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국인' 김범석…쿠팡, 올해도 '총수 없는 대기업' 됐다

입력 2022-04-27 20:43 수정 2022-04-27 22: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국내 1위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이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총수 없는 대기업'이 됐습니다. 쿠팡 대주주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미국 국적인 데다가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해 온 관례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덕분에 김 의장은 대주주로서의 권한은 다 누리면서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는 여러 규제들은 피하게 됐습니다.

김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76곳을 지정하면서 동일인, 다시 말해 총수도 함께 명시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6촌 이내' 총수 일가의 사업 현황과 주식 보유 현황 등을 공정위에 매년 보고해야 합니다.

공정위는 이 자료를 근거로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 내부거래 등을 감시하고 규제합니다.

그런데 국내 1위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은 2년 연속 총수 없는 대기업이 됐습니다.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공정위는 지난달 서울 잠실에 있는 쿠팡 본사를 현장조사까지 했지만, 결국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지 못했습니다.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한 전례가 없단 겁니다.

[김재신/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다는 거는 외국인에 대해서 큰 법적인 책임을 무는 거고요. 내년도에 지정할 거냐 질문을 주시면 내년도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통상 전문가 사이에선 공정위가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의식한 게 아니냔 분석도 나옵니다.

명목상 미국인 투자자인 김 의장이 국내에서 총수 규제를 받으면, 서로의 국민에게 가장 유리한 대우를 해주기로 한 한·미 FTA 조항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논란을 올해도 해법을 내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룬 공정위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다른 대기업과의 형평성 문제, 이런 것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잘못된 조치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

5년 전 공정위는 '총수 없는 대기업'으로 지정해달란 네이버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해진 창업자를 총수로 정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