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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0년 터전' 용산 텐트촌 철거, 주거지원도 못 받아…왜?

입력 2022-05-23 20:36 수정 2022-05-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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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용산역 주변에는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텐트촌이 있습니다.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왔는데, 얼마 전 새 보행교 공사로 10년 넘게 살아온 주민들의 텐트가 철거됐습니다. 그런데도 별다른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권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예순 한 살 하모 씨는 10년째 용산 텐트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대합실에서 물을 받아와 씻고 고물을 팔아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이달 초,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10년간 살던 터전이 사라졌습니다.

하씨가 살고 있는 텐트입니다.

얼마 전 위치를 바꾸면서 크기가 줄어들어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졌습니다.

벌레가 많아서 수시로 뿌려줘야 하는 살충제도 쌓여 있고 라면을 끓여 먹는 가스버너도 있습니다.

조금 더 안쪽을 보시면 이렇게 스티로폼을 깔아 놓고 이불을 올려뒀는데 이곳이 주로 잠을 자는 곳입니다.

[하모 씨/텐트촌 주민 : 말이 없다가 갑자기 텐트를 옮겨야 된다고. 그때만 해도 저기 포클레인 있는 데서 살았었거든요.]

인근 호텔과 역 사이를 잇는 보행교를 짓는데 이 보행교가 텐트촌을 가로지르며 텐트를 철거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래 주거취약계층 주거요건 상, 비닐하우스나 움막 등에서 석 달 이상 살았다면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구청은 이들의 경우 해당이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텐트 특성상 석 달 동안 살았다는 걸 입증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업이 6년 전 결정된 만큼 거주 사실을 확인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기존에 없던 사례다 보니까 저희가 좀 판단을 좀 명확하게 내리기가…]

누구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더 열악해야 법에 보장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되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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