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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입력 2022-04-12 18:14 수정 2022-04-12 18:16

광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 리뷰
코로나19 여파로 크랭크업 후 약 2년만에 개봉
천우희·신하균·이혜영 환상의 연기파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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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앵커' 리뷰
코로나19 여파로 크랭크업 후 약 2년만에 개봉
천우희·신하균·이혜영 환상의 연기파 앙상블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출연: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
감독: 정지연
장르: 스릴러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한줄평: 열연 맛집
팝콘지수: ●●●○○
개봉: 4월 20일
줄거리: 방송국 간판 앵커에게 누군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며 직접 취재해 달라는 제보 전화가 걸려온 후, 그녀에게 벌어지는 기묘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믿보배'의 열연 앙상블이 관객들을 이끈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앵커(정지연 감독)'는 방송국 메인 앵커인 세라의 서사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라는 직장에서 인정받는 인재이자 남부러울 거 없는 남편까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세라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하는 환경 속에서 느끼는 부담감 외에도 어머니(이혜영)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고군분투한다. 설상가상, 장모님과의 갈등이 심한 남편과도 불화가 쌓여간다. 그러던 중 걸려온 의문의 제보 전화. 한 여성은 '그 사람'이 자신의 딸을 살해하고 자신마저 죽일 것이라고 공포에 떤다. 그러면서 꼭 세라가 취재를 오길 바란다고 말하며 통화가 끊긴다. 세라는 이 전화로 인해 생방송 뉴스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어머니는 "이게 네가 진짜 앵커가 될 기회"라고 부추긴다.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현장으로 간 세라는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보도한다. 이후 취재까지 가능한 현장형 앵커로 떠오르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하지만 얻은 것만큼 잃은 것도 많다. 자꾸만 시체의 잔상이 떠오르고 세라의 생활까지 침투한다. 그 과정에서 만난 고인의 정신의학과 주치의 인호(신하균)는 세라를 도와주는 건지, 혼란만 야기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행동들을 이어간다. 점점 불안정해져가는 세라는 결국 생방송 뉴스에서 연이어 실수를 하고, 후배에게 앵커 자리를 뺏긴다. 그러면서도 세라는 계속해서 '지천동 모녀 살인사건'에 잠식돼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한다.

세라에게 더 이상 어머니도 남편도 걸림돌로만 느껴진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 앞에 더 큰 비극들이 수놓아져 있다. 세라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인호를 향한 의심도 커져간다. '앵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반전들을 선사하며 '지천동 모녀 살인사건' 진범과 세라에게 벌어진 일에 대한 미스터리도 파헤친다.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한 모습이다. 111분의 러닝타임 중 중반부까지는 미스터리함과 스릴러가 잘 버무려졌다. 사건과 공간이 주는 스산함과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미술과 음악도 시너지를 낸다. 하지만 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중심축은 세라와 그의 어머니, 즉 모녀 서사에 집중한다. 이 부분이 '앵커'의 비밀을 푸는 열쇠기도 하지만, 모녀의 감정선에 치우치다 보니 미스터리 스릴러보다는 드라마에 가깝고, 뒤로 갈수록 세세한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다보니 전개가 늘어지는 경향도 있다.

'앵커'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담는다. 그 중에서도 모성애를 키워드로 잡았다. 기존 작품에서도 모성애 코드는 자주 만날 수 있었지만 미스터리 스릴러와의 접목은 신선하면서도 낯설기도 하다. 초반의 몰입감에 비하면 뒤로 갈수록 늘어지는 뒷심 부족도 아쉽다. '앵커'라는 제목이 전체를 아우르기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에는 모성애를 필두로 다양한 철학적 메시지들도 담기는데 2시간여의 시간 동안 많은 메시지를 한꺼번에 담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선 연출자의 의도를 모두 읽어내기엔 다소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배우들이 열연으로 가득 채웠다. 연기력 하면 빠지지 않는 천우희, 신하균, 이혜영이 각자의 몫을 해내는 것은 물론 앙상블을 이룬다. 천우희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앵커이자 시간이 흐를수록 카오스에 빠지는 앵커 역할로 분했다. 초반의 열정적인 모습부터, 점점 광기 어린 모습, 마지막의 모든 진실을 자각하고 깨닫는 모습까지 감정의 스펙트럼이 광활한 인물을 천우희 표 스릴러로 탄생시켰다.

특히 천우희가 극중 어머니 역의 이혜영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는 신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앵커'의 관전 포인트를 내세울 수 있다. 천우희의 연기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이혜영의 열연도 빼 놓을 수 없다. 이혜영은 분량 이상의 존재감을 발산, 외형적인 모습은 화장기 없는 수수함으로 그동안의 화려함은 걷어냈지만 카리스마만은 여전하다. 극중 세라의 어머니 역할은 이해할 수 없는 집착과 욕망으로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불편한 지점이 있기도 하지만 이 역시 이혜영의 열연으로 납득시킨다.

 
[리뷰] 반전 스릴러 '앵커' 열연 맛집이네

마지막으로 최면 전문의가 된 신하균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영화 말미까지도 그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의심하게 하면서 미스터리 스릴러의 재미를 높인다.

이처럼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감정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앵커'가 자신할 수 있는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인물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재미도 달라질 수 있다. 작품을 보고 나눌 대화가 많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전개나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해도 111분이 꽤 빠르게 흘러간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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