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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이런 나라에 아이 낳은 내가 죄인" 장애인 가족 위한 추모제

입력 2022-05-26 17:26 수정 2022-05-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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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서 30년 넘게 돌보던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60대 어머니
# 서울에서 발달 장애를 가진 6살 아들과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어머니

최근 장애인 돌봄 공백 속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가운데, 장애인단체가 추모제를 열고 국가적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오늘(26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6.25 상징탑 앞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부모연대에 따르면, 돌봄의 어려움으로 가족이 장애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은 매년 여러 차례 반복되고 있습니다. 단체는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며 치열한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달장애 대책을 발표했지만, 전임 정부에서 진행한 정책의 '재탕'에 불과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부모연대는 주장했습니다.

윤종술 부모연대 회장은 오늘 추모제에서 장애인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아달라고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윤 회장은 "한국 사회는 장애인 가족에게 사회적 타살을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는 반드시 현장 목소리를 들어 발달장애인 종합지원 계획을 만들어달라"고 했습니다.

김수정 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이런 나라에 아이를 낳은 내가 죄인이다. 이런 나라에 발달 장애를 가진 아들을 낳은 내가 죄인"이라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느냐"고 호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추모제 이후 부모연대 등 장애인단체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고 "장애 가족이 더는 죽지 않도록 국가가 지원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임은정 부모연대 인천지부 부평지회장은 "돌봄 부담으로 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가족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다시는 가족의 책임, 개인의 책임이라 말하지 말고 위기에 처한 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해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는 지하철 보안관과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한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낮 12시 30분쯤 서울교통공사 직원 수십 명이 단체 관계자를 에워싸고 분향소 설치를 막자 단체 관계자들은 "분향소 설치하게 해달라" "추모할 수 있게 해달라"며 항의했습니다. 실랑이는 1시간 넘게 이어졌고, 오후 1시 40분쯤 분향소 설치가 마무리됐습니다.

장애인단체는 다음 달 2일까지 일주일간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 분향소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분향소 설치에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전국장애인철폐연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이 동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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