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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행을 사는 여자' 왕빛나, 인간의 잔혹한 민낯 드러냈다

입력 2022-06-03 12:02 수정 2022-06-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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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사는 여자' '불행을 사는 여자'
인간관계 이면에 잠든 잔혹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왕빛나가 극과 극의 얼굴로 전율을 선사했다.


지난 2일 방송된 JTBC 드라마페스타 '불행을 사는 여자'에는 20대 때부터 인연을 맺고 절친한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낸 왕빛나(차선주), 백은혜(정수연)의 모습이 그려졌다.

왕빛나는 어려서부터 '착하다'라는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였다. 주위에 어려운 친구가 있다면 자기 일보다 앞다퉈 나섰고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누굴 돕는다는 걸로 기쁨을 얻는 모습이었다. 그의 주변엔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형편에도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백은혜가 있었다.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할 때마다 왕빛나는 지금의 어려움이 나중에 글을 쓸 때 큰 보탬이 될 거라고 위로했다. 백은혜의 남편이 안내데스크 직원과 바람이 나 이혼 위기에 처했을 때도 왕빛나가 그를 케어하며 도왔다.

하지만 그 이면엔 잔혹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백은혜는 지금껏 곁에서 바라본 왕빛나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완성해 등단했다.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불행을 사는 여자'였다. 주인공은 남이 불행한 모습을 통해 나 자신의 삶은 이 정도면 제법 괜찮은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체면을 걸면서 살아갔다. 남의 불행을 보듬어주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남의 불행을 다른 이들에게 동정심 유발 톤으로 얘기하는 위선적인 행동을 했다.

왕빛나는 차선주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관계 이면에 잠든 잔혹함을 통해 인간의 추악한 본능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남편이 유혹에 약한 남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이 꾸려놓은 틀 안에 갇힌 것에 숨 막혀한다는 걸 알면서도 남들 앞에 행복 가면을 쓰고 외면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각하지 못한 상태로 '난 착한 사람이야'라고 주문 걸며 살아가는 인생이었다. 백은혜의 폭로 이후에도 왕빛나는 기존과 같은 삶을 유지했다.

'불행을 사는 여자'는 남의 불행을 곁에서 바라보며 위안받는 여자와 불행 속에서 사는 여자를 대비시키며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담았다. 여기에 세련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쫄깃한 심리 서스펜스극을 완성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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