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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창욱 "실패에 부담감 있지만, 도망치지 않겠다"

입력 2022-05-21 15:29 수정 2022-05-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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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사진=넷플릭스지창욱. 사진=넷플릭스
배우 지창욱(34)이 다음 스텝을 향해 달려가는데 주저함이 없다.

지창욱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에서 쉽지 않은 도전을 감행했다. 첫 OTT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흥행하기 어려운 장르로 꼽히는 뮤지컬 드라마를 과감히 택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최성은(윤아이)과 꿈을 강요받는 소년 황인엽(나일등)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지창욱(리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태원 클라쓰' 김성윤 감독과 '구르미 그린 달빛' 김민정 작가가 협업한 작품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순위 월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창욱은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 역을 맡았다. 리을은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은 의문의 마술사. 폐허나 다름없는 유원지에 살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다. 버거운 현실을 사는 최성은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물해 주기도 하고, 꿈이 없는 최성은과 황인엽에게 마술을 가르쳐주며 환상과 꿈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류스타 타이틀을 달고 선보이는 첫 OTT 작품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도 지창욱은 "실패에서 도망치지 않겠다"며 도전 의식을 드러냈다.
 
지창욱. 사진=넷플릭스지창욱.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정말 좋다. 많은 분이 봐주신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모든 팀원이 열심히 촬영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다. 많이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마술사 리을 역을 연기하기 위해 동심을 찾는 과정이 필요했겠다.
"스스로 질문해봤다. '내가 정말 마술을 믿었나'하고. 어렸을 때 꿈꿔왔던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촬영 현장에 오려고 노력했다."

-마술사 리을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마술 연습을 꽤 오랜 시간 했다. 마술도 중요하고 노래도 중요하지만, 캐릭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선 마술과 노래가 중요했다.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완성할 수 있었다. 음악이란 소재가 들어있기 때문에, 리을의 캐릭터를 얼마큼표현해야 하는지 감독님과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는 과정이 길었다.

-이은결에게 마술을 배웠다는데.
"마술을 3~4개월 정도 연습하고 배웠다.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고 가장 마술사처럼 보여야 하는 법을 배웠다. (이은결이) 캐릭터와 가장 어울리는 마술로 디자인을 해줬다."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원작을 봤나.
"원작은 절반 정도 봤다. 원작을 끝까지 보지 않은 이유는, 원작을 그대로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있어서다. 원작의 메시지 위주로 이해하고 갔다. 원작 캐릭터와 저는 다르다. 100% 따라가기보다, 감독님과 작가님과 커뮤니케이션하며 리을이란 캐릭터를 재창조했다. 다만, 그 안에서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은 원작의 메시지와 본질을 흐리지 않는 것이었다."

-원작이 있기에 부담도 컸겠다.
"상당히 많은 부담을 느꼈다. 사실 (부담감이) 없을 수 없다. (원작은) 너무나 명작이고 많은 사람에게호평받았던 작품이다. 화면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원작에서도 리을은 너무 멋있다. 굉장히 많은 부담이 있다."

-현실적인 이야기와 만화 같은 캐릭터가 어우러져야 하기에 부담이 컸겠다.
"리을이란 캐릭터가 판타지적인데 또 현실적이다. 정신이상자 같기도 하다.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어렵지만 재미있었다. 리을은 솔직한 인물이다. '이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란 의문을 가지고 항상 촬영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의문이 없었다. 즐거우면 즐겁고 화가 나면 화를 냈다. 상황 그대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다 표현하며 연기했다."

-워낙 힐링 드라마라, 촬영하면서도 힐링이 됐을 것 같다.
"즐거웠다. 일단. 가끔 피곤하고 촬영장 나가기 걱정되는 날이 있는데, 희한하게 분장실에 들어가는 순간 정말 즐겁더라. 진짜 놀이동산 가는 기분이었다. 약간의 설렘도 있었다. 아이와 일등을 보며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스스로 힐링하고 즐겁게 즐겼던 작품이다."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최성은, 황인엽과의 호흡은 어땠나.
"최성은은 정말 잘한다. 욕심도 부릴 줄 안다. 현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나가는 똑똑한 친구다. 응원해주고 싶었다. 성은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고 싶었다.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마음이 잘 전달됐을지는 모르겠다. 즐겁게 친구처럼 촬영했다. 인엽이는 정말 매력 있는 친구다. 인엽이도 성은이와 마찬가지로 응원을 많이 했다. 현장을 최대한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현장이 항상 치열하지만은 않고, 즐거운 곳이라고 느꼈으면 했다. 두 친구 모두 훌륭하고 잘 따라주고 (나에게) 친구처럼 대해줬다. 정말 멋진 배우들이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OTT 진출은 처음이다.
"사실 실감이 전혀 안 된다. 주변에서 잘 봤다는 피드백이 아직 안 왔다. 실감이 아직 많이 안 된다. 약간 또 (다른 플랫폼과) 다른 것 같다. 예전에 드라마를 했을 때와 영화를 했을 때, 공연했을 때와는 다른 긴장감과 설렘이 있다. 글로벌(공개)이라고 하니까, 신기하기도 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글로벌 OTT 공개라는 점이 출연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나.
"(영향은) 전혀 없었다. 해외 팬들, 글로벌로 송출된다는 점은 넷플릭스가 가진 큰 메리트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장점이다. 근데 그것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진 않았다. 한류스타라는, 감사한 수식어조차도 저는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감사하지만 부끄럽기도 하다. '진짜 맞아?' 이런 생각을 항상 한다
너무 감사한데, 그런 것들이 작품 선택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지창욱. 사진=넷플릭스지창욱. 사진=넷플릭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창욱도 변화시켰나.
"동화 같은 이야기다. 따뜻한 이야기다.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가난 혹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확 가슴에 와 닿았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기 이전부터 항상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굴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런 고민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와 가난은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라서 해주셔서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평범하게 자랐고, 어떻게 보면 힘들게 자랐을 수도 있다. 홀어머니와 함께 자랐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거기서부터 오는 상실감을 충분히 느꼈다. 현실이 쉽지 않다는 걸 어린 나이에 빨리 느꼈던 것 같다. 다행히 어머니의 사랑으로 극복했다."

-뮤지컬 요소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었는데, 뮤직드라마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뮤직드라마의 강점은 정서적 감정신이나 따뜻한 장면을 음악이란 특수하고 판타지한 효과로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며 쉬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볼거리가 더 늘어나기도 한다."

-뮤지컬 형식 드라마가 한국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데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이 없다기엔 거짓말이다. 부담이 굉장히 많았다. 성적에 대한, 결과물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한국 작품 중 가운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혹은 연출적으로 어떻게 완성될지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다. 그다음이 성적이다. 많은 부담을 안고 촬영했다. 그런데, 부담만 갖고 촬영하기엔 제가 너무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부담을 잊으려 노력했다. 팀원들이 믿어줘서 부담감을 잊을 수 있었다."

 
지창욱. 사진=넷플릭스지창욱. 사진=넷플릭스
-부담이 많았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본을 봤을 때 부담스럽겠다거나 어렵겠다고 느낀 감정 이전에 감동을 먼저 느꼈다. 이건 내 이야기다. 아이와 일등이를 응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겠지만, 도전하면 재미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 '안나라수마나라'는 배우 지창욱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즐거웠던 추억과 기억, 좋은 동료를 만났다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이며 시도였다. 나를 깨기 위한 또 하나의 시도였다. 요즘 들어 고민한다. 내가 배우로서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나중에 어떤 배우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고민하며 한 작품 한 작품 임한다. 제 몸에 지워지지 않게 새기는, 체화하는 느낌이다. 작품을 새겨넣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된다."

-실패가 가져올 리스크도 고려해야 했을 터다.
"출연작 가운데, 성적이 안 좋았던 작품도 있다. 그런 작품들 또한 큰 도움과 기회가 됐다. 그런 실패를, 그게 무서워서 하고 싶은 걸 하지 않고 도망치지는 말자는 생각이 있었다. 성공만 따라가기에는 40대의 나, 50대의 내가 정말 힘들어질 수 있지 않겠냔 생각을 한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겠지만, 굳이 도망치지는 않으려고 한다."

-시청자들은 리을 캐릭터에 대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하울을 연상케 한다고 평한다.
"부끄럽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저도 봤는데, 비슷하다고 하면 제가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 인터뷰하면서하울 이야긴 정말 안 하려고 했다.(웃음) (하울처럼 보이게 하려는) 김성윤 감독님의 연출 방향인 것 같다. 리을 캐릭터에 관해 하울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셨다. 속으로 '하울을 어떻게 연기해?'라고 생각했다. 하하하. 그렇다고 해서 감독님 말처럼 하울을 따라가고 싶진 않았지만, 캐릭터의 성향 자체는 비슷하다. 동화 속에 있는, 천진난만한 인물의 다채로운 모습이 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지, 제가 범접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안나라수마나라' 스틸.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난, 성적, 다른 사람들의 시선 이런 것들의 이야기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지 않을까.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서 보시면 따뜻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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