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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화마와 싸운 소방관들…맨바닥 쪽잠에 컵라면 끼니

입력 2022-05-20 20:35 수정 2022-05-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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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난 에쓰오일 공장에서 밤새 불길을 잡은 소방관들입니다.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 이렇게 맨바닥에 있어야 하는 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는데, 대원들의 얘기는 배승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폭발 사고가 난 울산 에쓰오일 인근 주차장입니다.

길바닥에 소방대원들이 누워 있습니다.

쪼그린 채 잠든 사람도 있습니다.

밤새 화재와 사투를 벌인 뒤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잠든 겁니다.

[온산소방서 화재진압대원 : 언제 투입될지 일단 모르고 그때 맞게 체력을 비축해 놔야 되니까 자면서 체력 비축하고 방금도 새벽에 갔다 왔거든요.]

오늘(20일) 첫 끼니는 컵라면과 김밥입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 허겁지겁 배를 채웁니다.

[온산소방서 구급대원 : 불 끄고 하면 원래 길에서 다 먹고 구색을 갖추고 그런 게 없으니까 빨리 먹고 교대를 해주고 이렇게 하니까…]

김밥 한 줄을 다 먹지 못한 채 다시 투입되기도 합니다.

[온산소방서 화재진압대원 : (이것도 다 못 드시고 가는 거예요?) 지금 가야 될 것 같아요.]

그나마 화장실이 있는 이곳 주차장은 사정이 좋은 편입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 : 안타깝죠. 시설이 조금…휴식하는 그런 차량이나 이런 것이 지원되면 훨씬 좋겠죠.]

울산 에쓰오일 폭발사고는 어젯밤 대응 2단계가 발령돼 투입된 소방관만 600명에 이릅니다.

대응 2단계부터는 16미터 트레일러를 개조한 회복차량이 지원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날 울산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35인승 버스 1대만 휴식공간으로 지원됐습니다.

[온산소방서 화재진압대원 : 우리만 쉬고 있는 게 아니니까 다른 사람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밖에서 쉬고 있는 것도 있죠.]

전국에 9대뿐인 회복차량은 출동 기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온산소방서 화재진압대원 : 매번 해도 익숙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최대한 적응하려고 하고 이게 또 저희의 사명이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익숙한 면도 있습니다. (길에서 먹고 자고 하는 게요?) 네.]

대형 화재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맨바닥'에 놓인 소방관들의 처우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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