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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각의 선구자' 권진규 100주년 기념전|아침& 라이프

입력 2022-04-12 07:57 수정 2022-04-1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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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김하은


[앵커]

화요일 아침& 라이프입니다. 오늘은 미술계의 스토리텔러로 잘 알려진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 전시장 나틀이 떠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우철 도슨트: 네, 안녕하세요. 전시해설가 도슨트 정우철입니다.]

[앵커]

반갑습니다. 이렇게 아침& 시청자분들께 직접 전시를 소개해 준다고 하니까 너무나 반갑고 환영하는 마음인데요. 첫 시간 어떤 전시 골라오셨나요?

[정우철 도슨트: 제가 이번에 소개해 드릴 전시는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전입니다. 권진규라는 작가는 이중섭 그리고 박수근을 포함해서 한국의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인물인데요.그리고 한국의 조각에서 현대화를 개척한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어요. 일제시대였던 1922년에 태어나서 1973년 51세에 좀 안타깝게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작가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만 살짝 갖다 놓은 게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을 포함해서 그리고 이건희 컬렉션 그리고 유가족의 기증된 작품들, 거기다가 최근에 또 굉장히 핫한 BTS의 RM분이 소장했던 작품까지 약 24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굉장히 드문 전시예요.]

[앵커]

그러니까 한 작가가 평생에 걸쳐서 했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거죠?

[정우철 도슨트: 그렇죠.]

[앵커]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은데 사실 이중섭이나 박수근은 상대적으로 좀 더 익숙한데 이 권진규는 잘 모르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정우철 도슨트: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어쨌든 전시해설가지만 제 주변에도 생소하다는 분들이 꽤 많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기억은 못 하지만 사실 교과서에도 등장했던 작가예요.]

[앵커]

그런가요?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그래서 어릴 때 집이 굉장히 부유했는데 몸이 좀 안 좋았다고 해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어떤 손재주가 굉장히 좋았고 흙을 만지거나 하는 그런 재능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미술활동을 시작했던 건 광복 이후에 일본을 넘어가서 공부를 시작했고요. 안타깝게도 생전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그 당시 시기상 많은 예술가들이 또 생활고를 겪었거든요. 그런데 그중에서도 회화보다 이분이 조각가란 말이에요. 조각가들이 더 힘들었어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우울증도 있었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좀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죠.]

[앵커]

그런 사연이 또 있었군요.

[정우철 도슨트: 그래서 지금에라도 우리가 좀 알아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럼 구체적으로 작품 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우철 도슨트: 일단 권진규라는 작가는 본인을 만든, 본인을 만든 걸 자소상이라고 하는데 자소상을 포함해서 굉장히 많은 인물들을 만든 걸로 유명해요.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그 인물들을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이분이 하려 했던 건 그 내면을, 본질을 표현하려는 거였기 때문에 미술계에서는 이미 좀 일찍 인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이 자소상을 보고 있으면 내면을 표현했기 때문에 꽉 다문 입술이나 저 무거운 표정에서 작가의 고뇌를 느낄 수가 있죠. 그리고 지금 나오는 게 이제 여인상인데 여러분이 주목해야 될 작품은 교과서에 실렸던 지원의 얼굴이라는 작품과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이자. 지금 나오죠.첫사랑이자 아내였던 일본인 도모의 조각상을 좀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지금 나오고 있는 작품들인 거죠.

[정우철 도슨트: 네, 맞아요.]

[앵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감동을 받은 작품이 있다고요?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제가 한 작품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좀 머물렀는데 춤추는 뱃사람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저는 궁금했던 게 대체 왜 춤을 추고 있을까, 뱃사람이. 궁금했었는데. 왜냐하면 아까 초반에 얘기했지만 생활고를 겪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도 춤을 춘다? 이게 좀 이상했거든요. 이 작가 성격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예술성을 믿었고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저 뱃사공은 어쩌면 본인일 수 있고 저 뱃사공 주변이 어두워요. 저거는 힘들었던 본인의 배경일 수 있고. 잘 보면 뱃사공인데 노가 없어요. 저거는 자신에게 어떤 특별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거. 그리고 또 하나 제일 중요한 건 춤이라는 건 예술이잖아요. 그래서 본인의 예술성을 저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좀 무거운 작품일 수도 있죠.]

[앵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뭔가 자기 작가 스스로의 내면의 본질 같은 걸 또 많이 투영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정우철 도슨트: 맞아요.]

[앵커]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작품일까요?

[정우철 도슨트: 다음은 되게 독특한 작품인데 십자가에 매달린 그리스도라는 작품이에요.처음에 저도 이 전시를 직접 갔다 왔는데 시선을 확 사로잡거든요. 아마 이 전시에 가시는 분들도 딱 멈칫할 거예요. 처음에 이 화면을 보면 가시관 대신에 좀 독특한 프로펠러 같은 걸 머리에 달고 있어요.]

[앵커]

그렇네요.

[정우철 도슨트: 그리고 팔이 굉장히 길어요. 그러니까 신체에 비해서 약간 1.2배 팔이 길다고 해요. 지금 저 프로펠러도 나오고 있죠. 팔을 보면 굉장히 긴데 저게 실제로 보면 팔이 아니라 좀 있으면 비상할 것 같은 어떤 독수리의 날개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딱 봤을 때 아름답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흉하다는 이유로 원래 유래했던 목사님에게 거절당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작가가 끝까지 갖고 있었고 그리고 생애 마지막 순간에도 작가 앞에 있었던 작품입니다.]

[앵커]

그래도 이 작품 또한 작가의 사상이 좀 들어가 있는 작품이네요.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 특별히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분들 계시다고요.

[정우철 도슨트: 물론 많은 분들이 다 보면 좋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했던 건 사회생활하다 보면 또 인생을 살다 보면 머리가 굉장히 복잡하고 시끄러울 때가 있잖아요. 그런 분들이 좀 마음에 안정을 찾고 싶을 때 권진규 작품을 보면 차분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 좀 있을 거예요. 뭔가 가라앉는 느낌,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저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정우철 도슨트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우철 도슨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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