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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검찰의 곪은 '성인지 논란'…인사검증 문제로 도마에

입력 2022-05-13 19:50 수정 2022-05-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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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언들이 다 사실이라면, 정말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까지 직원들에게 한 겁니다. 대통령실의 인사 문제가 계속 이어지는 이유를 잠깐 짚어보겠습니다.

박병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일단, 한 10년쯤 된 일이군요. 당시 검찰에서 왜 '징계'가 이렇게 잘 안 됐느냐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문제점을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조치 수준이 너무 낮았다는 겁니다.

성추행을 했는데 '경고'로만 끝났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설명대로 경미했던, 그러니까 가벼웠던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이 가볍지 않은 사안을 가볍게 처리한 겁니다.

두 번째는 승진 과정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윤재순 총무비서관은 두 차례나 문제가 있었는데도 고위직공무원까지 올랐습니다. 

예전에는 관행적으로 '징계 내역'이 있으면 대검찰청에서 근무를 못 하는 문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사관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엔 '인사권자'가 이 사람이 꼭 필요하다 하면 징계 여부와 관련 없이 주요 부서에서 근무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가볍지 않은 일인데, 가볍게 결론을 내고, 그 결론을 근거로 해서 대통령실에서는 인사에 문제가 없다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은 처음으로 돌아가면, 제 식구 감싸기 아니겠습니까?

[기자]

JTBC는 2020년 '검사 징계' 사건을 전수조사해서 보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10년 치 징계건수를 분석했을 때, 98건 중 성비위 문제는 18건이었습니다.

이 중 5건만 기소가 됐습니다.

뇌물수수 같은 중대범죄는 50건이 넘었는데도, 수사나 기소를 하지 않은 게 70%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제 식구에겐 관대한 문화, 특히 검찰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 문제가 이번에 인사 검증 논란으로 불거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는 대통령실의 인사를 쭉 보면, 유독 검찰 출신이 많은 것 같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 공직기강비서관, 법률비서관 등 모두 검찰 출신입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비서실 직원 중에도 검찰 출신이 상당수 있습니다.

물론, '검찰 출신은 무조건 문제'라고 하긴 무리가 있겠습니다만, "비서실을 검찰이 독식하는 건 국민들이 보기에도 적절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또 간첩 조작 사건에 연루됐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나, 성추행에 연루됐던 윤재순 총무비서관처럼 검찰에서 일할 때 문제가 있었던 인물들에게 주요 보직을 맡기면서 더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돌아간 것 아니냔 겁니다.

[앵커]

그래서 이런 비난 혹은 비판적인 여론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을텐데, 그런데 왜 이렇게 검찰 출신들을 많이 기용했을까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에 근무할 때, 검찰 내부에서 나왔단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 믿고 쓴 사람은, 계속 챙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금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검찰 출신들의 공통점은 모두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윤재순 총무비서관 임명에 대해 "친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이미 윤 비서관은 검찰 안에서 윤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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