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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20년 전 산불 지나간 자리…잿빛 지우는 '녹색'

입력 2022-04-22 20:44 수정 2022-04-2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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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울진 등 전국 곳곳에서 난 대형 산불이 꺼진 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피해가 컸던 만큼 복원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요. 오늘(22일) 밀착카메라는 산불이 지나간 산의 미래는 어떨지 엿볼 수 있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산등성이가 시뻘겋게 불타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2000년 4월에 일어난 동해안 산불입니다.

22년이 지난 지금 잿더미였던 산은 어떻게 변했을까.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산을 반으로 가른 듯 양쪽이 다릅니다.

한쪽엔 침엽수인 소나무를 심어 인공적으로 숲을 만들었습니다.

반대쪽엔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자연적으로 숲이 생기게 두었습니다.

강원 고성군 죽왕면의 산에 올라왔습니다.

제 옆으로는 소나무가 제 키보다 높이 자라 있고요.

아래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그런데 길 건너편으로 와보면요. 이쪽은 아예 다른 모습입니다.

참나무류 나무들이 자라 있습니다.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기 위한 일종의 실험인 겁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소나무림보다는 이쪽이 산불에 강합니다. 저희가 수피(나무껍질)라고 표현하는데, 그게 더 두껍기 때문에 불이 와서 불을 맞더라도 견딜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고.]

복원 작업이 시작된 지 20년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겉보기엔 숲이 이전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아 보입니다.

군데군데 예쁜 꽃도 피어 있고, 새롭게 자라는 풀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옛 모습을 되찾은 건 아닙니다.

자연복원 구역 여기저기엔 흙만 있는 부분이 보입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이건 토양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거거든요. 좀 말라 있죠, 흙들이. 이렇게 돼야 하거든요. (색깔이 달라요.)]

인공복원 구역 나무도 천천히 자라고 있습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다른 지역 같았으면 10m 자라야 하는데 여기는 한 8m 정도 자랐다. 온전한 속도는 아닌 거죠.]

20년 전 타버린 나무 잔해들은 산불이 지나간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한 10~15년 정도 지나면 산림이 어느 정도 층위를 구성하면서 안정화될 것이고. 30~40년을 보고 있어요.]

이곳도 4년 전 산불 피해를 입고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주변에 새로운 나무가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이쪽엔 이렇게 2년 전에 심은 굴참나무가 있습니다.

옆에는 나무가 있는 위치라는 걸 알려주는 표지봉이 있고요.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게 번호가 써 있는 표식이 있습니다.

각 나무를 구별하게 해주는 겁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1번은 키가 얼마고 가슴둘레가 얼마고 그런 것처럼 하나하나 어떻게 자라는지 다 체크를 하기 때문에…]

불길이 태워버린 척박한 땅엔 활엽수를 심고 있습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불에 강한 수종을 심어서 활착을 시켜 보는…]

하지만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산불은 어떻게든 되살려 보려는 이런 노력들을 무색하게 합니다.

이곳은 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한 산입니다.

얼마 전 불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불에 타버린 나무도 흩어져 있습니다.

이 나무는 아래 부분이 불에 탔는데, 솔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3년 전 산불이 지나간 구역에 나무를 심어왔는데, 같은 곳에 올해 또 불이 났습니다.

[마을 주민 : 나무 누런 거 있지, 그것도 타고. 몇 년 전에 타고, 이번에 또 타고.]

사람 때문에 파괴된 자연은 제 힘으로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애써 복원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애초에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거라는 당연한 사실일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김대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남궁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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