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신구 갈등 중심에 선 한동훈…민주당과 강대강 대치

입력 2022-04-27 18:4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구권력 갈등의 중심에 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판에 한 후보자가 직접 반발을 했죠. 민주당은 이런 한 후보자를 향해서 십자포화를 쏟아내며 강 대 강 대치로 맞서고 있습니다.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번 대선 이후 사라진 유구한 전통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허니문'입니다. 신구권력 교체기에는 정치권도 최대한 공방을 자제는 분위기인데요. 다소 의도적으로라도 핑크빛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곤 하죠. 하지만 이번엔 그런 낌새를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허니문'은커녕 '이별여행' 수준인데요. 이미 신구권력 간 격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렇게 사라진 허니문의 중심에 한 인물이 있습니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허니문(Honeymoon)', 뜻은 '달콤한 문(Moon)'이건만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한 후보자에 대해선 '앵그리문(Angry Moon)' 모드를 취하고 있습니다.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다음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검사장이 이른바 이 표현은 좋아하시지 않으시지만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쓰지 않았습니다마는 검수완박은 필히 막겠다라고도 얘기를 했습니다. 답변하시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아니요, 저는 그런 표현 자체도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저지하겠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쓰는 것은 저는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봅니다.]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국민의 피해를 막겠다라는 그런 명분으로 그렇게 얘기를 한 것으로 저는 보도에서 봤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그냥 편하게 국민을 들먹이면 안 되죠. 대한민국의 정의를 어떤 특정한 사람들이 독점할 수는 없는 것이죠.]

문 대통령이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한 후보자에 대해 밝힌 생각입니다. 상당히 강한 어조로 한 후보자를 비판했는데요. 곤란한 질문에 노코멘트로 응수한 것과는 대조적이었죠.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글쎄요. 그에 대해서 제가 아까 그 저 뭡니까. 평가나 해석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지 않습니까.]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다만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정도로…]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아니 그냥 뭐 제가 대답했으니까 대답대로 그냥 해주십시오.]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알겠습니다. 아니 제가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시청자 여러분들이 그냥 대답대로 하면…]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시청자들이 알아서 잘 들으실 것이라고 봅니다.]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예. 조금 화내신 부분은 편집해서 잘라내겠습니다.]

[JTBC '대담 문재인의 5년' (지난 25일) : 아 괜찮습니다.]

[손석희/전 앵커 (지난 25일) : 하하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한 후보자를 '조선제일검'이라고 칭했던 바 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4일) : 한동훈 지명자는 이제 더 이상 국민의 조선제일검이라는 평가를 받던 그런 검사가 아닌 윤석열 정부의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이제 그만 칼을 내려놓고 펜을 잡길 바란다는 뉘앙스의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후보자, 아직은 칼이 더 익숙한 모양입니다. 문 대통령의 비판을 그냥 넘기지 않았는데요. 어제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현장을 책임지게 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몸 사리고 침묵하는 것은 직업 윤리와 양심의 문제"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자신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오히려 더 무책임한 태도란 취지입니다.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범죄 대응 시스템이 붕괴해 국민이 큰 피해를 볼 것이 분명한 '개헌' 수준의 입법"이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어떻게든 검수완박을 막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 겁니다.

[한동훈/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난 15일) :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되는지 국민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방안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이 법이 통과돼서 국민들이 입게 될 직접적인 피해가 너무 즉각적이고 심대합니다.]

한 마디로 '앵그리문 모드'에 '검객 모드'로 맞대응한 셈이죠.

민주당도 칼에는 칼이라고 판단했나 봅니다. 한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칼을 뽑았는데요.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어제) : 채널A 사건 관련 핸드폰 비밀번호 사수가 개인 한동훈이 아닌, 공직자 한동훈의 직업윤리에 맞는 양심적 행위인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단검도 모자라 쌍검술을 택한 듯합니다. 오늘 비대위 회의에서 한 후보자를 향해 양면 공격을 펼쳤는데요. 먼저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한 후보자와 그 가족을 둘러싼 불법 위장전입, 편법증여 의혹을 문제 삼았습니다.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검사로 일하면서 법을 어기고 편법 증여와 위장전입을 하고, 일개 장관 후보자가 전화 한 통으로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110명의 결정을 뒤집어놓고, 직업윤리와 양심을 거론하는 것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칼을 넘겨 받은 윤호중 비대위원장, 이번엔 비꼬아 찌르기를 시전했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국회와 정당의 주인은 국민과 당원이지 검찰도, 정권의 소통령도 아닙니다.]

한 후보자와 함께 검수완박 중재안 합의를 뒤집은 국민의힘까지 싸잡아 공격했는데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여당이 될 공당으로서 장관 후보자 거수기를 자처하는 치욕적 행태를 중단해 주기 바랍니다.]

국민의힘도 한 후보자와 현 정부·여당 간 강 대 강 대치가 마뜩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당 일각에선 한 후보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요. 한 후보자가 민주당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 후보자가 계속 검객 모드를 유지하면 차후 윤석열 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일 텐데요.

제삼자도 비슷한 시각인가 봅니다. 노무현에게 유시민이 있었다면 윤석열에게는 한동훈이 있다는 평이 나왔는데요.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한동훈 후보자는) 유시민 전 장관이 약간 떠오르는 게 있어요. 그래서 그 유사성, 노무현 대통령 때에 이런 이제 복심이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여권 내에서도 '아 이거 좀 아닌데' 하면서 복지부 장관으로 팍 임명을 했었단 말이에요.]

다만 한 후보자가 유시민 작가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제 한동훈 후보자는 과거 검사였던 때 하고는 조금 다르지만 다시 이제 힘을 쥐게 되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러면 제 생각에는 톤 앤 매너가 조금 달라질 필요는 있을 것이다라는 느낌이 있어요.]

이준석 대표의 조언대로 한 후보자가 그만 칼을 내려놔야 한다는 충고인데요. 과거 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됐던 때의 유 작가에 비하면 한 후보자의 톤이 지나치게 세다는 겁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데 유시민 장관이 복지부 장관 청문회 때는 완전히 180도 바뀌어 가지고 고개 팍팍 숙이고 그래가지고 그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사람이 변했나, 그때 물론 뒤에는 또 돌아갔지만 조금 그럴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유 작가가 복지부 장관 후보자이던 시절, 기존의 날카로운 이미지는 오간데 없었는데요. 인사청문회 내내 '공손공손 열매'라도 먹은 듯한 겸손함을 유지했었죠.

반면 문 대통령이 괜한 발언으로 한 후보자의 몸값만 높여줬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사실 그 현직 대통령이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둘이 부딪치는 장면이 별로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고요. 괜히 대통령까지 나서서 내정자의 몸값만 올려준 셈이 되어버렸거든요.]

문 대통령이 한 후보자의 검객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데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양측의 갈등이 더욱 커질 경우 자칫 민주당이 한 후보자를 더 키워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앞으로 이제 170명 민주당 의원들은 집중포화를 퍼부을 텐데 그걸 단신으로 아마 방어를 하게 될 겁니다. 또 이분이 또 여러 가지 패션이라든지 지금 약간 댄디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팬덤이 형성될 분위기까지 있어가지고 이게 또 제2의 윤석열 만드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오늘은 신구 권력 갈등의 중심에 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소식을 정리해봤습니다. 지금으로선 한 후보자가 쉽사리 칼을 거둘 것 같지는 않은데요. 청문회까지 대결 국면을 이어 나갈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영화 '검객' : 무인이란 게 고작 이런 거요? 물러서거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