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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의 힘? '반홍' 연대 급부상…김진태 '구사일생'

입력 2022-04-18 18:28 수정 2022-04-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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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이른바 '윤심'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구에선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 사이에 단일화 논의가 시작됐는데요. 이른바 '반홍연대'의 뒤에 '윤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옵니다. 강원도에선 김진태 전 의원이 컷오프됐었죠. 김 전 의원이 과거 관련 발언을 사과하며, 일단 구제의 길이 열렸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입니다. 현재 판세 홍준표 의원이 단연 선두죠? 그 뒤를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가 뒤쫓는 형국인데요. 이변이 없는 한, 홍 의원의 독주를 막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때문에 이른바 '반홍연대 단일화'가 이뤄지느냐? 지역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였는데요. 김 전 최고위원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죠?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5일) : (김재원과 유영하의 단일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전망들이 있더라고요. 가능성 있는 얘기입니까?) 지금 뭐 공통 목적이 있는지에도 의문이고요. 더 나아가서 그 대구시장에 출마한 경위나 또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은근히 홍-유 연대설을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유 변호사가 홍 의원의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 뉘앙스를 풍긴 겁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5일) : 이런저런 소문이 뭐 있는 것이죠. 그게 이제 유영하 변호사님이 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와 가장 멀리 떨어진 수성을구, 즉 홍준표 의원님의 지역구에 거처를 두고 있는 것을 갖고 이제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그런데, 단일화에 선을 그은 지 단 하루만에 입장을 싹 바꿨습니다. 유 변호사에게 먼저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는데요. 없다고 단언했던 단일화의 공통 목적, 합당한 설명을 내놔야겠죠? "대구시민들이 시장 선거를 걱정하는 황망하고 절박한 시기"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이 말한 대구 시민들의 걱정 아마 이런 여론을 이야기한 듯싶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5일) : 대선 선거운동에 우리 당 윤석열 후보를 돕지 않았다는 인식이 대구 시민들에게는 강하거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홍준표 후보께서 윤석열 표 한 백만 표를 날려버렸다, 뭐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있을 정도니까…]

'반홍연대' 구축 혹시 윤심이 작동을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장성철/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KBS '정관용의 시사본부' / 어제) : 대구시장 같은 경우에는 김재원 의원이 유영하 의원한테 단일화 또 제안을 했잖아요. 홍준표 후보를 꺾기 위한 하나의 방법 아니겠습니까? 그니까 이게 과연 옳은 일이냐라는 좀 생각이 들어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서 직접 국민의힘 경선에 개입하거나 아니면 후보들을 직접 이렇게 정리하거나 그랬다고 정말 믿고 싶지는 않은데, 이렇게 진행되는 일들을 보면 적어도 윤핵관들의 의지와 신념과 고집과 판단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냐.]

여기에 김 전 최고위원과 유 변호사는 '친박계'라는 공통고리가 있죠. '화이부동'이다! 대의를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겁니다. 유 변호사도 단일화 요청에 즉각 화답을 했는데요. 두 사람이 직접 만나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선 말그대로 '동상이몽'이었습니다. 앞서, 유 변호사는 자연스런 단일화를 주장했었죠? 

[유영하/변호사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지난 7일) : 꼭 단일화 명칭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은 만약에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될 수도 있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이 자연스럽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하라는 겁니다. '박심'은 물론, '윤심'도 등에 업었다! 지난 대구사저 회동 이후 자신감이 붙은 듯도 싶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상태인데요. 유 변호사의 일방적인 양보 요구에 상식적이지 못하다,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유 변호사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추가 협상 여지는 열어뒀습니다.

홍준표 의원은 두 사람의 단일화 논의에 "내 소관이 아니"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는데요. "단일화를 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다고 본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대신, 불편한 심기는 있는 그대로 드러냈는데요. '경선룰' 문제로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앙금이 좀 쌓였었죠. 야비하다! 독하게 쏘아붙였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제공 : 쿠팡플레이) :심판이 룰을 만드는데 관여를 하고 다시 선수로 뛴다면 그 경기를 승복할 선수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꼴이죠. 정치를 그렇게 야비하게 해서는 안돼요. 정치는 야비하게 하는거 아니에요. (네. 김재원 의원님께 영상편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언급하기도 싫어요. 그건 진짜 언급하기도 싫어요. (이렇게 단호한 표정은 처음 봤어요.)]

유영하 변호사를 향해선 우회적인 화법을 사용했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제공 : 쿠팡플레이) : (대구시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대구'로 이행시 부탁드리겠습니다. 대) 대구는 (구) 정말 과… 구?? (네 구요!) 구시대의 유물이 아니라 이제 새로운 시대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 (혹시 준비하셨었나요?) 미리 알려줘야 준비를 하죠.]

구시대의 유물, 아마도 이 분을 겨냥한 듯싶죠? 대구 경선 결과, 결국 제일 중요한 건 대구 민심입니다. 요즘 홍 의원은 민심 잡기에 '동분서주' 중인데요. 90도 '폴더 인사'와 '온화한 미소'를 기본으로 장착했습니다.

홍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다는 입장이죠 그래서일까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다졌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TV홍카콜라' / 지난 16일) : 그래서 이번에는 당원 투표에만 지금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론이나 시민 여론이나 하나마나 내가 1등일 거고, 당원 투표만 요즘 주력을 하고 있는데 여러분 오신 분들이 전부 돌아가시거든 책임당원들한테 전화 좀 해주십시오.]

홍 의원 과연 윤심과 박심을 뚫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홍 의원과 동병상련 처지죠. 경기지사에 도전한 유승민 전 의원 '반유연대'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는데요. 그 중심엔 '철의 여인', 혹자는 '윤의 여인'이라고 부르는 김은혜 의원이 있습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윤심을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심을 잡기 위해서 이번 선거에 임했습니다. 제가 누군가에 의해서 등이 떠밀려지거나 누군가가 밀어붙여서 나올 만큼 분별력이 없거나 무리수를 두지는 않고요.]

김 의원은 '윤심'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민주당에서도 인정한 사항이죠.

[조정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14일) : 인수위 대변인을 했던 김은혜 의원을 차출하면서 결국 이제 그건 윤심이 반영된 것이죠. 경기도 전체 59개 지역위원회 중에서 50개 이상이 지금 김은혜 전 의원 쪽으로 가고 있다는 거 (아니에요?)]

대다수 당협위원장들 뿐 아니라, 전직 경기지사들도 김 의원 편에 섰습니다.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의 아이콘'이란 딱지를 붙였었죠.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도 경기지사 경선 포기를 선언하며, 김 의원을 공개 지지했습니다. 이게 과연, 김 의원 개인의 힘만으로 가능했을까요? 여기에 김 의원이 이길 수 있는 후보냐? 이건 또다른 문제입니다.

[장성철/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 (KBS '정관용의 시사본부' / 어제) : (여론조사에서) 중도 쪽에서 유승민 후보가 김은혜 의원과 비교가 안되게 가져올 수가 있거든요. 중도층에서 지지를 많이 받는 후보가 본선에 가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은혜 의원을 저렇게 내보내서 대다수의 많은 당협위원장들이 김은혜 의원을 돕고 있단 말이에요. 그럼 이거는 자발적이라고 볼 수는 없죠. 그렇다면 이거는 어떤 세력의 힘이 작용된 것으로 보여지는데 과연 이게 맞냐.]

실제로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의 세부 경쟁력! 여론조사 결과를 따져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유 전 의원은 무당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 의원이 단연 앞섰는데요. 이번 경기지사 선거의 성격, 이른바 '스윙 보터'로 꼽히는 무당층과 여성, 2030세대는 윤석열 정부 견제에 무게를 뒀습니다. 경기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선 당심보다는 중도층에 강한 유 전 의원이 더 적합하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 측 생각, 정말 이런 걸까요?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3일) : 홍준표, 유승민이라고 하는 당선자의 라이벌을 낙마시키겠다는 의도라고 하죠 정치적 의도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렇게 라이벌 제거를 대놓고 하는 건 또 처음 봅니다.]

윤심 논란은 강원도에서도 벌어졌죠. 국민의힘 공관위가 여론조사 1위 후보인 김진태 전 의원을 '컷오프'시킨 건데요. 과거 5·18 관련 발언 등을 문제삼은 겁니다. 동시에 강원지사 후보로 윤석열 당선인의 측근으로 통하는 황상무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습니다.

[황상무/전 KBS 앵커 (CBS '한판승부' / 지난 15일) : 강원도에 내려올 때 제가 이제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만 딱 두 마디 말씀을 하셨어요. 그동안 수고했다. 이왕 마음먹은 거니까 내려가서 열심히 하십시오. 두 마디 듣고 왔고. 당 공관위에서 이것이 결정된 것이지, 당선인께서 무슨 이렇게 이래라저래라 하셨다고는 저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김 전 의원 측은 즉각 반발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는데요. 자신이 문제가 있는 인사라면, 왜 지난 총선 때 공천을 주고, 또 지난 대선 땐 대선후보 검증단장까지 시켰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관위 측에선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설명을 내놨는데요.

[천하람/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 (MBC '정치인싸' / 지난 16일) : 사실은 이제 지난번 총선 때도 김진태 의원이 공천을 받았었죠. 근데 이제 판단하는 주체가 좀 바뀌다 보니까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총선과 다르게 17개 시·도 선거에서 또 김진태 전 의원이 한 분의 후보로서 나오는 거 자체가 조금 저희 당에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현근택/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MBC '정치인싸' / 지난 16일) : 김진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총선 때도 나왔는데 대선에도 어떤 공 맡았고 이제 와서 아니다? 사람만 바뀐 거잖아요.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되고. 사람이 뭐가 바뀌었어요? 윤석열. 그거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면.]

윤 당선인과 김 전 의원의 과거 인연도 새삼 눈길을 끕니다. 썩 좋은 만남은 아니었죠?

[김진태/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9년 7월 8일) : 양정철, 뭐 민주연구원장? 후보자한테 그러던가요? 총장 시켜 준다고 그러던가요? (저희 그… 저한테…) 웃지 말고, 뭐라고 얘기하던가요? (무슨 뭐 특별한… 일행들도 많고 그런 얘기할 지금 입장도 아니고, 그분이 무슨 검찰 뭐…) 아, 그래서. (그거는 저… 너무 근거 없는 그런 얘기입니다.) 대통령의 복심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냐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묻는데 피식피식 웃으면서… 아무 얘기한 게 없으면 뭐 하러 만났어요?]

윤심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최고위는 황 전 앵커의 강원지사 공천을 보류했죠. 국민의힘 공관위도 김 전 의원의 사과를 조건으로 공천 여부를 다시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김행/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 : 김진태 후보가 5·18과 불교 관련 문제 발언에 대해서 진솔한 대국민 사과를 한다면 다시 (공천을) 논의해 볼 수도 있겠다 하는 일부 공관위원들의 말씀이 있었고요. 저희가 이것을(사과를) 좀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진태/전 국민의힘 의원 : 북한군 개입설 관련 5·18 공청회를 제가 공동 주최한 것은 맞습니다. 저도 행사 주최자의 일원으로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앞으로 다시는 5·18민주화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이 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김 전 의원, 진작에 좀 사과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 조금 더 진정성이 느껴졌겠죠? 공관위는 강원지사 공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는데요. 김 전 의원, 말 그대로 '구사일생'! 구제를 받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윤심'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생겼죠. 경선 과정에 플러스가 되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이른바 '윤심'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천 잡음! 문득 이 말이 떠오르네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찍히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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