. 타이밍 유머라고 해야 할까? 나는 잘 맞는다고 믿고 있다."

-동수 캐릭터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어린 아이들은 입양을 가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 보육원에 차가 오면 '나 혹시 입양 가나' 싶어서 따라 간다고. 보육원에서 자란 동수 역시 '입양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다. 시스템 안에서는 해결 못해주는 지점이 있으니까. 동수는 그런 일을 하는 친구라는 것을 알고 이해하게 됐다. 촬영 전에 보육원을 찾아 갔는데, 내가 어린 친구들에게는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신부님께 여쭤봤던 질문이 있다. 지금 그 분이 어머니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더라. 같이 밥 먹고 술 한잔 하면서 조금 분위기가 풀어졌을 때 '혹시 어머니가 아직도 보고 싶으시냐' 물었더니 '지금은 그런 '보고 싶다'는 감정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연세가 좀 있는 분이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 감정 또한 많이 이해가 됐다. 그 분을 위해, 동수를 통해 그 마음을 표현해 드리고 싶기도 했다. 감독님께 전달 했고, 대사에도 녹아들어 있다."

-소영(이지은)과 감정은 어떻게 해석했나.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것 같다. 딱 사랑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투영한 것일 수도 있고. 소영이를 통해 본인 어머니도 용서하게 되지 않나. 처음엔 미워했다가 점점 안쓰러워지고 좋아하는 마음도 생겼을 것이고. 다양하게 생각했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현지시간) 칸 현지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현장에서 아역 배우들에게 인기가 좋았다고.
"그냥 뭐 하자는 거 다 해줬다.(웃음)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이 저 친구들에게는 최고의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같이 놀아줬을 뿐이다. 나는 아역 배우들이 현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그러는 걸 너무 싫어한다. 최대한 행복했으면 싶다. '아역들이 일찍부터 연기하는 게 맞는가' 생각하는 편이기도 한데, 해야 한다면 최대한 편하길 바란다. 현장이 놀이터 같아야 긴장도 덜 할 테니까."

-아기띠는 어색하지 않았나.
"강호 선배님과 번갈아가면서 안았다. 우리가 너무 힘들어 하면 어머니께서 잠깐 안아 주시기도 하고, 애가 갈 수록 무거워져서. 두 달 만에 꽤 무거워지더라. 하하. 근데 진짜 정말 너무 너무 순했다. 우린 축복 받고 촬영했다. 울지도 않고 계속 사람 움직임을 바라 보더라. 우리끼리 한참 막 이야기 하다가 '어, 근데 우성이 뭐하고 있지?' 하고 보면 우리를 그냥 가만히 보고 있었다."

-'브로커'에 대한 반응이 여러 갈래로 뜨겁다.
"캐릭터 각자의 스토리가 다르다. 세대도 다양하다. 저마다 사연 있는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서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그래도 '서로 위로하고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생명과 가족애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완벽한 가족만 가족인가. 마지막에, 촬영이 끝날 즈음 여행하면서 느꼈던건데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서 사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안타까웠고, '다들 빨리 만났으면 어땠을까' 애잔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서 다채로운 의미를 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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