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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검수완박 중재안' 수용…검, 초유의 지휘부 총사퇴

입력 2022-04-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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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일단은 멈췄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전격 합의했죠.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되 직접 수사권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사실상의 '검수완박'과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죠. 김오수 검찰총장과 고검장 전원이 사직서를 냈습니다. 검찰 초유의 '지도부 총사퇴'로 번졌는데요. 관련 내용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둘다 수용 > 결국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습니다. 당 안팎의 비판에도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던 민주당, 당장 오늘(22일) 본회의를 열 기세였는데요. 박병석 국회의장이 발 벗고 중재에 나선 끝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박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국회의장께서 중재안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수용하기로 그렇게 결정을 했습니다. 우리 뜻이 그대로 다 반영됐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중재안에 부족한 것들은 향후 우리가 보완해 가겠다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의장의 중재안은 사실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가 서너 차례 회동을 통해서 합의한 안입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좀 다듬어야 되기 때문에 그걸 수정해서 다음 주에 본 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입니다.]

두 당 모두 100% 만족할 수 없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박병석 의장은 "어떤 정책도 국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죠.

[박병석/국회의장 : 오늘 반드시 결론을 낼 겁니다. 이렇게 갈가리 찢어진 국민들이, 대선 때 국민들이 나뉘고 상처가 났는데 더 이상 이 상처를 굳히는 국회는 결코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는 것도 경고했습니다.]

박 의장의 중재안엔 크게 8가지 내용이 담겼는데요. 검찰의 직접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직접 수사권은 단계적 폐지, 보완 수사권은 제한적 허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번째 항을 보면, 현재 검찰에게 주어진 6대 범죄 수사권 중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 범죄, 대형 참사를 삭제하자고 했습니다. 이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것은 6대 범죄 중 부패와 경제범죄 2개만 남게 됩니다. 이 조차도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의 대응 역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완전히 폐지하도록 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 타협을 했다. 검찰이 갖고 있는 보완수사권은 그대로 유지가 되고 그건 손을 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직접수사권 중에 6개 범죄 중에 2개 범죄만, 부패 범죄하고 경제 범죄는 검찰이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고…]

3번째 항, 검찰 특수부 6개를 3개로 감축하고, 특수부 검사 수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조직의 규모를 줄이면, 할 수 있는 일의 양도 줄어줄 수밖에 없는데 그 효과를 노린 겁니다.

마지막으로 5번째 항 보죠.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한 뒤, 소위 한국형 FBI로 불리는 중대범죄수사청 구성을 논의한다. 기존에 검찰이 다루던 대형 사건을 전담할 기관을 따로 마련하잔 겁니다. 그리고 나면 그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 폐지합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 한국형 FBI를 6개월 이내에 만드는 법을 처리하고, 준비를 거쳐서 설립하는 1년. 1년 6개월 내에 이 2대 범죄도 이제는 직접수사권이 폐지된다는 것입니다.]

양 당 모두 최선 아닌 차선을, 또 최악 아닌 차악을 택한 셈인데요.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들은 박병석 의장과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국회의장실엔 하루 1000통 넘는 팩스가 쏟아졌다고 하죠. 사랑하는 박병석 의장님. 우리 개딸 냥아들은 검찰공화국에서 살아가야 하나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개딸'과 '냥아'는 이재명 상임고문의 지지자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민주당 홈페이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박병석은 역사의 죄인이다, 박병석을 탄핵하라 같은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번에 통과 못 시키게 되면 의원들 50명, 청와대 20명, 문재인, 이재명 이 후보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일종의 피해망상을 주입을 하는 거거든요. 강성 지지자층들을 세뇌를 하다 보니까 지금 저주에 걸린 겁니다, 자기들 스스로.]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우리가 국민적 공감대를 잃고 조급함을 드러내고 소탐대실하다가 자승자박으로 가는, 정말 민주당 하다 하다 별걸 다 한다…]

검찰은 반대의 이유로 국회 중재안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당장의 '검수완박'은 막은듯 해도 결과적으로 단계적으로 검찰을 말살하고, 정치권 수사를 막으려는 악의적인 법안이라는 건데요. 김오수 검찰총장은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며 또 다시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김오수/검찰총장 : 국민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저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만약에 이러한 입법이 도입된다면 당연히 책임지고 직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오늘 오후에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났습니다. 대검의 공식입장도 발표했죠. "국회의 검수완박 중재안은 사실상 기존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시기만 잠시 유예하는 것에 불과하며, 법안 추진 절차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김 총장뿐 아니라 박성진 대검 차장, 이성윤 서울고검장을 비롯한 전국 고검장들도 일괄 사표를 냈습니다. 검찰 지휘부 초유의 총사퇴입니다.

[남소정/울산지검 검사 (지난 20일) : 검사의 두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어 '범죄는 만연하되, 범죄자는 없는 나라'를 만들고, 결국 범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가중시키는 '범죄 방치법'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 남북 친서 > 퇴임을 보름여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친서를 주고 받았습니다. 임기 중 마지막 인사이자 작별편지라고 볼 수 있겠죠.

[박경미/청와대 대변인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고 있는 데 대해 공감하고 남북의 동포들에게도 모두 따뜻한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틀 전인 20일, 문 대통령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하루만인 어제 김 위원장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고, 김 위원장은 지금처럼 변함없이 노력한다면 남북관계가 얼마든지 발전될 수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박경미/청와대 대변인 : 문 대통령은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으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정상의 인연은 깊습니다. 5년의 임기 동안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등 역사적인 이벤트를 수차례 연출했죠. 하지만 최근 남북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북한은 '핵 모라토리엄'을 깨고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을 뿐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도 여념이 없습니다. 얼마 전엔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을 철거하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갔죠. 우리 정부 인사를 향한 노골적인 비난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일) : 미친놈이다. 그리고 쓰레기다. 동족끼리 불질을 하지 못해 몸살을 앓는 대결광이다.]

이번 친서 교환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소통의 의미만을 담은 건 아닌 듯 합니다. 인사는 문 대통령에게 했지만, 메시지는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있단 건데요. 이번 친서 교환, 청와대가 아닌 북한이 먼저 공개했습니다. 비밀로 부칠 수 있었던 사실을 공개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반응을 살피려는 포석이 깔려있단 분석입니다.

[권영세/통일부장관 후보자 : 김정은의 친서 중에는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새 정부에서 듣기를 바라는 내용도 제법 있다고 판단이 돼요. 비핵화 진전이 우선이 되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의 신뢰라든지 남북 관계의 진전이라든지 그런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박진/외교부장관 후보자 :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관계의 정상화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아마 우리 국민들께서도 많이 느끼고 계실 겁니다.]

곧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 "남북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란 입장이지만 비핵화가 우선이라는 목표가 명확합니다. 통일, 외교부 장관 두 후보자는 '한반도 비핵화 없이 남북 관계만 정상화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남북관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오는데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민의 한 사람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으로서 어떤 역할이 있다면 하실 수 있지 않겠나"라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 진정한 반성이란 > 일본 기시다 총리가 올해도 A급 전범이 묻힌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102명의 현역 국회의원들과 아베 전 총리는 직접 참배에 나섰습니다. 그런가 하면 2022년 일본 정부의 외교청서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이 또 담겼는데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한일관계의 전제는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진/외교부 장관 후보자 : 한·일 관계에 있어서 진정한 반성, 그리고 또 겸허한 성찰 그런 자세를 보여줘야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국가부도 위기 > 러시아가 104년 만에 국가 부도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 돈인 '루블화'를 받지 않으면서 국제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 위기에 처한 겁니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5월 4일까지 달러로 이자를 내지 못하면 최종 부도 판정을 받게 됩니다.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계속 '왕따'가 되고 있죠. 얼마 전 G20 회의에 이어 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장, 러시아 대표가 발언하면 다른 나라가 집단 퇴장을 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 2년만에 예비군 > 코로나로부터의 일상회복은 식당과 카페, 학교는 물론 군대에도 해당됩니다. 오는 6월 2일부턴 예비군 소집이 재개됩니다. 제가 조 멘토와 박 마커에게 반응을 물었는데, 이미 두사람은 예비군 대상자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자, 다음 주부턴 영화관에서 팝콘, KTX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음식 먹을 때 빼곤 반드시 마스크 써야 하는 거 다들 잘 알고 계시죠. 내 건강은 내가 잘 지킵시다.

금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꼽죠.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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