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지만, 한켠에선 "괜찮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오늘(21일) 출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장애인들의 시위 현장 얘기입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아침 7시 반 3호선 경복궁역.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지하철 안을 두 팔로 기어갑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검토하겠다는 답이 아니라 법에 명시된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이 답을…]
한 남성이 거칠게 항의합니다.
[야 XX XX것들아. 다 먹고살기 힘들고 급한 사람들이라고 다. 너네만 힘들어?]
지켜보다 울먹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출근길 늦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한참을 기어 다음 문에 도착하니,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에 팔 두쪽이 다 들어갈 정도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왜 장애인이 이곳에 (휠체어) 바퀴가 빠져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요.]
힘줄 수 있는 한쪽 팔을 동료 발목에 걸고 조금씩 나아가는 이규식 씨.
이씨는 두 번이나 지하철 리프트 추락 사고를 당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 : 3차 해산명령에도 불응하고 해산하지 않으면 경찰관이 직접 해산하겠습니다.]
시위는 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 양방향 열차에서 진행됐습니다.
한번은 몸으로, 다음번은 휠체어로 탑승하며 시위가 길어졌습니다.
더 거친 말이 쏟아집니다.
[정도껏 해야지 너무하잖아. 정도껏 해, XXX야. (야 이 XXX야. 너희는 사람 대접 못 받아.)]
열차에 못 타게 막는 경찰과 부딪혔고, 시민들 사이 충돌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이용 시민들 : 내려서 택시 타고 가면 되잖아. 이 사람들 오죽하면 저러겠어. (몇 달을 참았잖아, 몇 달을.) 너는 장애인 안 될 거 같아?]
시위 끝에 인수위 앞에 모인 장애인들은 뒷짐 진 정치권을 비판했습니다.
[최용기/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 : 민주당에선 몇몇 의원들이 휠체어를 타고 장애 체험을 했습니다. 도대체 뭘 하자는 것입니까? (장애인 권리) 4대 법안에 대해선 침묵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 운영비를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킨 보조금법 시행령을 고쳐 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인수위 측은 해당 사안이 기획재정부 소관이라며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대 측은 다음 달 2일 청문회에 나서는 추경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약속한다면 시위를 멈추겠단 입장입니다.
(화면출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