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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가족 살해' 30대, 첫 공판서 판사에 "이미 다 말했다고요"

입력 2022-05-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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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범행 동기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다 말했다고요"라며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늘(18일)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31)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2월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뒤 119에 직접 신고했습니다. 김씨는 당시 119 상황 요원에게 "제가 다쳤거든요. 치료 좀 해야 할 것 같은데"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서울남부지법의 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가족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서울남부지법의 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녹색 수의를 입은 김씨가 흰 마스크에 안경을 쓴 채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자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김씨가 가족들의 학대 때문에 자신이 실패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려는 마음을 품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편의점에서 면장갑과 과도 3자루를 구입해 살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또 "과거 정신 병력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의 공소 사실을 들은 재판장이 "끔찍한 범행을 하게 된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다 말했다고요"라고 답했습니다. 재판장이 다시 "지금 심정은 어떤지"라고 묻자 김씨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으로 보인다는 감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씨 측 국선변호인은 JTBC에 "가족들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씨는 올 초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방청석에 앉아 있던 김씨의 삼촌은 재판이 끝난 뒤 JTBC에 "김씨가 어릴 때부터 정신적으로 아픈 건 알고 있었는데, 교류가 없어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며 "공부나 일상생활 문제로 부모가 혼을 내면 그걸 학대로 인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선 변호인 선임도 거절하고 우리가 면회를 가도 다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9일 오후 3시 20분에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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