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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헛발질…'낙마 1순위' 한동훈에 '날개' 달아준 청문회

입력 2022-05-10 19:16 수정 2022-05-10 19:44

각종 의혹들 '검증' 없이 묻혀...법무행정 질의 없어, 언론사 고소 질타도 제대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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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들 '검증' 없이 묻혀...법무행정 질의 없어, 언론사 고소 질타도 제대로 못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쓰리엠최, 이모남국, 주정수진' 9일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생중계한 인터넷 방송에 달린 댓글입니다. 댓글로 압축된 장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쓰리엠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후보자 딸의 노트북 기부와 관련해 "기증자가 한 아무개라고 한다. 영리법인이라고 나온다"라고 하니, 한 후보자는 "한00은 한국 3M 같다. 제 딸 이름이 영리법인일 순 없다"며 다시 확인해볼 것을 요청했습니다. 영수증 내용을 '오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모남국

"2022년 1월 26일 논문을 이모하고 같이 1저자로 썼다"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 주장에, 한 후보자는 "이모하고 같이 썼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습니다. 외숙모 이모 교수를 '이모'로 오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정수진

"뭐라고요? 비꼬는 거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이란 조직을 위해 일하는 자리가 아니다. 명심하시라"는 이 의원의 말에 한 후보자가 "예. 잘 새기겠습니다"라고 한 뒤 이어진 반응입니다. 격앙된 반응 등 질의 태도를 지적하는 실시간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17시간 30분. 근래 최장시간 진행된 인사청문회였지만, JTBC 생중계 방송에는 "개그콘서트보다 재밌었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한 후보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던 청문회"라고 전했고, 아침 라디오에 나온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완패"라고 정리했습니다. 상대 당으로부터 청문회 종료와 동시에 요청했던 청문보고서 채택을 받아내지 못한 상황이지만, 청문회 승기를 잡았다고 본 것입니다. '한동훈 낙마'가 아닌 '쓰리엠최, 이모남국, 주정수진'만 남기고 말입니다.

 
법무부 청사 〈사진=연합뉴스〉법무부 청사 〈사진=연합뉴스〉
◇ 허술한 지적, 묻혀버린 각종 의혹

사실 한 후보자로서는 논문 대필 의혹이나 모친 아파트 딱지 매입 의혹, 머신러닝 학술대회 컨퍼런스 페이퍼 의혹 등이 제기돼 불리한 국면이었습니다.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내온 것을 언급하며 '공직자로서의 인식 부족'이나 '법무부 장관으로의 자질'을 지적하기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언론 등에 나온 내용을 반복하는 질의 수준에 그쳤고, 추가 사실이나 증언 등을 더는 폭로하지 못했습니다. 전 의원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한 이유입니다.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 후보자는 "실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고 맞섰습니다. '드러나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활용됐을' 스펙 쌓기라는 공격 포인트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살리지 못했습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 14시간 만에 "그렇게(대필) 한 것이 맞다면 저도 그렇다고 말씀드릴 것"이라며 "많은 지원을 받았고, 제 아이여서 그럴 수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송구하다고 말하겠다"고 자세를 숙였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의혹 제기 언론사 고소' 질타도 못해

한 후보자가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상대로 '고소를 하겠다'고 밝힌 것도,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국민의 대변자' 국회의원들이 지적할 만했습니다.

앞서 한 후보자는 딸 봉사활동 논란과 관련해 노트북 기부 주체가 실제 딸이 아닌데 딸로 보도했다며 한겨레를 상대로 고소했습니다. 청문회에서는 "악의적 보도기 때문에 (고소 취하 생각이) 없지만, 나중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언론의 자유를 대단히 중시한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언론을 상대로 고소하는 모순이 드러났는데 집요하게 파고들지 못한 것입니다.

되레 한 후보자는 민주당이 줄곧 언론개혁을 부르짖었던 것을 언급했습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언론 재갈 물리기'라고 지적하자, "민주당도 강력한 언론개혁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법의 취지를 생각해본다면 해당 기사에 대해 이런 조치를 하는 것은 취지상 지지해줘야 일관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김 의원은 특별한 반박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도 국민을 상대로 고소한다"며 고소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지만, 별다른 지적은 없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 '향후 검찰' 관련 질문 사실상 전무

한 후보자는 전형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차기 중앙지검장설이 돌던 때부터 검찰 내외부를 막론하고 우려가 컸습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한 후보자에게 칼을 맡기기는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가차 없는 수사, 재기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수사'를 하는 것으로 검찰에서 뒷말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한동훈 후보자가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적합한지, 검찰 수사와 관련한 질문을 던지고 받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별건수사, 과잉수사 등에 대한 범위와 구체적인 생각에 대한 질문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민형배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조국 수사'가 과잉 수사였냐는 질문만 나왔는데, 한 후보자는 "과잉수사가 아니었고 사과할 사건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본전도 못 찾은 질의였던 셈입니다. "사건 당사자(조국 전 장관)가 음모론을 펴면서 수사팀을 공격하고 여론을 동원해서 수사팀을 공격했다"는 한 후보자의 주장만 남았습니다.

또 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검찰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수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 장관 권한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검찰 인사 원칙'이나 현 정부에서 친정권 검사들로 불리는 이들에 대한 인사 방향, 지난 정부에서 강조해온 형사부 강화 원칙이 바뀌는 것인지 등 질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로 무려 70여년 만에 형사사법시스템을 대전환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법무행정에 대한 논의도 없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낙마 1순위'로 지목했던 한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문회에서 제대로 된 검증 기회를 날린 민주당이, 한 후보자 등 내각에 대한 반대 명분을 다시 한번 되찾을 수 있을까요? 청문회를 본 손혜원 열린민주당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민주당을 향해 "한 후보자에게 또 당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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