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반응은 역대급으로 터졌다. 다만 영화에 터진 것인지, 황금종려상과 인연이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가 다시 돌아온 것에 터진 이유인지는 조금 지켜 볼 일이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베일을 벗었다.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 된 한국 영화 중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공개 돼 오랜 기다림 만큼 궁금증을 동반했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 된 가운데, 상영 후 무려 12분이 넘는 시간 동안 기립 박수를 받아 놀라움을 자아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은 함께 박수를 치며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햇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브로커'는 일본이 낳은 세계적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에서, 한국 제작진 및 스태프, 배우들과 찍은 첫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 주목할만한 스타들의 합류도 이들의 도전과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과 일본이 만난 작품에 레드카펫 역시 '아시아 대통합'이었다. 국내 취재진과 일본 취재진은 물론, 어느 때보다 아시아 팬들의 모습이 속속 포착됐다. 특히 배우 이지은으로 칸을 찾았지만, 아이유의 앨범과 굿즈 등을 들고 "아이유"를 외치는 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칸 공식 카메라 역시 여러 번 팬들의 모습을 찍었을 정도. 아이유의 글로벌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팀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에 나설 준비 중이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강동원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이주영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이에 아이유는 팬들에게 다가가 즉석 팬사인회를 열었다. 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들으면서 사인을 해나가는 매너를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지켜봤다. 강동원과 이주영도 팬들의 사인 공세에 동참하며 칸 신고식을 치렀다. 칸 터줏대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는 잘 자란 아들, 딸 자식들을 보는 듯 이를 흐뭇하게 바라봐 또 다른 웃음을 자아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브로커' 팀에 대한 칸 관객들의 애정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스크린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름이 뜰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고, 그가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담아낸 '새로운 가족' 이야기에 쉽게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

이번 영화에서 송강호는 베이비 박스의 아기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강동원은 상현의 파트너 동수, 이지은은 브로커들과 예상치 못한 동행을 시작한 엄마 소영, 배두나는 이들 브로커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 이주영은 수진을 믿고 따르는 후배 이형사로 분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몫을 다 했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지은과 이주영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그 중에서도 '기생충'과는 또 다른 아빠이자 인물을 연기한 송강호의 생활 연기는 '전세계 넘버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웠고, 바람이 불기 전 잔잔한 파도 같은 배두나의 민낯도 시종일관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지은은 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고 푹 빠져 캐스팅 했다"고 말했는지 즉시 이해 되는 이미지와 연기를 선보인다.

송강호와 강동원의 만담, 배두나와 이주영의 먹방은 영화 내 소소한 즐거움이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먹는 것에 진심'인 듯 어묵, 토마토, 라면, 식혜, 젤리, 스테이크까지 종류별로 끊임없이 캐릭터들을 먹인다. 또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흡사 경쟁을 하듯 이무생, 류경수, 송새벽, 김선영, 이동휘, 김새벽, 박해준 등으로 이어지는 깜짝 특별출연 라인업도 눈에 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는 굉장히 쉽고, 직설적이고, 교훈적으로 완성됐다. 근래 한국 영화에서는 잘 보지 못했던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는 시퀀스가 전반을 지배하고, 브로커 팀의 '소영 아기의 새 부모 찾기' 여정을 따라 가면서 낙태, 입양, 미혼모, 육아, 성매매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건드린다. 각 캐릭터마다 또 다른 굵직한 사연도 부여해 얽히고 설킨 관계의 정점을 찍는다.

어떤 삶을 살았든, 어떤 위기에 처해있든 나쁜 사람도 없다. 모든 캐릭터에 서사와 의미도 선물했다. 특별한 반전이나 속임수 없이 기승전결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국어로 옮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본은 호불호가 갈릴 법 하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카메라로 담아낸 한국은 익숙하지만 왠지 낯설기도 한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킨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전 레드카펫을 밟았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공식 상영 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메시지 던지기 위해서, 내 안에 답을 갖고 사회에 어떤 것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찍고 있지는 않다. '브로커' 같은 경우,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고, 그것을 둘러싸고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갖게 되는지, 아기를 파는 과정과 여정을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펼칠 것인지 나 스스로도 함께 탐구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과정을 통해 나도 더 깊이 아기와 브로커, 베이비박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한 발짝 생각을 깊게 파고 내려갈 수 있다. 그것이 작품이 되고 이야기로 완성 된다는 마음이다. 발견의 여행이 나에게 있어서는 영화다"고 덧붙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생각을 작품으로 읽어낸 듯, 상영 직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 된 박수는 기립박수로 무려 12분이나 터졌다. 환호성과 휘파람은 당연, 배우들은 손을 흔들면서도 감격한 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자신을 한번씩 바라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마이크를 찾는 손길도 피하며 박수를 더 길게 길게 이어지게 만들었다.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티에리 프리모 위원장님이 서스펜스를 아주 잘 다루는 것 같다. 식은땀이 나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속내를 밝힌 후 "팬데믹 동안에 영화를 찍기가 많이 힘들었는데, 모두가 함께 해주시고 영화를 정상적으로 여러 분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쁘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극장을 나서며 밝게 미소지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극장을 나서며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제75회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배우 이지은과 송강호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 후 극장을 나서며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칸(프랑스)=박세완 park.sewan@joongang.co.kr 〈사진=JTBC엔터뉴스〉

막바지 칸의 여정을 시작한 '브로커' 팀은 27일 오전 포토콜과 공식 기자회견, 오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 등을 갖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자세히 전할 예정이다. 3점이 넘는 칸 최고 평점을 받아낸 '헤어질 결심' 만큼의 외신 평가가 뒤따를지도 관심사다. 국내에서는 곧바로 개봉 준비에 착수한다. 내달 8일 개봉이 내정돼 있는 만큼 칸의 분위기가 국내로 이어질 수 있길 많은 이들이 희망하고 있다.

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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