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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 출범, 민주당 비대위 총사퇴…'이재명 책임론'도

입력 2022-06-0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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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선거가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후폭풍이 거셉니다. 민주당은 오늘(2일) 당 지도부,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사퇴를 했는데요. 대선 패배 후 두달이 채 안 돼서 출마한 이재명 의원에 대해서 '책임론'도 불거졌습니다. 이른바 '친문' 의원들이 비판을 주도하면서, 차기 당권을 놓고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인데요. 이 상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분석해봤습니다.

[기자]

어제 JTBC와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발표된 순간 모습 보셨습니다. 카운트다운까지 하며 환호한 국민의힘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1위 결과 발표에도 웃지 못하는 민주당이 정확히 대비됐는데요. 오늘 국회상황실에선 지방선거 후폭풍 살펴봅니다. 그런데 '혁신위원회'를 먼저 띄운 건 17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가져가며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오늘이 이제 지방선거가 끝난 날이 아니라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 앞으로 2년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더 개혁 행보, 정당 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혁신위원장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입당한 전 감사원장, 최재형 의원이 맡았는데요. 혁신위의 과제는 당원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당원 민주주의와 공천제도를 고민하는 등 '정당개혁'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과제도 말했죠. 2년 뒤 '총선 승리'인데요.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서, 지방선거 승리에도 다시 한번 몸을 낮춘 겁니다.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당 역시 변화가 있어야겠죠. 당 지도부, 비대위원들이 총 사퇴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민주당의 더 큰 개혁과 과감한 혁신을 위해 회초리 들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희를 믿고 지지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거에서 진 쪽은 좀 더 복잡합니다. 오늘 상황실은 여기에 집중하려고 하는데요. 일단 민주당 총괄 선대위원장이면서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책임론'이 공개적으로 불거졌습니다. 대선 패배 후 두달 만에 정치무대에 복귀한 이재명 의원, 이른바 '졌잘싸', 0.7%p차 대선 패배에 '졌지만 잘 싸웠다'는 논리로 대응한 게 이번 선거의 패착 아니었냐는 겁니다. 박용진 의원은 회초리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은 거라고 했습니다. 이 의원의 출마를 통해 노렸던 효과, 하나도 거두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면, 선거에 어떤 똘똘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거다'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서도 실책, 어떤 원하던 바를 얻지 못한 결과로 저는 판단을 합니다.]

이 의원, 선거 중간엔 지역 토박이·정치신인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박빙으로 가면서 인천에 발이 묶였죠. 본인은 국회의원이 됐지만요. 인천시장을 승리로 이끌지도 못했고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선거에선 김동연 지사가 그야말로 간신히, 신승을 거뒀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에서 유행한다고 했고요.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란 글을 올렸습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경기지사선거의 패배를 예고한 행위였다. 계양을에 준비하던 후보가 잇었음에도 왜 이재명 후보가 경선 없이 단수 전략공천 되었는가. 설명은 없었다.]

이번 선거, 이 의원 뿐 아니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로 치렀습니다. 이 세 사람, 석달 전 대선 때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원내대표를 맡았었죠. 당시 지도부가 그대로 선거를 주도한 겁니다. 3월 9일 대선 다음날 당 지도부는 "반구제기:자신에게서 원인을 찾겠다"며 사퇴했는데, 이재명 후보는 5월 8일, 송영길 후보는 4월 1일 다시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특히 송 후보가 나선 서울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패배를 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구청장 선거의 경우에도 17:8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지만요. 송 후보의 득표율은 25개 지역구 모두에서 오세훈 후보보다 낮았습니다. 지방선거에서는 보통 인지도가 높은 시장 후보 기호를 따라 구청장과 시의원 후보를 찍는 '줄투표'가 이뤄지게 마련인데 그것도 제대로 되지 않있단 겁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 지지층이 안 움직였어요. 모이지를 않았어요. 서울시장을 찍고 줄투표를 할 줄 알았더니 서울시장은 안 찍고 구청장은 또 찍고 그리고 민주당 후보들 찾아 찍는 일들이 벌어졌거든요.]

이재명 송영길 후보 출마를 요구하고 송 후보에게 2424원의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던 야권 내 강성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은 뭘 하고 있을까요. 일단은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패배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야권의 인플루언서들도 박 비대위원장을 참패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물론 박 비대위원장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관련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이번 지선 패배의 책임을 가장 강하게 묻고 있는 사람들, 바로 이른바 '친문' 계열의 인사들입니다. 홍영표 의원은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고 썼고요. 전해철 전 장관은 "선거패배에 책임있는 분들은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에선 '상수'로 여겨졌던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제동을 건 셈인데요. 이른바 친문 대 친명 구도의 오래된 민주당 내부 갈등이 다시 불거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갈등,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하는 바일지는 좀 생각해봐야할 듯한데요. 그런데 '친문' 진영 뿐 아니라 그간 '친명'으로 불렸던 조응천 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긴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신승'이 이재명의 명분을 만들어주진 못한다고 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간신히 경기도에서 이겨서 그래도 조금 할 말은 있습니다만 (이재명 후보가) 이 대 참패의 일원인(하나의 원인)이 됐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그렇게 깔끔하게 전당대회에 출마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여야 각 당별 상황 좀 살펴봤고요. 이제 이번 지선의 승패 요인 좀 짚어보겠습니다. 흔히 선거의 3요소, 인물-구도-바람으로 꼽습니다. 대선 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구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인데요. 여당과 야당이 보통 '국정 안정론 vs 국정 견제론'으로 선거를 치르는데, 견제론이 힘을 받기 어려운 선거라는 점에서 야권의 패배는 어쩌면 예견됐던 바이기도 합니다. 약 한달 전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죠. 취임 11일 만에 한미 정상회담을 했고, 추경안을 통해 손실보상안도 빠르게 마련했죠. 대선 직후 논란이 됐던 용산 대통령실 이전도, 청와대를 시민에게 공개하면서 여론이 변화했습니다. 이른바 대선 컨벤션 효과가 작동했다는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번 선거의 의미는 결국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하도록 해달라는 저희의 호소에 국민들께서 신뢰를 주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꼭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앞으로 나가야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좌우한 건, 여권 지지층의 컨벤션 효과보다 야권 지지층이 적극적 투표에 나서지 않은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50%를 간신히 넘긴, 역대급으로 낮은 투표율 때문입니다. 특히 '민주당의 심장'이라 불리는 광주의 투표율은 30%대를 기록했는데요. 투표장에 갈 요인이 적었단 얘기겠죠. 대선 패배 후에도 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 등을 무리하게 밀어붙였고,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또 명분없는 출마가 이어지는 등 성찰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는데, 오히려 '야당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배종찬/인사이트K 연구소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번 지방선거는 오히려 민주당 때문에 분노가 일어나 '왜 이러는 거야' 그것 때문에 저는 지지층들이 투표소로 안 나간 거죠.]

이번 선거의 또다른 특징, 이른바 이대남 이대녀의 정치적 인식의 간극이 더 벌어졌다는 겁니다. 어제 지상파 3사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이하 남성의 65.1%가 국민의힘 후보를, 20대 이하 여성의 66.8%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지난 대선 때 20대 이하 남성의 58.7%가 윤석열 후보를, 20대 이하 여성의 58%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것과 비교하면 쏠림현상이 더 심해진 건데요. 이 경향은 30대에서도 뚜렸했습니다.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정치권이 이걸 더 부추기는 모습이 지난 대선의 특징이었다면, 이번 지선에선 그 경향성이 더 강해진 건데요. 늘 '통합'을 말하는 정치권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겠죠.

대선 84일만에 치러진 지방선거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제가 어느 한쪽은 웃는다고 했더니, 국장이 그런 당연한 얘기는 왜 하냐고 했지만요. 선거에서 이긴 쪽도, 진 쪽도, 자리 지키기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혁신, 쇄신 경쟁을 해줬으면 하는 당연한 바람을 말씀드려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국힘 '혁신위' 출범·민주 비대위 총사퇴…'이재명 책임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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