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중국은,왜] "이젠 한 자녀에 익숙" …'인구절벽' 中, 속만 탄다

입력 2022-04-21 09:56 수정 2022-04-21 09:59

개혁ㆍ개방 후 30년간 한자녀 정책
신생아 줄고 고령화…성장률 부메랑

지난해 세자녀까지 허용했으나 실기
양육ㆍ교육 비용 부담 커 한자녀 고수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개혁ㆍ개방 후 30년간 한자녀 정책
신생아 줄고 고령화…성장률 부메랑

지난해 세자녀까지 허용했으나 실기
양육ㆍ교육 비용 부담 커 한자녀 고수

17일 베이징의 한 거주 지역에서 "방역을 위해 모이지 마시오" 라고 쓰인 통보문 아래로 마스크를 한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17일 베이징의 한 거주 지역에서 "방역을 위해 모이지 마시오" 라고 쓰인 통보문 아래로 마스크를 한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1년 전 중국이 산아제한을 풀어 한 가정에서 세 자녀까지 출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셋 낳게 허용하면 뭐하나, 둘도 안 낳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도의 문제점을 포착해 대응을 한 셈인데 늦어도 한참 늦었던거죠. 1년이 흐른 지금, 정책 전환의 효과는 어땠을까요.

추세를 돌이키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함께 보실까요.

 
중국의 역대 신생아 추이. 대기근이 덮친 1961년 이래 지난해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FT 캡처〉중국의 역대 신생아 추이. 대기근이 덮친 1961년 이래 지난해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는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FT 캡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생아 숫자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062만명으로 마오쩌둥의 광기 어린 경제 참사의 후폭풍이 불었던 196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961년 마오의 대약진운동 실패에 따른 대기근으로 대량의 아사자가 발생해 사상 처음 인구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8일 상하이의 코로나 임시 병원 실내 전경. 〈사진=신화통신, 연합뉴스〉8일 상하이의 코로나 임시 병원 실내 전경. 〈사진=신화통신, 연합뉴스〉

올해는 더 비관적입니다. 사망자 수가 신생아 수를 앞지르는 인구 역성장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정빙원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17일 칭화대 금융대학원 학술 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올해 처음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지르는 인구 역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유엔 예측보다 10년이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인구가 줄어들면 생산과 노년층 부양 비용 증가라는 경제사회적 도전에 직면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노년층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신생아를 비롯해 유소년 인구가 밑에서 받쳐줘야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됩니다. 즉 인구가 줄어들면 생산가능인구는 시나브로 줄어들고 노년층은 불어납니다.

덜 벌어서 더 많이 부양해야 하는 사회적 부담이 시간이 갈수록 가중됩니다.

 
중국의 인구 구조. 2000년 생산가능인구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FT 캡처〉중국의 인구 구조. 2000년 생산가능인구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FT 캡처〉
정빙원 주임은 그 문제도 지적합니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2035년 초고령사회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노년부양비(比)는 지난해 17%에서 2030년 25%, 2050년 43%까지 높아져 선진국 수준을 추월할 것이다.”

노년부양비는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라고 합니다. 중국은 이제 곧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초고령사회는 생산과 소비 양면에서 수축사회를 일컫습니다(※현재 수준의 경제활력과 성과는 회복 불가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태가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중국 당국도 양육 보조비를 주고 불도저식으로 사교육 시장을 뭉개버리면서 교육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한번 기울어진 추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느낌입니다.
 
〈사진=바이둑백과 캡처〉〈사진=바이둑백과 캡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임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인식이 이미 자녀 1명으로 고착돼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의 중국 인구 통계 전문가 왕펑은 “지난 몇년 사이 힘이 붙고 있는 느린 폭풍”이라고 말했다죠.거의 모든 가정이 한 자녀 가족 구성에 적응했다는 게 한 자녀 정책이 남긴 '역사적 발자취'라는 거죠.

대부분의 중국 가정은 형제자매가 없는 부모가 양가의 조부모와 한 명의 자녀를 부양하는 '4-2-1' 구조입니다. 이런 부양 구조 속에서 추가로 두 번째 자녀의 출산 여부는 가정 경제에 일대 회오리를 일으킬 수 있는 중대 변수라는 겁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사회가 인구절벽에 접근하고 있다는 이런 뉴스는 우리에겐 적잖은 시사점이 있습니다. 우리도 인구절벽 시대에 대한 각성과 대비를 해야 하겠지만 중국과 밀착된 교역구조에 있는 우리 경제에 퍼펙트스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가 줄어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축소되면 중국 같이 사회발전단계가 지역별로 계층별로 격차가 큰 나라에선 성장률 감소로 귀결됩니다. 주력 경제 구조를 생산 효율이 높은 자본ㆍ기술ㆍ서비스집약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중국은 성장률이 떨어지면 온갖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인구 증가 시기에 잠복해 있던 빚덩어리가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수축사회에선 경기가 활력을 잃고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금융권 부실과 함께 가계ㆍ기업ㆍ정부 부문 등은 빚 상환 독촉에 빠지게 됩니다.

중국의 아파트 값이 얼마나 폭등했는지 아실 겁니다. 베이징 뿐 아니라 지방의 소도시들마저 평균 직장인이 한 푼도 안 쓰고 30년 이상 봉급을 모아야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지방 정부도 산하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빚을 풀었는데 자산 거품이 꺼지면 이 천문학적인 빚을 회수하지 못해 재정 타격이 심대할 겁니다.

 
〈사진=AP, 연합뉴스〉〈사진=AP,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무역흑자는 29조원(관세청 발표 기준)에 달합니다. 교역 비중은 24%로 수출ㆍ수입 1위 상대입니다. 이런 나라의 경제가 비틀거리면 강건너 불 구경 상황이 아닙니다. 통상교역 국가인 우리에게 불똥이 바로 튀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신속하게 전환해야 하는데, 현실은 시간이 걸리는 상황입니다. 중국 경제의 희비를 침작하게 직시해야 하는 실존적 동기입니다.

동맹국인 미국은 우회 수출 물량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우리의 1위 수출국입니다. 미국은 첨단산업의 독점 지위를 수성하기 위해 세계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언제 가속 페달을 밟을 지 모릅니다. 중국은 전통 산업에서 세계 제조업 가치사슬의 중심축 지위에 있습니다. 중국도 생존을 위해 산업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덩치가 있어 관성 때문에 정책 의지대로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인구구조가 노령층 증가 추세를 타면 어느 순간 변화가 가속력을 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양쪽의 변화 속도를 보면서 우리도 전환 속도를 맞춰야 합니다. 미국의 정책 집행 속도와 의지, 역량 못지 않게 맞대응 하는 중국의 역량도 체크해야 합니다. 중국의 인구 구조 변동을 이웃나라 집안 일처럼 넘어갈 수 없는 이유입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